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부산국제영화제를 망가뜨리려는 이유

2016. 2. 17.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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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위원장 해촉 사태 다룬 다큐 화제
“특정 영화 빼라는 건 식당 육수에서 어떤 재료 빼라는 것”

홍형숙 감독의 다큐 ‘부산국제영화제, Be Independent For Freedom!’ 갈무리

부산시가 9년 동안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이끈 이용관 집행위원장을 사실상 해촉하기로 결정하면서 영화인들이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이용관 해촉 사태’를 요약한 짧은 영상이 누리꾼들에게 공유되고 있다.

재독 철학자 송두율 교수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 <경계도시>를 연출한 홍형숙 감독은 16일 유튜브에 ‘부산국제영화제, Be Independent For Freedom!’이라는 제목의 3분44초짜리 영상(▶바로 가기 )을 실었다.

영상은 서병수 부산시장이 2004년 10월 19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을 선언하는 장면부터 시작한다. 79개국 314편의 영화가 상영됐던 당시 영화제에서 세월호 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 상영도 예정돼 있었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다이빙벨>을 상영 안 했으면 좋겠다. 정치적 중립을 훼손할 수 있는 작품을 상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영화인들은 반발했다. 봉준호 감독은 “시정 첫 해라 시장님이 영화제 운영에 대해 잘 몰라서 벌어진 실수라고 본다. 특정 영화를 빼라는 것은 30년 된 명가 식당의 육수에서 어떤 재료를 빼달라는 것”이라고 말했고, 칸 영화제 집행위원장인 티에리 프레모는 “칸 영화제는 영화 <화씨 9/11>을 선정했다. 영화는 매우 정치적이었다. 이는 영화제가 정치적이었던 게 아니라 마이클 무어가 정치적이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용관 집행위원장 역시 “영화제의 상영작 선정은 프로그래머들의 고유한 권한”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결국 <다이빙벨>은 19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될 수 있었다.

하지만 부산시와 감사원은 영화제가 끝나고 한 달 뒤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고, 이용관 집행위원장에게 사퇴를 압박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후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지원금은 2014년 14억6000만원에서 2015년 8억원으로 반토막났다. 부산시는 이용관 집행위원장과 다른 2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임권택 감독은 이에 대해 “열성으로 키워낸 부산국제영화제인데 부산시에서 영화제 죽이는 일을 하고 있다. 잘못된 일이 생긴다면 나라의 수치이고 부산의 수치이며 영화인들의 수치”라고 말했다. 평론가 토니 레인즈도 “나는 작금의 사태를 믿을 수 없다. 부산시가 부산국제영화제를 작정하고 망가뜨리려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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