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재욱+오레올, 감기도 날린 명품 카드

[OSEN=천안, 김태우 기자] 현대캐피탈은 15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의 경기를 앞두고 비상이 걸려 있었다. 특별한 부상 선수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전체적인 팀 컨디션이 떨어져 있었다. 고민의 근원은 선수단 사이에 돌기 시작한 감기였다.

몇몇 선수들은 경기력에 지장에 줄 정도의 여파였다. 경기 전 벤치에서는 마스크도 보였다. 최태웅 감독도 걱정스러운 눈치였다. 이날 경기 승리로 13연승, 그리고 선두 탈환을 한다는 각오였던 현대캐피탈로서는 부담스러운 여건이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자 그 여파는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더 좋은 경기력으로 역시 각오가 남달랐던 대한항공을 밀어붙였다.

현대캐피탈은 이날 세트스코어 3-0의 완승을 거뒀다. 어느 정도의 우위는 예상된 바였지만 예상보다도 더 쉬운 경기였다. 감기를 잊은 선수들의 투지가 빛났다. 그 중에서도 외국인 선수 오레올과 세터 노재욱이라는 명품 카드가 핵심이었다.

오레올은 팀 동료들과는 다르게 이날 컨디션이 최상이었다. 1세트부터 컨디션이 다소 떨어져 있는 팀 동료들을 대신해 좀 더 많은 공격을 점유했다. 특유의 타점은 여전했고 자신감까지 붙으며 공격 성공률이 치솟았다. 오레올은 1세트에서 83.33%의 공격 성공률로 총 11득점을 올리는 등 펄펄 날았다.

이런 오레올 카드의 효율성을 극대화시킨 것은 세터 노재욱이었다. 예상치 못한 전광석화와 같은 토스로 대한항공 블로커들과의 수 싸움에서 완벽한 우위를 점했다.

날개 쪽으로 찢는 토스보다는 빠른 공격으로 팀을 이끌었다. 오레올을 십분 활용한 중앙 후위 공격은 연달아 터졌다. 대한항공 블로커들이 이 빠른 공격을 잘 따라잡지 못했다. 여기에 신영석 최민호를 이용한 속공도 돋보였다. 속공 타이밍이 아닌 리시브 상황에서도 과감히 중앙 공격수들을 활용하며 성공률을 높였다.

이날 또 하나의 주축인 문성민은 1세트 초반에는 저조한 출발이었다. 그러나 땀이 나고 몸이 풀리자 2세트부터는 좋은 활약을 펼치기 시작했다. 문성민까지 살아난 현대캐피탈은 완전체로 대한항공을 쉴새없이 몰아붙였다. 높이, 서브에서도 우위를 점했다. 완벽한 승리였다.

경기는 선수들이 감기의 피로도가 생각나기도 전인 3세트에 끝났다. 오레올은 20점, 문성민은 14점을 올리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대한항공의 블로킹 벽은 경기 마지막까지도 노재욱의 토스를 쫓아가지 못했다. 13연승을 기록한 현대캐피탈은 2014년 1월 16일 이후 760일 만에 정규시즌 선두 자리에 오르는 경사를 맞이했다. 

[사진] 천안=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