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는 지금 '야구 벤치마킹중'

2016. 2. 17. 18:3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겨레] 김창금 기자의 무회전 킥

“우리보다 앞서면 배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16일 한국야구위원회(KBO)의 마케팅·기획 전문가를 영입해 홍보마케팅 팀장으로 임명했다. 현재 사무국장도 프로야구와 프로농구에서 잔뼈가 굵었다. 축구연맹이 야구 쪽에서 ‘두뇌’를 영입하는 것은 스포츠 조직의 행정력 강화를 위한 이종교배와 비슷하다. 한웅수 프로축구연맹 사무총장은 “신임 팀장이 케이비오에서 방송 중계권과 스폰서십 등 마케팅과 기획 업무를 전문으로 했다. 우리보다 시장이 훨씬 큰 프로야구에서 쌓은 노하우와 인맥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1980년대 초 출범한 프로야구와 프로축구의 성장은 일정한 사이클을 그려왔다. 야구가 잘나갈 때면 축구가 하강했고, 2002년 한일월드컵을 계기로 축구가 치고 올라가면 야구 인기가 떨어졌다. 최근에는 야구가 주도권을 확실히 잡았고, 축구는 바닥을 친 상태다. 올해도 프로야구는 장기 중계권 협상을 이룬 까닭에 대대적인 방송 노출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반면 프로축구는 3월 초 개막을 앞둔 현재 방송 중계권 협상을 진행 중이고, 타이틀 스폰서와도 계약해야 한다. 물론 중계권과 스폰서 액수의 규모는 야구에 크게 못 미친다.

2013년 새 집행부를 꾸린 프로축구연맹의 최근 3~4년간 행보는 실용주의다. 프로야구가 진작에 실시한 실관중 집계와 경기장별 객단가 공개는 치부를 드러내는 것이었지만 이제는 프로축구에서도 완전히 정착이 됐다. 선수단 연봉 공개도 이뤄지고 있다. 구단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거품을 제거할 수 있는 기초 자료가 갖춰지게 되면서 구단별 경영공시 계획도 앞당겨 이뤄질 수 있게 됐다. 제도 개선이나 내부 교육은 강한 자극을 받도록 고안됐다. 심판 판정 공정성을 위해 15가지 새로운 규정을 도입했고, 구단 단장과 사무국장, 마케팅 담당자를 위한 각급 아카데미에서는 야구계 인사가 초청된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축구산업아카데미는 연간 80명을 배출하면서 저변을 넓히고 나름대로 권위를 쌓아가고 있다.

과거의 허송세월 때문에 벼랑 끝에 몰린 프로축구연맹은 단기 과제보다는 장기 비전으로 판을 뒤집으려 하고 있다. 축구가 최고라는 전통의 자존심을 버렸다. 배울 것이 있으면 라이벌에서도 배우겠다는 각오가 넘친다. 프로축구연맹의 변화 노력과 열린 자세가 축구와 야구의 인기 순환 사이클을 앞당길 수 있을지 궁금하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한국은 66년차 ‘호갱님’?…결국 록히드마틴만 웃었다
누군가는 놀아야 조직이 오래 유지된다
[포토] 오늘 한국 하늘에 뜬 ‘F-22’…대북 압박 본격화?
[화보] 여행하며 찍은 ‘세계 여성들의 얼굴’
[화보] 심은하, 한예슬, 김고은까지…한국의 여배우들

공식 SNS [페이스북][트위터] | [인기화보][인기만화][핫이슈]

Copyrights ⓒ 한겨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겨레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Copyright © 한겨레.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크롤링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