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나라, 15년의 산전수전과 그래도 '맑음'

아이즈 ize 글 고예린 | 사진 MBC 입력 2016. 2. 15. 09:02 수정 2016. 2. 15.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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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글 고예린 | 사진 MBC

“요정도 나이 드네, 우리처럼.” MBC [한번 더 해피엔딩]에서 의사 우연수(황선희)는 응급실에 실려 온 2000년대 초반 걸 그룹 엔젤스의 멤버 한미모(장나라)를 나중에야 알아보며 말했다. 한미모는 ‘엔젤스 빵’이 생길 만큼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걸 그룹의 멤버였지만, 10년 후 재혼컨설팅 업체 공동대표로 살아가는 평범한 30대 여성이다. “헤어진 날에는 술로 마무리를 해야” 한다며 ‘소맥’을 말고, 어느 날 혼자서 돌연사해도 아무도 모를 것이라며 불안해하기도 한다. 한미모의 ‘나이 듦’은, 성숙해졌다기보다 무대 위에서 빛나던 요정이 지금은 현실로 내려와 살아가고 있다는 의미에 가깝다. 자신의 말대로 “열한 번의 적지 않은 연애 경력과 한 번의 법적인 결혼”을 하는 사이, 한미모는 하늘의 ‘엔젤’에서 땅으로 내려왔다.

그리고 그 10여 년 동안 장나라도 현실을 살아갔다. 2002년 “안정환 오빠 한 골 더~”라며 입술을 내밀던 소녀가 “자궁은 안티에이징도 안 된다던데”라는 대사로 서른넷의 직장인 여성을 연기한 시간 말이다. 그 사이 장나라는 “(2004년 중국에 진출할 때) 사기도 당하고 빚도 졌”([문화일보])던 경험도 했고, 2009년에는 SBS [강심장]에서 “우리 가족을 살려주세요”라는 주제로 그가 출연한 영화 [하늘과 바다]를 홍보하면서 아버지가 그에게 아무 말 없이 제작비를 전액 투자한 사연을 이야기했다. 데뷔 1년 만인 2002년 KBS 가요대상을 포함해 8개의 상을 받으며 가수로도 스타덤에 올랐지만, 2014년 인터뷰에서는 “(마지막 앨범 내고) 마이크를 드는데 손이 떨리”고 “목소리도 안 나오”([TV리포트])던 시기를 겪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번 더 해피엔딩]의 첫 회가 방송된 후, 인터넷에는 이 작품 속 장나라와 14년 전 ‘Sweet Dream’ 속 장나라를 비교한 게시물이 올라왔다. 두 작품에서 장나라는 똑같이 칫솔을 물고 있고, 놀랍게도 장나라의 얼굴 역시 거의 변하지 않았다. 작은 체구와 동그란 얼굴, 눈을 크게 뜨고 올려다보는 특유의 표정과 목소리까지, 장나라는 마치 소설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처럼 15년 동안 변함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2001년 MBC [뉴 논스톱]에서 중학생으로 오해를 받는 역할로 등장할 만큼 이미 동안이던 그 얼굴은, 시공간을 떠나 2016년까지 그대로 존재한다. 그리고 [한번 더 해피엔딩]은 한미모의 이석증을 치료해준 신경과 의사 구해준(권율)의 이상형을 빌어 한미모를 이렇게 표현한다. “산전수전 다 겪은 맑은 여자.”

술기운으로 혼인신고를 감행할 만큼 ‘맑음’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여자. 동시에 가정법원 앞에서 씁쓸한 표정으로 이혼 경험을 떠올릴 만큼 ‘산전수전’을 경험한 여자. 구해준의 동료 우연수가 “하나만 골라. 산전수전과 맑은 여자는 함께할 수가 없어”라고 핀잔을 줄 만큼 함께하기 어려운 성격이다. 그러나 SBS [명랑소녀 성공기]에서 ‘명랑소녀’였던 차양순과 전혀 달라지지 않은 장나라의 얼굴은 ‘맑음’을, 때로는 힘든 시절도 있었던 장나라의 ‘산전수전’은 한미모를 현실에서 존재하도록 만든다. [한번 더 해피엔딩] 이전에도 MBC [운명처럼 널 사랑해], MBC [미스터 백] 등에서도 장나라는 현실의 힘겨움과 나이 듦에 대해 고민하면서도 늘 타고난 맑은 성품을 납득시키곤 했다. 이것은 15년간 같은 얼굴을 가진 채 ‘산전수전’을 겪은 장나라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다. 세월은 흘렀고 많은 일이 있었지만 여전히 맑은 얼굴은, 그가 현실적인 풍경을 배경으로 비현실적인 로맨스를 꿈꾸게 하는 캐릭터를 보여줄 수 있게 했다. 하늘 위의 천사처럼 사랑받던 그 시절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산전수전을 겪은 뒤에도 여전히 그때의 무엇이 얼굴에 남아 있다. 그렇다면, 충분히 해피엔딩을 꿈꿀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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