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서 창업하려는 '서러운' 청년들이 모였다

강상오 2016. 2. 15.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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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과 눈물 감동이 있었던 제7회 창창포럼

[오마이뉴스강상오 기자]

지난 2월 12일. 경남 창원에는 비가 억수같이 쏟아졌다. 매월 둘째주 금요일 저녁 6시 30분, 창원시 팔용동에 소재한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는 창업에 관심이 있는 청년들이 스스로 '불금'을 반납하고 모여 자신의 꿈을 찾기 위한 <창창포럼>이 진행된다.

설 연휴가 지나고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날이라 창창포럼의 참여율이 저조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많은 청년들이 창창포럼을 함께 하기 위해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로 모여 들었다.

▲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 센터 소개를 시작으로 제7회 창창포럼이 시작되었다
ⓒ 창창포럼
나는 창창포럼 1회 때부터 빠짐 없이 참석하고 있다. 이달 말이면 15년간 해오던 직장생활을 끝내고 '홀로서기'를 시작한 지 만 1년이 되는데 지난 1년간 혼자서도 외롭지 않게 내 일을 해올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바로 이 창창포럼이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번 7회차 창창포럼은 나에게 있어 조금 더 특별한 날이었다. 이날 강사였던 '나인컨설팅그룹'의 박성호 대표는 10년 전 산업기능요원으로 경북 구미시의 한 중소기업에서 나와 함께 근무를 했던 동료다. 지금은 어엿한 벤처기업의 대표가 되어 자기 사업을 멋지게 꾸려나가고 있다.

산업기능요원으로 복무했던 회사를 나온 뒤 한번도 만나지 못하고 SNS로만 소식을 전해듣고 지내던 사이였는데 최근에 내가 만들고 있는 창업 관련 팟캐스트 <창업몬>(관련 기사:동네 치킨집 사장님을 팟캐스트 게스트로 섭외하다)에 게스트로 모시게 되면서 10년 만에 얼굴을 볼 수 있었다. 그렇게 다시 인연이 계속되어 창창포럼의 강사로까지 모시게 되었다.

'행복한 회사 만들기'라는 주제로 진행된 박성호 대표의 강의는 연속으로 2시간이 진행되었다.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30분가량이 더 길어졌지만 웃음과 눈물, 감동이 있어 청년들은 뜨겁게 공감했고 지연된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3개월 만에 망할것이 예상되는 회사'라는걸 뻔히 알고 시작했지만 그 회사는 망하지 않았고 지금은 구성원들을 '직원'이 아닌 '식구'라고 부르며 점점 더 멋지고 행복한 회사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 강연 웃음과 눈물이 함께한 나인컨설팅그룹 박성호 대표의 멋진 강의
ⓒ 창창포럼
10년 전 같은 직장의 동료였던 형님의 사업 이야기를 들으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내 옆자리에 앉아서 노트에 열심히 필기까지 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이 사람은 불과 내가 작년까지 다니던 회사에서 옆부서에 근무하던 동료였다.

나보다 좀 더 빨리 회사를 나와 지금은 일본을 왔다 갔다 하며 무역업을 하고 있다. 같은 회사를 그만둔 OB들끼리 지난 연말에 모이면서 '함께 하는 즐거움'을 나누자고 창창포럼을 추천했다.

그리고 그 옆에는 또 다른 나의 지인이 함께 했는데 그 형도 지금 강의를 하고 있는 강사님과 같이 산업기능요원으로 한 회사에 근무하던 동료였다. 산업기능요원 복무가 끝나고 거제도로 내려가 조선회사에서 '용역사원'으로 일을 시작했었는데 지금은 용역회사를 만들어서 사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어려워진 조선 경기 탓에 새로운 먹거리가 필요했고 때마침 옛 동료였던 형님의 강의가 있다고 연락했더니 거제도에서 한걸음에 달려와 주었다.

이렇게 많은 나의 지인들이 참석해 주었고 그동안 창창포럼의 운영진이 된 나는 많은 동료들이 생겨났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라면 어떤 일도 다 해낼 수 있을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도 창창포럼에서 만난 인연들과 함께 팟캐스트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고 그 팟캐스트가 조금씩 유명해져서 지역 공중파 라디오에도 출연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

4개의 프로젝트팀 발족... 그 원대한 꿈의 시작

▲ 창창포럼 제7회 창창포럼 단체사진
ⓒ 창창포럼
'사람부터 모아보자'라는 생각으로 시작한 창창포럼은 이제 꾸준히 참석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정회원'제를 시행한다. 정회원이라고 해서 회비를 내거나 하진 않는다. 창창포럼은 누구나 가벼운 마음으로 함께 할 수 있는 모임이 되기 위해서다. 단지 창창포럼을 통해서 만난 청년들이 아이디어를 모아 창업을 하게 되면 그 수익금의 일부를 창창포럼 운영비로 사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창창포럼의 정회원이 되면 기업의 '사원증'처럼 창창포럼 정회원임을 입증하는 'ID카드'를 제작해서 지급할 예정이다. ID카드 지급 소식에 '대기업 사원이 아니면 잘 가지기 힘들었던 사원증을 태어나서 처음으로 가져보게 됐다'며 기뻐하는 구성원들도 있었다. 이렇게 창창포럼의 구성원들은 사회라는 치열한 환경 속에서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또 위로를 받으며 지내고 있다.

창창포럼이 시작된 지 7개월이 지난 지금, 창창포럼에는 창업을 주제로 한 팟캐스트 <창업몬>을 비롯해 총 4개의 프로젝트팀이 생겨 활동을 시작했다. 창업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모의 체험을 미리 해볼 수 있게 게임 형태의 교육 자료 개발하고 있는 <마블>팀과 '도로명 주소 변경'이라는 키워드와 '홍보'라는 키워드가 만난 미디어 컨텐츠 제작 프로젝트 <웃길來>팀. 그리고 오로지 '진학'과 '취업'만을 위한 교육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청소년들이 꿈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육 프로젝트 <두드림>이 그것이다.

창창포럼의 4개 프로젝트는 1회부터 꾸준히 참석하고 있는 운영진들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또한 창창포럼 정회원제를 도입해 정회원이 된 사람들은 누구나 새로운 프로젝트를 만들고 기존 프로젝트팀에 합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예정이다.

창업에 대한 인프라가 현저히 부족한 '지방'의 서러움을 청년들 스스로 극복하고자 만들어진 창창포럼의 그 원대한 꿈은 하나 하나 모인 청년들의 열정이 더해져 폭우가 쏟아지는 금요일 저녁이라는 악조건속에서도 조금씩 꽃을 피워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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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페이스북과 네이버밴드에서 '창창포럼'을 검색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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