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훈의 언플러그드] 김현수만 맑음

2016. 2. 17.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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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미국 프로야구는 더 재미있게 됐다. 메이저리그에서 뛸 한국 선수들의 숫자가 더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 해에는 사실상 강정호(피츠버그 파이러츠)와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만 뛰었을 뿐이었다. 류현진은 부상으로 한 시즌을 그냥 보냈다. 그런데 올해 4명의 선수가 무더기로 미국에 진출해 야구팬들에게 더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게 됐다.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이대호(시애틀 매리너스) 등이 그들이다. 과연 이들은 어떤 성적으로 팬들의 성원에 보답할까?

#이대호: 물음표이다. 예상과 달리 마이너리그 계약이기 때문에 우선은 스프링 캠프에서 엄청난 활약을 보여 메이저리그 25인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것이 급선무이다. 만약 마이너리그로 가게 된다면 메이저리그 입성의 길은 더욱 멀어지게 된다. 메이저리그에 들어간다 해도 앞날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 주전 지명타자와 1루수 자리는 그리 호락호락하게 이대호에게 주어지지 않을 것이다. 다만, 1루수 아담 린드가 좌투수에게 약하다는 점은 이대호에게 굿뉴스다. 기회가 주어졌을 때 이대호는 반드시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메이저리그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나이도 많고, 수비 범위도 넓지 않고, 거기다 주루 실력은 바닥이다. 그런 선수가 타격에서마저 부진을 보인다면 이야기는 끝난 것이다. 메이저리그는 이대호를 다른 한국 메이저리거처럼 기다려주지 않는다.

오승환.


#오승환: 역시 물음표이다. 한국과 일본 야구를 섭렵하긴 했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검증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본에서 첫 해에는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지난 해에는 다소 불안했다. 그럼에도 세인트루이스가 그를 택한 것은 1이닝 정도는 책임질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오승환은 한국과 일본에서 메이저리그 출신을 비롯해 외국인타자들에게 비교적 강한 면모를 보였다. 스프링캠프에서 어떤 성적을 내느냐에 오승환의 운명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박병호: 흐림이다. 미네소타는 박병호의 장타력 하나를 믿고 계약했다. 비록 수준은 메이저리그만 못하지만 한국에서의 홈런 기록을 무시할 수만은 없었기 때문. 게다가 강정호의 활약에 갚은 인상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박병호는 올시즌 초반은 강정호의 전철을 밟을 공산이 크다. 메이저리그 투수는 한국 투수들과는 구속부터 다르다. 현란한 변화구에 대처하는 데도 시간이 걸린다. 적응 기간을 얼마나 단축하느냐가 관건인데, 다행스럽게도 감독이 박병호에게 시간이 필요하다는 언급을 해 일단 시간은 벌어놓은 셈이다. 박병호는 또한 담력이 그리 크지 않다. 큰 경기에 다소 약한 면을 보여온 것이 사실이다. 극심한 부진에 빠지면 자신감을 잃게 되는데, 박병호가 이를 극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추신수: 흐림이다. 추신수는 텍사스로 간 뒤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전성기는 끝났다고 볼 수 있다. 그가 비록 몸값은 하지 못하더라도 중요할 때 제 역할을 얼마나 해줄 수 있는지가 관건일 뿐이다. 다행히 지난 해에는 후반기에 기적적인 활약을 해주었지만, 올 시즌에도 그러리라고 믿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추신수의 또 하나 약점은 시즌 중 잦은 부상을 당한다는 사실이다. 이는 올 시즌에도 그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텍사스가 추신수를 거금을 들여 데려간 것은 단 한 번이라도 2013년 신시내티 레즈에서 보여준 맹활약을 재연해주길 바랐기 때문이다.

#강정호: 물음표이다. 다리 부상에서 얼마나 회복하느냐가 관건이다. 통상적으로 심한 부상을 입은 선수가 복귀한 뒤 똑 같은 활약을 펼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강정호를 위해서라면, 피츠버그는 욕심을 버리고 강정호를 충분히 쉬게 한 후 메이저리그에 올려도 괜찮다. 그 사이 다른 선수에게 자리를 빼앗길 수도 있지만, 강정호는 유격수, 3루수, 2루수를 다 볼 수 있는 선수이기에 그리 걱정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강정호는 조급해할 필요가 전혀 없다.

#류현진: 흐림이다. 어깨 부상으로 지난 시즌을 일찌감치 마감했던 류현진이 2년간 메이저리그에서 보여주었던 활약상을 다시 보여주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부상 당한 부위가 투수에게는 치명적인 곳이기 때문이다. 강정호처럼 마이너리그에서 예열을 하는 것이 낫다. 거기에서 구속을 높인 다음, 메이저리그에 올라와도 늦지가 않다. 자칫 무리를 할 경우 또 부상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에 올라와서도 절대 무리를 해서는 안 된다. 구단의 요구대로 던지다가는 선수 생명이 단축될 수 있다.

김현수.


#김현수: 맑음이다. 김현수의 최대 장점은 상대 투수에 대한 빠른 적응력이다. 국내 리그에서도 그랬고, 국제 대회 등에서 이를 증명해 보였다. 홈런 타자는 아니지만 정교한 타격을 오랫동안 보여주었다. 출중한 선구안과 투수의 볼을 맞춰내는 능력이 탁월했다. 그 동안 낮은 팀 출루율 때문에 골치를 앓아왔던 볼티모어로서는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다. 내구성 또한 김현수가 지니고 있는 장점중의 하나. 한국에서 그는 큰 부상 없이 평균 125.5 경기를 소화해냈다. 계약 기간이 2년이라는 점도 김현수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고 있다. 서로에게 그리 큰 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단점보다는 장점이 더 많은 선수가 바로 김현수이다. seanluba@hanmail.net

*필자는 미주 한국일보와 <스포츠투데이>에서 기자, 체육부장 및 연예부장을 역임했고, 현재 스포테인먼트 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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