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탈락한 LG 농구에 구름관중이 몰리는 이유

성환희 2016. 2. 16.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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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창원 LG와 서울 삼성의 경기가 열린 창원실내체육관을 가득 채운 관중석의 모습. KBL 제공

지난 14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창원 LG와 서울 삼성의 경기. 경기 종료 33초 전까지 5점 차로 뒤져 패색이 짙던 LG는 양우섭의 3점슛에 이어 김영환의 역전 버저비터 3점포로 기적적인 승리를 거뒀다. 마치 이날 드라마를 예감이라도 한 듯 입석까지 꽉 찬 시즌 최다관중(6,539명)의 함성 소리는 체육관을 떠나갈 듯했다.

이날까지 올 시즌 창원을 찾은 관중은 총 9만7,413명. 성적 순위는 8위지만 관중 수는 4위다. 특히 마지막 남은 홈 경기(19일 전자랜드전)에서 2,587명만 보태면 LG는 15년 연속 10만 관중을 돌파한다. LG는 프로농구 출범 이후 명실 공히 최고 인기구단으로 KBL(한국농구연맹)의 성장을 주도했다. 1997~98시즌부터 2003~04시즌까지 7시즌 연속 관중 1위를 놓치지 않았다.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2013~14시즌에는 최초로 통산 200만 관중을 돌파했다. 2001~02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는 14시즌 연속 10만 관중을 넘어섰다.

마지막 홈 경기에서 확실시되는 15시즌 연속 10만 관중은 올 시즌 서울 SK가 먼저 돌파했지만 인구 1,000만의 서울과 100만 창원의 시장 규모를 감안하면 LG의 관중 흡입력은 독보적이다. 게다가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관중석이 차고 있어 고무적이다. 후반기 성적이 나아지고 있긴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 점점 멀어지는 와중에 관중이 반대로 늘어가는 건 보기 드문 현상이다.

지난 1월 중순 20경기를 소화했을 때 LG의 홈 관중은 6만7,521명(평균 3,376명)으로 10만 관중을 채우려면 남은 7경기에서 3만2,479명(평균 4,639명)을 모아야 했다. 2015년까지 17경기 평균 3,202명에 그쳤던 수준을 감안하면 쉽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올해 1월1일 부산 KT와 새해 첫 경기에서 4,503명을 유치한 것을 시작으로 9경기 연속 4,000명 이상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9일 전주 KCC와 경기에선 5,838명으로 첫 매진을 기록하더니 14일 삼성전에서 6,539명의 최다 관중으로 ‘일’을 낸 것이다.

플레이오프 진출 실패의 아쉬움마저 잊을 만큼 농구 자체에 열광하도록 만드는 스릴과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단연 그 비결이다. 선수들은 그런 충성도 높은 팬심을 업고 최상의 플레이로 화답, 관중 동원과 경기력이 시너지효과를 일으키는 셈이다. 삼성전 버저비터의 주인공 김영환은 “소름이 돋았다. 관중이 이렇게 많이 오신 줄 몰랐다”고 말했고, 김진 LG 감독은 “후반기 우리 팀이 힘을 낸 건 열정적으로 응원해준 팬들의 힘이었다”고 팬들에게 공을 돌렸다.

아울러 LG 농구가 15년이라는 장기간 팬들의 두터운 신뢰를 얻을 수 있던 원동력은 득점력 저하로 고민하는 리그에서 프로 초창기부터 화끈한 공격으로 승부하는 전통적인 팀 컬러가 유지된 덕이다. 올 시즌에도 LG는 순위는 8위지만 15일 현재 총 득점 1위(4,191점), 평균 득점은 3위(80.6점)에 올라 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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