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이용관씨 해촉 결정..영화인들 반발

[경향신문] ㆍ세월호 ‘다이빙벨’ 상영 갈등 빚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부산시가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사진)을 재선임하지 않기로 했다.

부산시의 한 관계자는 16일 “이용관 위원장은 공동 집행위원장 3년, 단독 집행위원장 6년 등 9년간 위원장직을 수행해 이미 할 만큼 했다”며 “이 위원장 체제에서는 부산영화제의 변화와 혁신이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부산영화제 측은 이 위원장의 재선임 여부를 결정하는 정기총회를 오는 25일 열자고 부산시에 요청했으나 부산시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부산시는 3월 중 임시총회 개최 여부도 정하지 않고 있다. 강수연 공동집행위원장이 있다는 이유로 공동위원장 재선임은 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중 정기총회가 열리지 않으면 이 위원장은 이달 말로 임기가 만료돼 위원장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부산영화제 관계자는 “공식 통보받은 바 없다”며 “정기총회 날짜를 결정해주지 않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시와 부산영화제 간 갈등은 2014년 제19회 부산영화제에서 세월호 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다이빙벨> 상영을 놓고 촉발됐다. 부산시는 이 위원장의 사퇴를 종용했고, 지난해 11월에는 부산시가 감사원의 감사결과를 이유로 이 위원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 영화인들은 “부산국제영화제는 참석하지 않겠다”며 반발하고 있다. 앞서 지난 11일 개막한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도 150여명의 세계 영화인들이 14일(현지시간) 부산영화제의 독립성 보장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벌였다.

<권기정 기자 kwo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