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뒷바라지 힘들다고? 이렇게 아껴 봐요

한국일보 2016. 2. 17.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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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을 줄이기 위해 '셀프 미용'을 시도하는 반려인들이 많다. 게티이미지뱅크

반려인들 사이에서는 ‘개, 고양이 뒷바라지’라는 말이 흔히 쓰인다. 반려동물을 키우는데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입양했더라도, 막상 동거를 시작한 후 예상치 못한 어려움에 부딪히기 때문이다. 아이를 낳아 키우는 것과 마찬가지다.

특히 반려동물을 위해 지출하는 비용이 생각보다 많아 당황하는 경우가 많다. 사료와 간식비 지출은 기본. 갑자기 치료나 수술을 받는다면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동물병원의 병원비에 놀랄 수 있다. 늘 물고 뜯고 찢는 반려동물 때문에 물건을 세탁하거나 수리해야 하는 비용까지 늘어난다.

가족과 같은 반려동물이 주는 유대감, 행복감, 기쁨은 돈이 들어도 아깝지 않을 만큼 소중하다. 하지만 비용을 조금이나마 절약하고 동시에 반려동물의 건강까지 챙길 수 있다면 어떨까. 비용과 건강,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2% 부족하더라도 셀프 미용하기

사료비, 병원비만큼은 아니지만 정기적으로 반려동물의 털을 깎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요크셔테리어나 몰티즈와 같이 털이 가늘고 긴 품종은 매일 빗질을 해주어야 하기 때문에 번거롭고 어려워 털을 자르는 경우가 많다. 애견미용실에 가면 발톱을 자르거나 목욕을 시켜주고, 털도 모양을 내어 예쁘게 잘라주는 등 동물뿐만 아니라 사람도 만족스러운 미용 서비스를 제공해준다. 하지만 개의 경우 소형견 기준 평균 미용 비용이 3만~4만원에 달하기 때문에 털이 자랄 때마다 미용실에 가는 것이 무리가 될 수 있다.

이렇게 부담이 큰 미용 비용을 줄이기 위해 ‘셀프 미용’을 시도하는 반려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애견 이발기를 구입해 집에서 털을 자르기 시작하면 털을 깎기 위한 추가적인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용실에 갈 때마다 낯선 환경에 적응하지 못했던 반려동물의 스트레스도 줄일 수 있다. 물론 처음 도전하는 반려인은 미숙하겠지만, 조심스럽게 다루고 만져준다면 만족스럽게 털 깎기를 마칠 수 있을 것이다.

수제 간식, 장난감 만들어주기

지난 12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가구당 반려동물에게 들어간 월평균 비용은 사료와 간식비가 5만4,793원, 용품 구입비가 3만5,528원이었다고 한다. 조금이라도 저렴한 가격에 사료와 용품을 대량으로 구입해두기 위해 ‘엔트리펫’이나 ‘아마존’ 같은 해외 쇼핑 사이트에서 ‘직구’를 하는 반려인도 많다.

더 많은 비용을 절약하려면 반려인의 노력이 조금 더 필요하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먹을 수 있는 수제간식을 집에서 만들면 반려동물의 간식비를 줄일 수 있다. 미국 경제 전문 잡지인 ‘키플링어(Kiplinger)(http://www.kiplinger.com/article/spending/T050-C011-S001-how-to-save-money-on-pet-costs.html)’는 냉장고에 남아 있는 음식 재료로 반려동물의 간식을 만들어 비용을 절약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오븐이나 가정용 식품 건조기를 이용해 고구마, 단호박 같은 채소 말랭이를 만들어보자. 닭가슴살, 오리고기 등을 건조시켜 육포를 만들 수도 있다. 온라인 반려동물 커뮤니티에서 간식을 공동구매하거나 반려동물을 키우는 지인들과 함께 간식 재료를 구입해 나누는 방법도 있다. 반려동물이 먹으면 안 되는 음식에 주의하면서 신선한 재료로 만든 간식을 제공한다면 비용 절감은 물론 반려동물의 건강 유지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반려동물이 갖고 노는 장난감 중 고급 라텍스, 유기농 면, 편백나무 등으로 만든 것들은 재료가 비싼 만큼 고가일 수밖에 없다. 좋은 것만 주고 싶은 마음은 모든 반려인이 같을 것이다. 하지만 비싼 장난감보다 중요한 것은 반려동물과 함께 교감하는 시간이다. 최근에는 인터넷을 통해 ‘0원으로 반려동물 장난감 만들기’와 같이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재미있는 장난감을 만드는 방법이 반려인들 사이에서 공유되고 있다. 자투리 원단, 안 입는 옷으로 공이나 뼈다귀 인형을 만들고 종이컵을 이용해 간식을 찾는 놀이를 할 수도 있다. 애정이 담긴 수제 장난감으로 함께 놀아준다면 반려동물의 행복감도 더 커지지 않을까.

접종으로 질병을 사전에 예방하기

반려동물을 위한 의료보험 혜택이 없다 보니 각종 질병치료에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어쩌다가 치료를 받을 일이 생겨 동물병원에 갔는데, 치료비가 강아지 구입비의 몇 배 이상이 든다며 하소연하는 사람도 있다. 수의사들은 반려동물의 면역력을 키우기 위해 기본적인 예방접종을 제안하는데, 이는 사실 차후 발생할 수 있는 더 큰 질병의 치료비를 줄이는 든든한 보험이기도 하다.

개, 고양이의 예방접종은 여러 방법이 제안되고 있지만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통용되고 권장되는 것은 세계소동물수의사회 접종권고안(WASAVA Vaccination Guideline)이다. 강아지와 새끼 고양이는 권고안에 명시된 필수 종합예방접종을 생후 8~9주에 시작해 3~4주 간격으로 총 3차로 나누어 받는다. 강아지의 경우 홍역, 장염 등과 관련된 바이러스를 예방하는 접종을 하게 된다. 고양이는 호흡기 질환, 범백혈구감소증 등에 대한 예방접종을 받는다. 종합예방접종의 경우 매년 약 10만~15만원 정도가 드는데, 그에 비해 접종을 하지 않아 질병에 걸리게 되면 치료비와 입원비로 예방접종의 10배가 넘는 비용을 부담해야 할 수도 있다.

황철용 서울대 수의대 교수는 반려동물의 건강상식을 다룬 책 ‘우리 아이가 아파요!’에서 매년 예방접종을 하지 않을 경우 최소 1년에 한 번 이상은 동물병원에서 기초적인 검사를 할 것을 조언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라는 속담은 반려동물의 세계에도 적용된다.

반려동물과 관련한 설문조사에서 ‘비용 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반려동물을 키우기 힘들어하거나 유기하고 싶다는 결과가 종종 나온다. 위와 같은 다양한 방법으로 비용을 줄여보는 것은 어떨까. 무엇보다 반려동물을 기르기로 결심한 순간부터 반려인에게는 의무감, 책임감, 사명감이 동시에 따른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상수현 인턴기자(숙명여대 미디어학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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