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 인포] '6,855km' 바르사를 기다리는 진짜 '강적'

노영래 2016. 2. 17.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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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17일 새벽 4시 45분(이하 한국시간)부터 유럽 챔피언스리그가 재개했다. 약 2개월 반 가량의 휴식 기를 가지고 다시 찾아온 챔피언스리그는 전 세계 축구팬들의 시선을 한 곳으로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이번 16강전의 가장 주목 받고 있는 대진 중 하나인 바르셀로나와 아스널의 맞대결에서 흥미로운 사실 하나가 드러났다. 이는 ‘8강 진출 행 티켓은 바르셀로나가 거머쥘 것’이라는 많은 축구팬들의 예측에도 불구하고, 아스널에게 찾아온 실낱 같은 ‘희망의 찬가’로 여겨질 전망이다.

바르셀로나는 18일 새벽 2시 30분 스포르팅 히혼과의 리그 16라운드 일정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지난 해 12월 피파에서 주관하는 클럽 월드컵 일정으로 인해, 소화하지 못했던 리그 일정을 이제서야 치르게 되는 셈이다. 또한 곧바로 3일 뒤 라스 팔마스 원정 길에 오르며, 3일 뒤에는 다시 영국 런던으로 향한다. 7일간 세 경기를 치르는 것도 모자라 모두 원정경기다. 이러한 사실들은 이번 시즌 바르셀로나에게 중요한 한 주로 작용할 전망이며, ‘지옥의 일정’ 끝에서 기다리고 있는 아스널은 약간이나마 부담감을 덜고 바르셀로나를 상대할 수 있게 된 셈이다.

7일간 ‘6,855km’, ‘총 11시간’ 비행이동
경기와 비행으로 인한 피로 누적이 관건

넓은 영토로 잘 알려져 있는 미국으로 간단한 예를 들어보자. 최서부에 위치한 유명 도시 샌프란시스코부터 최동부에 위치한 뉴욕까지의 거리는 약 4,142km다. 이는 7일동안 바르셀로나가 이동해야 할 총 거리보다 약 2,713km나 적은 거리다. 특히, 아스널과의 경기 직전에 열리는 라스 팔마스와의 원정 경기가 큰 ‘골칫거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스페인 라리가 내에서도 적잖은 고민거리로 남아있는 라스 팔마스는 아프리카 모로코의 서쪽, 카나리아 제도에 위치한 도시다. 지리적으로만 놓고 바라본다면, 바르셀로나 입장에서는 아프리카 원정 길에 떠나는 셈이나 다름없다. 왕복 4,333km의 비행거리와 3일 간격으로 치러지는 경기는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머리를 감싸 쥐게 할 전망이다.

18일 스포르팅 히혼과의 원정경기에서 총 1,384km의 비행을 마치고, 곧바로 21일 0시 라스 팔마스와의 경기가 기다리고 있다. 경기시각이 21일 0시이기 때문에 바르셀로나는 하루 이틀의 회복기간을 가진 후 곧바로 라스 팔마스로 떠나야 하는 셈이다. 또한 21일 팔마스와의 원정 이후, 24일 런던에서의 챔피언스리그 16강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다시 비행기에 몸을 실어야 하는 실정이다.

‘최근 4경기 무패’ 상승세의 히혼
‘아프리카 원정’ 라스 팔마스
그리고 에미레이츠

바르셀로나의 ‘죽음의 일정’의 시작은 현재 라리가 16위에 위치해 있는 스포르팅 히혼 원정 길이다. 비교적 약 팀으로 분류되고 있지만, 스포르팅 히혼 홈 구장인 에스타지오 엘 몰리뇨에서 열리는 경기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16위에 위치해 있는 팀 상황과는 다르게, 몰리뇨 구장의 관중 수는 항상 라리가 10위권 내에 위치해 있을 만큼 열기가 뜨겁다. 실제로 히혼은 라리가 개막전에서 원정 팀 레알마드리드에게 0대0 스코어를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 4경기에서 2승 2무를 기록 중인 히혼이다. 네 경기 동안 9득점을 성공시켰으며, 실점 또한 경기당 1실점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상대가 바르셀로나라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승점 3점도 가볍게 얻지 못한다면 아스널 입장으로서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바르셀로나는 히혼과의 경기가 끝난 후, 라리가 내에서 가장 이동거리가 긴 라스 팔마스 원정 길에도 오른다. 최근 두 경기에서 세비야와 라요 바예카노를 만나 모두 0대2 패배를 기록하며 ‘득점력 빈곤’ 상태에 빠진 팔마스지만, 이 역시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생각해본다면 바르셀로나에게 ‘힘겨운 일전’으로 남을 전망이다.

반면 바르셀로나의 ‘죽음의 일정’ 끝에서 기다리고 있는 아스널은 10일간 단 한 경기만을 치른다. 지난 레스터시티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이하 EPL) 26라운드 레스터시티와의 경기 이후 충분한 여유를 가지며 바르셀로나와의 경기를 대비 할 수 있다. 특히, 이는 ‘EPL 1위’ 레스터시티를 상대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아스널에게 중요한 일전을 앞두고 큰 동기부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뮌헨에게서 얻어낸 승리가 있었기에 바르셀로나를 만났다

지난 해 10월 21일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있었던 챔피언스리그 조별 예선 3차전은 전 세계의 이목을 런던으로 집중시켰다. 당시 16강 진출 실패에 놓였던 아스널이 ‘세계 최강’ 바이에른 뮌헨을 만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기결과는 모든 이들의 예상을 빗나갔고, ‘아름다운 축구’를 포기하며 ‘실리’를 챙겼던 벵거 감독의 승리로 끝이 났다. 챔피언스리그에서 ‘절대강자’는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인식시켰고, 결국 그 경기 승리로 인해 바르셀로나와 만날 수 있게 된 셈이다.

충분한 휴식기를 가지고 바르셀로나를 상대하게 될 아스널이다. 특히, 주말에 진행되는 FA컵 또한 홈에서 펼쳐지는 경기인만큼, 부담이 적다. 7일간 3경기를 치르게 될 바르셀로나와는 극명한 차이를 두고 있는 셈이다. 또한 아스널의 홈 구장인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의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차 있다. 모든 경기를 포함한 최근 14번의 홈 경기에서 단 1패 만을 기록 중인 아스널이다. 첼시에게 패했던 지난 EPL 23라운드를 제외하면, 아스널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바이에른 뮌헨, 맨체스터 시티, 레스터 시티등과 같은 강 팀들을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격파한 바 있다.

하지만 다소 낮은 확률로 아스널이 1차전 승리를 거머쥔다고 하더라도, 누 캄프에서 열리는 챔피언스리그 2차전은 ‘잠자는 사자’의 코털을 건드리는 격이 될 수도 있다. 또한 이러한 시나리오는 아스널에게 낯설지 않다. 아스널은 매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유럽 최고’의 팀들을 만나 선전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결과는 항상 통합스코어 혹은 ‘원정다득점’ 원칙에 의해서 탈락되는 모습을 자주 보여왔다.

아스널은 홈 구장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치르는 16강 1차전인 만큼 몇 가지 객관적 사실들에 대해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챔피언스리그 1차전은 치열한 ‘리그 우승’의 선택지와 함께 아스널의 머릿 속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승리해도, 패배해도' 모두 딜레마를 떠안게 될 아스널이지만, 비교적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바르셀로나를 상대하게 될 벵거 감독의 '의미심장한' 미소는 경기당일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글, 그래픽=노영래 기자
사진=구글맵,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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