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현대캐피탈의 목에 방울을 달까

현대캐피탈 14연승

누가 현대캐피탈의 목에 방울을 달 수 있을까. 남자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이 KB손해보험을 간단히 물리치며 연승행진을 ‘14’로 늘렸다.

현대캐피탈은 17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2015~16 V-리그 남자부 6라운드 KB손해보험과의 원정경기에서 오레올(15점)-문성민(13점) ‘쌍포’의 활약을 앞세워 3-0(25-17, 25-20, 25-17) 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승점 3을 보탠 현대캐피탈은 승점 69(24승8패)로 2위 OK저축은행(승점 66, 21승11패)과의 승점 차를 3으로 벌렸다. 반면 KB손해보험은 안방에서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올 시즌 현대캐피탈과의 맞대결을 6전 전패로 마감했다.

세트별 스코어에서 알 수 있듯, 이날 현대캐피탈은 세 세트 내내 별다른 위기없이 시종일관 4~5점차의 리드를 지켜가며 편안한 경기를 선보였다. 지난 25일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V-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작전 타임을 한 번도 부르지 않고 경기를 3-0 완승으로 끝낸 바 있다. 이날 역시 최 감독은 작전 타임을 한 차례도 사용하지 않았다. 그만큼 코트 위에서 선수들끼리 스스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운영의 묘를 터득했다는 얘기다. 

흥미로운 사실은 올 시즌 현대캐피탈 돌풍의 주역인 외국인 선수 오레올과 세터 노재욱이 모두 KB손해보험 출신이란 점이다. 2012~13시즌 KB손해보험의 전신인 LIG손해보험에서 V-리그에 데뷔했던 오레올은 자신의 특기인 ‘스피드배구’가 아닌 높은 타점 위주의 배구를 구사하는 LIG손해보험에서 부진을 거듭한 끝에 리그가 종료되기도 전에 짐을 쌌다. 프로 데뷔 2년차인 노재욱은 올 시즌을 앞두고 현대캐피탈로 트레이드됐다. 두 선수 모두 현대캐피탈로 와서 제 옷을 입은 것처럼 잠재력을 만개시켰으니, KB손해보험으로선 자존심이 상할 법한 일이다. 이날도 노재욱도 고른 공격 배분으로 상대 블로커들을 교란시키며 팀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오레올도 양 팀 통틀어 최다인 15점, 공격성공률 61.90%를 기록하며 친정팀을 울렸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사진= 발리볼코리아닷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