<2016 대한민국 '솔로 리포트'>콜밴 이사·반려견 픽업.. 新서비스업 창조하는 '싱글 슈머'

방승배 기자 2016. 2. 1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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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인가구 이코노미



1인가구 소비 성향 80.5%

전체 가구보다 6.9% 높아

필수재보다 서비스 수요 ↑

“1인 가구가 없으면 우리는 못 살아요.”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1동에서 만난 심부름센터 직원과 렌털 서비스 업체 사장 등 다양한 서비스 업종의 종사자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이었다. 자신들의 직업과 직장은 1인 가구로 형성된 ‘솔로 이코노미’의 파생상품이라는 것이다.

이곳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성렬(42) 씨는 “1인 가구와 관련된 심부름센터, 풀옵션 원룸 등 새로운 사회 현상이 논현1동에서 주변 지역으로 점점 번져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곳은 대한민국 1인 가구의 과거, 현재, 미래의 모습을 담고 있는 하나의 ‘전형’인 셈이다. 한국의 1인 가구 증가속도가 세계 최고 수준임을 감안하면 논현1동에서 전문화 세분화하고 있는 각종 서비스가 계속 확산되고 있음을 체감할 수 있었다.

20년 전 이곳에 자리 잡은 김동석(59) 씨는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혼자 사는 유흥업소 종업원들이 하나둘 모이더니 심부름센터, 배달 음식점이 성업했다”며 “혼자 살아도 불편하지 않은 곳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이제는 평범한 직장인들이 더 자주 눈에 띈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10년 전부터 영업을 시작한 조희연 티제이배달편의점 점장은 “인스턴트 식품 등 편의점 물건을 받는 데 1000원의 추가 요금만 지불하면 15분 내 배달받을 수 있다”며 “하루 주문이 1000건에 달한다”고 말했다.

심지어 1마리 왕복 2만 원, 편도 1만2000원이라는 가격으로 경차를 이용한 반려동물 전문 픽업 서비스도 이뤄지고 있었다. 외로움을 달래려는 싱글족 상당수가 반려동물을 키우면서 동물병원 7곳, 애견카페 4곳 이상이 성업 중인 결과다.

실제로 삼성경제연구소와 산업연구원의 공동분석 자료에 따르면 1인 가구 증가에 따라 음식료품이나 에너지 같은 필수재에 대한 구매 비중이 줄어들고,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1인 가구 구성 변화도 눈여겨볼 만하다. 유흥업소 종업원, 젊은 직장인이 차례로 차지하던 주류 세력에 단기 지방 유학생이 조금씩 치고 들어오는 모양새다.

이종각 통일공인중개사 대표는 “방학 동안 강남에 있는 학원에 다니려는 지방 학생들이 몸과 옷만 갖고 잠시 머무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1인 가구는 의식주 전방위에 걸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1인 가구의 증가로 요즘 인천공항에서 손님을 나르던 콜밴 일부가 ‘1인 가구’의 이삿짐까지 나르고 있다.

희망콜밴의 김생명 씨는 “전에는 서울에서 김포공항이나 인천공항 등으로 단체손님을 태우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이삿짐 수요가 더 많아졌다”면서 “1인 가구가 많아지고 가구나 가전제품이 많이 필요없는 주거형태가 나오면서 짐이 줄다 보니 콜밴 이사가 가능해진 것”이라고 소개했다.

전문가들은 이른바 ‘솔로 이코노미’의 소비 증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산업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 2014년 1인 가구의 소비성향이 80.5%로 전체 가구인 73.6%보다 6.9% 높았다. 가족들이 공유하는 내구재를 혼자 사용하는 데다 자기 자신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기 때문이다.

방승배·이근평 기자 bsb@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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