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진의 SBS 전망대] "주사기 재사용, 죄송하고 창피..도덕성 회복 시급"

2016. 2. 15.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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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담 :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

▷ 한수진/사회자:
 
주사기 재사용에 따른 집단 C형 간염. 그 공포가 아직 채 가시지도 않았는데요. 또 비슷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 문제가 연쇄적으로 터져 나오고 있는데 우리 보건당국은 과연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요.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 연결해서 자세한 말씀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재갑 교수님?
 
▶ 이재갑 교수/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이른 아침에 고맙습니다. 원주에서 또 집단 C형 간염이 발생했는데요. 어떻게 또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요?
 
▶ 이재갑 교수/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원주 한 정형외과에서 자가혈 주사 시술을 받았던 사람들 같은데요. 11월쯤에 집단 민원이 있었던 것 같고요. 그래서 역추적해서 2011년부터 2013년 동안 받았던 분들 추적해보니까 927명 중에서 101명이 C형 간염 감염됐다고 확인된 사건인데 다나의원 사건보다 숫자도 좀 많고요. 그래서 더 걱정이네요.
 
▷ 한수진/사회자:
 
지금 C형 간염 양성 반응 보인 사람 중에서 101명이 치료가 필요한 RNA 양성으로 나왔다는데 이건 어떤 상태인 건가요?
 
▶ 이재갑 교수/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C형 간염을 진단할 때 항체의 분리 여부를 먼저 확인하고요. 확진 겸 활동성 여부를 확인할 때 RNA 반응을 보는데요. RNA 반응 양성이라는 얘기는 활동적으로 C형 간염이 증식을 하고 있다는 얘기거든요. 이런 환자가 간수치까지 같이 올라가게 되면 치료를 요한다, 이렇게 얘기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리고 자가혈 주사시술이요. PRP 이건 또 뭔가요?
 
▶ 이재갑 교수/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본인의 피를 뽑아서 혈소판만 분리해서 같이 주사를 놓는 건데 대개 욕창이라든지 상처가 잘 낫지 않고 염증이 회복이 잘 안 되면 혈소판을 넣으면 상처가 잘 낫는다 해서 시술을 하는, 정형외과나 성형외과에서 시술을 하는 시술이긴 하거든요. 혈액을 분리해서 하다보니까 이게 뭔가 오염이 되게 되면 혈액 내 감염들을 일으킬 수 있는데 이렇게 때문에 위생적으로 처리돼야 하는 시술이거든요. 그런데 거기서 문제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환자 자신의 피를 뽑아서 다시 주사하는 시술인데 그래도 감염이 되는 모양이죠?
 
▶ 이재갑 교수/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본인 것을 뽑아서 주사기나 이런 걸 재활용하지 않고 잘 하면 문제가 없겠는데요. 중간에 주사기를 뽑을 때 여러 사람이 썼던 걸 뽑든지 아니면 여러 명이 썼던 주사기로 주사를 하게 되면 그 사이에서 주사를 꼭 피를 뽑거나 넣는 과정 중에 오염이 돼버리면 혈액이 오염이 되는 거기 때문에 그렇게 돼서 퍼지기 시작하면 기하급수적으로 여러 환자에게 C형 간염이나 혈액 내 감염이 퍼질 수 있는 문제가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리고 또 어떤 언론을 보니까 1회용 키트 재사용 의혹 또 튜브 오염 의혹도 재기했던데요. 이것도 하나의 원인이 될 수 있는 건가요?
 
▶ 이재갑 교수/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튜브 같은 거라는 게 혈액을 분리할 때 튜브가 필요하잖아요. 관을 통해서 들어가야 하니까. 튜브를 재사용하기 때문에 그 안에 혈액이 남아있을 수밖에 없으니까 그런 이유를 통해서 다시 문제가 되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1회용 키트라는 건 뭔가요. 한 번 쓰고 버리는 게 아닐까요?
 
