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총선여론 파악해라'..제주시장 명의 공문 논란
[경향신문] 제주시장이 공무원들에게 20대 국회의원 총선거과 관련된 여론 동향을 파악할 것을 지시한 내용의 공문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 김희현 의원(더불어민주당)은 17일 제주도 기획조정실이 업무보고를 하는 자리에서 김병립 제주시장 명의의 공문을 공개했다.
공개된 공문은 ‘제주시장의 특별지시사항(2월1일자)’으로, 설 연휴 기간 친지와 친구, 주민과 대화를 할 때 지역동향과 제주 현안에 대한 의견을 파악해 9일까지 메모보고로 반드시 제출할 것을 주문하는 내용이다.
주요 보고 내용도 구체적으로 적시됐다. 설 명절 연휴 전반적인 지역사회 분위기와 주요 사건사고, 도지사에게 바라는 사항, 시장에게 바라는 사항 등이다. 문제는 주요현안 중 1번 항목이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관련 주민동향 및 여론’이라는 점이다. 이는 일반적인 여론 수렴에서 한발 나아가 공무원의 선거 중립 의무를 해칠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제주에서는 20대 국회의원 총선 지역구 출마 후보자 중 일부가 원희룡 지사와 함께 찍은 사진을 대대적으로 걸어 선거운동에 활용함으로써 ‘원희룡 마케팅’이라는 신조어가 나돌고 있기도 하다.
김희현 도의원은 “선거라는 민감한 시기에 제주시에서 시장 명의로 공문을 보내 각 지역별로 여론동향 파악하고 보고하라고 하는 것은 갈등의 요인이자 정치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만큼 자제해야 한다”며 “공무원의 선거중립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제주시 관계자는 “선거와 관련해 불미스러운 일이나 사건이 있을 경우를 대비해 여론 동향을 파악하라고 한 것이지 특정 의도나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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