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쏟아지는 아파트..미분양 사태로 번지나

2016. 2. 17.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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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담보대출 심사 강화된데다
3월 4만가구 공급 ‘역대 최대’
이월분에 ‘밀어내기’도 가세

서울 대치동 등 전셋값 하락
재계약·준전세 확산 영향인 듯
전세난 완화로 이어질지 주목

이달부터 시행된 주택담보대출 여신심사 강화 여파로 주택시장에 냉기가 도는 가운데 다음달 역대 최대 규모의 신규 아파트 공급 물량이 쏟아진다. 때마침 그동안 아파트 분양시장 과열을 부추겼던 심각한 전세난도 한풀 꺾이는 모습이어서, 유례없는 공급 과잉이 대량 미분양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연도별 3월 아파트 분양 물량

17일 부동산포털 ‘닥터아파트’ 조사를 보면, 오는 3월 전국 아파트 분양물량은 61개 단지, 4만3020가구로 계획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3월 분양물량(2만2159가구)의 갑절이며, 지난 2000년 이후 3월 분양물량으로는 역대 최대치다. 지역별로는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에서 31개 단지 2만1790가구, 지방에서는 30개 단지 2만1230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수도권에서는 경기 고양과 화성 동탄2새도시, 하남 미사강변도시 등에서 분양이 잇따른다. 지에스(GS)건설과 포스코건설,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일산 동구 고양관광문화단지 도시개발구역에서 ‘킨텍스역 원시티’ 2194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 대우건설도 고양시 탄현동에 짓는 ‘일산에듀포레 푸르지오’ 1690가구를 내놓는다. 화성 동탄2새도시에서는 ‘동탄2새도시 자이’(979가구)와 ‘동탄 더샵’(745가구)이 공급된다. 하남 미사강변도시에선 ‘e편한세상 미사’(652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서울에서는 삼성물산이 ‘래미안 구의 파크스위트’(854가구), 개포주공 2단지를 재건축하는 ‘래미안 블레스티지’(1957가구)를 잇따라 공급할 예정이다. 지에스건설은 은평뉴타운 A11블록에 짓는 ‘은평스카이뷰 자이’(361가구)를 분양한다.

통상 해마다 3월은 봄 이사철 성수기를 맞아 건설 업계가 첫 분양을 쏟아내면서 공급이 몰리는 때다. 여기에다 올해는 지난해 청약 열풍을 타고 건설사들이 사업을 추진하다가 해를 넘긴 물량까지 더해졌다. 또 ‘4·13 총선’을 앞두고 주택시장에 대한 관심이 꺼질 것을 우려한 중소 건설사까지 서둘러 ‘밀어내기’ 분양에 나선 것도 특징이다.

그러나 열기가 뜨거웠던 지난해와 정반대로 최근 주택시장은 찬바람이 불면서 ‘안갯속’ 국면에 접어들었다. 국토교통부가 집계한 지난해 12월 말 기준 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3만637가구로 전달보다 15.3% 늘었다. 주택 거래도 감소해 지난 1월 수도권 주택 매매거래량은 2만9705건으로 지난해 1월보다 13.4% 줄었다. 또 지난달 서울 강남·송파·강동구 주택 매맷값은 13개월 만에 내림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대규모 분양 물량을 쏟아낼 건설 업계 처지에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세시장에도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전세 물건이 없어 ‘부르는 게 값’이던 지난해와 달리 서울 대치동과 목동 등 인기 학군지역에서 전세매물이 쌓이고 전셋값이 떨어지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은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94.76㎡의 전세계약 신고가격이 지난해 10~12월엔 4억5000만~4억7000만원이었으나 이달에는 3억8000만~4억1000만원으로 내려섰다고 집계했다. 서울 목동 신시가지도 전세 물건이 제때 소화되지 않으면서 7단지 전용 89㎡ 전셋값이 4억4000만~4억5000만원으로 지난해 10월보다 3000만원 떨어졌다. 살던 집을 떠나지 않고 재계약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다, 보증금 인상분을 월세로 돌리는 ‘준전세’ 계약이 일반화한 영향이 크다는 게 현지 부동산 업계의 설명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공급과잉 우려와 함께 유가 하락, 중국·일본·유럽 등 글로벌 증시·환율 불안 등 대내외 불안요인까지 겹치면서 최근 주택시장에 낀 먹구름이 쉽게 가시지 않을 것으로 본다. 김규정 엔에이치(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서울과 하남시 등 공급이 부족하거나 개발 호재가 있는 일부 지역을 빼고는 수도권 전역에서 미분양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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