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원, 자살 맞나? 추적60분, 경찰 재수사 '촉구'
[경향신문] 축구계 승부조작 사건이 터진 5년 전. 당시 경찰 수사 결과 자살한 것으로 알려진 골키퍼 윤기원(당시 23세·인천 유나이티드 소속)의 죽음에 대해 타살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됐다.
KBS 추적60분은 17일 밤 ‘죽음의 그라운드. 윤기원. 그는 왜 죽었나’라는 제목으로 60분 동안 윤기원의 죽음을 다뤘다.
윤기원은 2011년 5월6일 만남의 광장 휴게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자신의 차 운전석에 누워서 사망했고 조수석에는 타다만 번개탄이 있었다. 100만원이 들어있는 돈봉투도 발견됐다. 경찰은 “부검 결과 일산화탄소 중독에 의한 자살이다. 타살의 증거가 없다”며 그해 7월 사건을 종결했다.
추적60분은 이 과정에서 몇 가지 의혹을 제기했다. 만남의 광장이 하루에 5000명이 드나드는 곳으로 자살 장소로 부적절하다 것이다. 또 주차관리원들이 그 때나 지금이나 장기 주차한 차량을 집중적으로 단속하면서 스티커까지 부착하고 있었다. 물론 윤기원 차량에는 아무런 스티커도 없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윤기원의 차량은 4일 밤 늦게 만남의 광장으로 들어왔고 32시간 만에 윤기원의 주검이 발견됐다. 32시간 동안 주차관리원이 자살한 윤기원과 그의 차량을 발견하지 못했을 가능성은 무척 낮다고 추적 60분은 판단했다.
또 차량 조수석에는 번개탄에 의해 그을리거나 차량 내부가 녹은 흔적이 없었다. 지금 윤기원의 차량은 부모가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경찰 보고서는 차량이 4일 밤 11시쯤 만남의 광장에 들어왔고 윤기원은 1분 정도 한차례 차에서 나왔을 뿐 계속 차 안에 머물렀다. 그 근거로 휴게소에 설치된 CCTV 영상을 내세웠다. 그러나 그 영상은 찾을 수 없었다. 당시 수사를 진행한 서초경찰서에도 없었다. 당시 사건을 맡은 형사는 추적60분과 통화를 통해 “화질이 좋지 않아서 큰 도움이 되지 않아 폐기됐다”는 식으로 말했다. 자살의 증거로 삼은 게 효용가치가 없는 것으로 바뀌어 버린 것이다.
추적60분은 CCTV로 차량 번호판과 사람 얼굴을 확인할 수 없다고 했다. 당시 휴게소에는 30만 화소짜리 CCTV가 설치됐고 지금은 200만 화소짜리가 쓰이고 있다. 휴게소 관계자는 추적60분을 통해 현재 사용 중인 CCTV로도 늦은 밤에 번호판과 사람을 분간하는 것은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적60분은 윤기원의 죽음에 대해 많은 걸 알고 있을 수 있는 선수로 A를 지목했다. A선수는 2011년 승부조작 파문이 들끓은 뒤 해외로 이적했다. 추적60분은 윤기원의 구단 동료가 윤기원 장례식에서 술을 많이 마신 채 A선수에 대해 울분을 토해낸 것, 다른 동료가 A선수가 윤기원에게 승부조작을 강요했다고 말한 것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A선수 에이전트는 추적60분을 통해 “A선수가 지금 말하기 불편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적60분은 끝으로 윤기원의 죽음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들의 제보를 요청했고 수사 당국의 재조사를 촉구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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