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연설 상반된 분위기..與 기립박수, 野 침묵
(서울=뉴스1) 이정우 기자 = 1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에 관한 연설은 대북 안보위기 상황을 반영한 듯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해 10시 3분부터 총 26분 동안 북핵 대응 등 대북 정책 방향을 설명하며, 국민들의 단합과 정치권의 초당적 협조를 촉구하는 데 주력했다.
특히,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도발에 따른 개성공단 등 대북 정책을 연설하는 대목에서는 단호한 표정으로 여야를 번갈아 쳐다보며 그 필요성을 힘줘 말했다. '북풍 의혹'을 언급할 때는 오른손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기도 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짙은 남색 정장을 입은 박 대통령이 입장할 때부터 기립박수로 환영했다. 연설이 끝나고 퇴장할 때에도 기립박수를 보내며 이례적으로 특별연설을 진행한 박 대통령에게 최대한 경의를 표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박 대통령이 입장할 때 기립해 예는 표했지만, 대체적으로 싸늘한 표정으로 연설을 들었다. 다만 '역사교과서 국정화'가 주였던 지난 2016년도 예산안 시정연설과는 달리 문재인·문희상·한정애 등 일부 의원들은 박수를 쳤다.
연설 도중에도 여야의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 여당은 '대북 강경대응' '초당적 협력 촉구' '민생·경제법안 처리' 등 박 대통령이 강조하는 대목마다 큰 박수로 힘을 실었다. 이날 23분의 연설 동안 총 16번의 박수가 터져나왔다.
특히, 박 대통령이 "이제 (북한이) 수소폭탄 실험까지 공언하며 세계를 경악시키고 있다"고 한 대목에서 여당 의석에서 때아닌 박수가 나와 야당 의원들이 순간 술렁대기도 했다.
반면, 야당은 연설 내내 침묵을 지켰다. 다만,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는 야당 의원으로서 홀로 박수를 치며 눈길을 끌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잇단 도발에 대한 엄중한 경고와 함께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근본적인 변화를 모색하겠다면서 이를 위해 정부에 대한 신뢰와 국민의 단합을 강조했다. 이날 박 대통령 연설에는 '북한'이란 단어가 54차례 등장했다. 이어 '국민'은 29번, '핵'은 28번, '도발'은 20번 언급됐다.
지난해 박 대통령의 2016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는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민생우선' '국정교과서 반대'라고 쓰인 인쇄물을 본회의장 모니터에 붙이며 항의했었다. 또한, 정의당 의원들은 본회의를 보이콧 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대통령 연설은 국민적 안보위기 상황 속에서 이뤄진 탓인지 지난 예산안 시정연설 때와 같은 여야 신경전은 없었다. 정의당 의원들도 모두 참석해 박 대통령의 연설을 경청했다.
박 대통령이 연설을 마치고 퇴장할 때도 여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여당 의원들은 중앙 통로에 일렬로 서서 박수로 본회의장을 떠나는 박 대통령을 배웅했다. 반면, 야당 의원들은 박 대통령의 퇴장을 먼 거리서 지켜보거나, 먼저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퇴장하던 박 대통령은 전 여성부 장관인 김희정 의원에 먼저 말을 건네며 밝게 웃어 보였다. 친박계인 윤상현·김태호 의원에게는 덕담을 건네며 격려하기도 했다.
이날 박 대통령의 특별연설에는 여당 의원 대부분이 참석해 자리를 빼곡히 메웠고, 야당석은 드문드문 30여석이 비어 있었다. 한편 이날 본회의에는 스웨덴 의원 10여명이 참석해 방청을 하기도 했다.
krus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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