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A 덕분에 한숨돌린 은행주
개인종합관리계좌(ISA)가 급락하던 은행주를 멈춰 세웠다. 금융위원회가 ISA 활성화를 위해 은행주의 투자일임업을 허용하자 은행주가 15일 일제히 상승세를 탔다.
은행주는 지난주 유럽 도이치뱅크발 악재로 급락세를 보였다. 15일 은행업종지수는 전날보다 8.96포인트(4.53%) 오른 206.79에 장을 마쳤다. 이날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가 모두 상승했지만, 은행업종지수의 상승률이 주가지수 상승률보다 높았다. 코스피지수는 1.47%, 코스닥지수는 2.12% 오른 채로 장을 마쳤다.
우리은행(000030)은 전날보다 280원(3.28%) 오른 8810원, 기업은행(024110)은 전날보다 650원(5.68%) 오른 1만1750원에 장을 마쳤다. 광주은행(192530)은 210원(2.81%) 오른 7690원을 기록했다. 제주은행(006220)은 220원(2.70%) 오른 8370원에 장을 마쳤다.
증시 전문가들은 설 연휴를 마치고 유럽 도이치뱅크발 악재로 은행주가 많이 하락하면서 저가매수 주문이 많이 나왔다고 분석했다. 또 ISA 활성화 방안으로 투자일임업에 진출하게 된 것이 은행주에 호재로 작용했다고 해석했다.
김은갑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도이치뱅크가 발행한 코코본드의 이자를 갚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설 연휴 기간 나오면서 지난주 이틀 동안 은행주가 급락세를 보였다”며 “하지만 유럽은행과 국내 은행의 구조가 다르다는 점을 투자자들이 알아차리고 저가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도이치뱅크를 포함한 유럽 은행들은 에너지 회사에 대한 투자 비중이 국내 은행보다 높다. 김 연구원은 “저유가로 에너지 회사가 줄도산하고 있지만 국내 은행들은 에너지 회사 익스포져(위험노출액)는 적은 편이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사모펀드들이 국내 은행주를 저가매수하고 있다. 이달부터 12일까지 사모펀드는 금융업종 종목 23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1월까지만해도 사모펀드는 1000억원 가까이 금융주식을 팔았다.
금융위원회가 14일 발표한 ISA 활성화 방안도 호재가 됐다. 금융위는 ISA 활성화를 위해 증권운용업계의 반발에도 은행의 투자일임업 진출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위의 이번 결정은 증권업종보단 은행업종에 다소 유리한 결정”이라며 “은행은 광범위한 지점망을 기점으로 ISA 계좌 판촉에 증권사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ISA계좌는 5년 동안 유지해야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일단 투자자만 확보하면 은행과 증권사에게 중요한 수수료 수익원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은행주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이미 한 차례 저가매수로 반등한 만큼 종목별로 분석이 필요하다고 봤다. 한 자산운용사의 펀드 매니저는 “올해 기업 구조조정이 예정된만큼 은행별로 위험자산의 노출액을 다시 한번 따져보고, 주가와 실적을 다시 분석해 투자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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