▶ 이재갑 교수/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정맥주사 맞을 때 수액병이랑 주사 맞는 부위를 연결하는 키트가 있잖아요. 그걸 재사용했다는 얘긴데 그건 특히 이 시술 같은 경우는 피를 그쪽을 통해서 주고받는 그런 부분이기 때문에 그걸 재사용했으면 튜브 안에 여러 사람의 혈액이 남아있을 수 있잖아요. 그러니까 이런 C형 간염 같은 혈액을 통해서 전파될 수 있는 질환이 전염이 가능하게 되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교수님 이거 신고 받고도 보건당국이 한참동안 제대로 조사를 하지 않았다. 초기대응에 문제가 있었다. 이런 지적이 나오고 있어요?
 
▶ 이재갑 교수/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그러니까 초기에 아마 이미 4월에서 7월 사이에 14명 환자가 있었다고 보고를 받았던 것 같은데 손을 못 쓴 것 같은데요. 이게 그 당시가 메르스 사태가 한창 퍼졌을 때잖아요. 질병관리본부가 전혀 신경을 못 썼던 것 같고 또 이런 문제가 터졌을 때 빨리 공개해서 그러니까 병원 이름을 공개해서 여러 사람이 감염됐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 자체가 정립된 게 메르스 이후에 메르스 때 공개가 늦었던 것 때문에 비난 받으며 생겼잖아요. 그 당시에 메르스 때문에 신경도 못 썼을 뿐만 아니라 이런 질환들을 빨리 공개해서 환자들이 더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런 거에 대한 프로파일 자체가 없었던 시기에 발생해서 문제가 생겼던 것 같습니다.
 

사진=게티 이미지

▷ 한수진/사회자:
 
다나의원만 하더라도 집단감염 사실도 알리고 신고해라, 검사받아라, 이렇게 언론을 통해서 안내하기도 했잖아요. 그런데 이번에는 그런 일이 전혀 없었던 모양이더라고요?
 
▶ 이재갑 교수/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다나의원보다 사건 자체는 전에 있었던 사건이었잖아요. 그러니까 다나의원 사건 터져서 문제가 있었으면 그 당시에 같이 공개가 돼서 같이 진행이 됐어야 하는데 왜 다나의원은 11월쯤에 공개해서 환자를 모집하고 진단 과정을 거쳤는데 왜 여기는 조용히 얘기도 없이 비슷한 사건이 발생됐고 이미 사건 자체가 더 감염자가 많잖아요. 그런데 다나의원 사건 터졌을 때 왜 같이 오픈을 안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일단 이 병원, 원주 한양정형외과의원 폐업을 하긴 했는데 또 주사기 재사용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주사기 재사용이 아니라면 이렇게 많은 101명이나 되는 많은 인원의 C형 간염 감염자들 발생할 수 있는 건가요?
 
▶ 이재갑 교수/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게 혈액 매개 감염인데요. 주된 감염 루트가 성관계라든지 아니면 수혈이라든지 아니면 이런 주사기나 이런 것을 찔렀을 때 발생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그러니까 여러 명이 감염될 수 있는 루트 자체가 별로 없는 감염이거든요. 그래서 병원 안에서 혈액이라든지 주사기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뭔가 오염을 시켰다는 거기 때문에요. 이렇게 집단 발병 자체는 주사기 재사용 같은 그런 상황이 아니면 아예 발생조차 하기 힘든 그런 상황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 또 충북 제천에서도 주사기 재사용 신고가 들어왔다고 하는데요. 교수님 주사기 한 개가 100원도 안 하는 가격이라면서요?
 
▶ 이재갑 교수/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그렇죠. 이게 가격도 얼마 안 하는 상황이고 그 다음에 모든 사람들 사실 일반인조차도 주사기 재사용하면 안 된다는 걸 다 알고 있는 상황인데 의료인이 했다는 것 자체가 같은 의료인으로서 죄송한 마음이고 창피한 생각밖에 안 듭니다.
 
