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칭찬은 1절만, 립 서비스 없는 슈틸리케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휴가를 마치고 17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을 향해 올림픽대표팀을 향한 질문이 많이 날아들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1월 카타르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을 현장에서 직접 지켜봤다.
어지간하면 듣기 좋은 소리를 연이어 보내줄 수도 있었던 상황이다. 대회 준우승까지 차지한 팀이다. 그런데 칭찬은 1절로 끝났다. 그 이상의 립 서비스는 기대하기 어려웠다. 외려 뒤에는 쓴 소리가 따라 붙었다.
귀국 후 기자들을 만난 슈틸리케 감독은 먼저 "다시 한 번 신태용호에게 축하의 인사를 건네고 싶다. 애초 목표했던 올림픽 본선 진출을 달성했다.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결승에서 일본에게 역전패했던 아쉬운 순간은 언급하지 않았다. 성과에 대한 박수만 보냈다. 하지만 칭찬은 거기까지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잘했던 대회였지만 현실적인 문제점도 파악했다"고 전했다. 한국이 치른 6경기 중 4경기를 현장에서 지켜본 그는, 2위라는 결과만 확인한 것이 아니다. 전력이 들쑥날쑥했던 신태용호의 약점도 보았고, 그렇게 경기력이 일정치 않은 이유도 알고 있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신태용호 멤버 중 소속팀에서 주전이라고 말할 수 있는 선수는 박용우(FC서울)와 권창훈(수원삼성) 정도다. 다른 선수들은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라면서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본선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진짜 중요한 본선 무대를 위해 서둘러 약점을 보완하라는 충고였다. 선수 개개인에 대한 평가도 넘치지 않았다. 지켜본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 중 A대표팀으로 승격 가능한 선수가 있냐는 질문에 슈틸리케 감독은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그는 "그 대회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는 이미 우리(A대표팀)와도 함께 하고 있다. 권창훈이 대표적"이라고 말한 뒤에는 더 이상 특정 선수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다. "열심히 하면 기회가 주어질 수 있을 것" 정도의 형식적 격려도 없었다.
오히려 슈틸리케 감독은 "많은 사람들이 U-23 대표팀에서 뛰었던 선수의 다음 단계는 A대표팀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말한 뒤 "일단은 각자의 소속팀에서 주전으로 뛰는 것이 우선이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 코칭스태프가 매주 체크를 할 것이고, 그때 꾸준하게 잘해서 눈에 띄면 대표팀에 발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과거에도 이승우나 백승호, 황희찬 등 어린 재목들을 향한 질문이 나오면 연령별 대표팀과 A대표팀은 다르다는 뜻을 밝혀왔다. 아직 갈 길이 창창한 어린 선수들에게 괜한 바람을 불어 넣지 않겠다는 뜻이자 현실을 똑바로 보지 못하면 발전은 요원하다는 조언이기도 하다.
넉넉하고 따뜻한 할아버지의 외모를 갖췄으나 자식을 키우는 방식은 차갑다. 사실 그게 더 크고 제대로 된 사랑의 방식이다.
lastun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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