▷ 한수진/사회자:
 
100원도 안 하는 가격인데 얼마나 비용을 아낄 수 있는 건가요. 꼭 이렇게 했어야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 이재갑 교수/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비용 절약 효과로 그 시술 자체가 싼 시술이 아니에요. 주사하는 것 자체가 싼 시술들이 아니어서 주사기 아낀다고 해서 그걸 돈을 많이 벌고 이런 게 아니거든요. 뭔가 무신경하고 그것에 대한 기본 개념이 없든지 아니면 병원 안에서의 이런 주사기 관리나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의사가 관리 감독을 해야 하지만 대부분 병원 직원들한테 위임해서 하게 되는데 통제나 이런 것들을 원장이 제대로 안 했을 가능성이 있거든요. 병원의 내부 문제들이 같이 결부되면서 일이 커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해가 안 됩니다. 지금 보건당국이 공익신고제 활성화하겠다는 방안을 내놓았는데요. 실효성이 있을까요?
 
▶ 이재갑 교수/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게 큰 병원이 아닌 이상에서는 병원에 의사, 간호사, 간호조무사 3~4명 일하는데요. 공익신고하게 되면 누가 신고한지 뻔히 드러나거든요. 몇 명 안 되는 사람 중에서. 그것 때문에 누가 신고할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거꾸로는 만약에 앙심을 품고 거짓 신고해서 주사기 재사용 했는지 여부를 당장에 눈에 보이지 않는 이상에는 증명하기 어렵기 때문에 또 이게 공익신고 자체가 다른 어떤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는 부분이라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처벌을 강화해야 하는 거 아니냐 하는 지적도 있는데 이런 방안은 어떨까요?
 
▶ 이재갑 교수/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처벌 강화도 당연히 중요합니다. 이런 문제가 터지면 현재 이런 거 걸린다고 하더라도 법적으로 할 수 있는 게 보면 정지. 가장 세게 하는 건 취소 정도인데 그러고 나서 해봐야 100여 명 환자들 이미 감염돼 있고 사실 이분들 치료비나 이런 것들 해당 의사를 통해서만 보상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요. 소송 걸면 시간이 엄청 오래 걸리고 보상을 받을지 말지도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상당히 문제여서 처벌 방안도 중요하고 이런 문제 터졌을 때 어떻게 이런 피해를 본 사람들을 어떻게 구제할 건지에 대한 부분들도 같이 정립이 돼야 하는 상황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 한수진/사회자:
 
다나의원 사건 일어난 직후에 의료인 면허 관리 체계 강화하겠다. 여러 가지 대책도 나왔던 것 같은데 그 외에 별 변화가 없었나 봐요?
 
▶ 이재갑 교수/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강화가 돼서 이런 거에 대한 특히 감염병 관리라든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 부수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의사협회에서 노력은 하고 있는데요. 이게 부수 교육을 강화한다고 해서만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의료인 스스로의 자정능력이 중요하거든요. 그러니까 주변에서 이런 의심되는 사례가 의심되면 바로바로 문제가 있지 않은지에 대해서 동료들 자체도 문제가 되면 같은 의사라고 보호하거나 이런 문제가 아니라 환자들이 피해를 보는 상황이니까 바로바로 문제를 제기해야 하고 또 그런 문제가 되는 상황에 대해서 지적을 하면 의사협회나 아니면 보건당국을 통해서 제자리를 잡게 하는 그런 과정들이 필요한데 아직까지 우리나라가 이런 부분들이 별로 없고 의사협회 자체가 징계권이 없어요.

그러다 보니까 의사들 스스로 의사들을 많이 믿지도 못하시기 때문에 징계권을 주려고 하지도 않지만 의사들이 그 사실에 대해서 그 상황에 대해서 가장 먼저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의사협회의 도덕성을 회복시켜 놓고 의사협회의 징계권을 보건당국과 상의해서 줘야 하는 부분도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 한수진/사회자:
 
제도와 처벌의 문제에 앞서서 일단 의료인의 양심, 윤리, 도덕성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재갑 교수/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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