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風, 노령산맥도 못 넘을라.."

2016. 2. 15.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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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교동계 "호남서 끝날수도" 긴장.. "정동영 입당해야 우리도 입당"권노갑-정대철 등 순창 찾아가 설득.. 안철수도 영입 가능성 열어놔더민주 탈당한 신기남엔 선 그어.. 김한길측은 "얘기 들어봐야" 여운
[동아일보]
정동영, 동교동계 방문에 “걱정 안 끼치도록 노력하겠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권노갑 정대철 전 상임고문 등이 13일 전북 순창에 칩거 중인 정동영 전 의원을 찾아가 국민의당 동반 합류를 설득하고 있다. 권 전 고문(가운데)부터 시계방향 순으로 정 전 의원, 이훈평 전 의원, 국민의당 유성엽 의원, 정 전 고문. 유성엽 의원 제공
국민의당을 중심으로 한 야권 재편을 명분으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인사들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안풍(安風·안철수 신당 바람)’에 적잖이 당혹스러운 표정이다. 야권 통합의 중심 역할을 자임한 동교동계도 국민의당 합류 자체를 놓고 고심이 깊은 것으로 전해졌다.

동교동계 좌장인 권노갑 전 상임고문과 정대철 전 고문, 이훈평 전 의원, 국민의당 유성엽 의원 등은 13일 급히 전북 순창으로 정동영 전 의원을 찾아갔다. 국민의당 합류를 설득하기 위해서다. 권 전 고문 등은 “함께 국민의당에 입당하자. 정 전 의원이 해야 우리도 입당한다”며 “동교동계와 국민의당이 60년 야당 전통을 가져가는 마당에 대선 후보였던 정 전 의원도 그걸 이어받아야 되지 않겠나”라고 했다. 그러나 정 전 의원은 “걱정 끼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령의 권 전 고문이 4시간 넘게 걸리는 순창까지 정 전 의원을 찾아간 것은 그만큼 상황이 여의치 않음을 뜻한다. 신당 바람이 광주전남에만 머물며 좀처럼 북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전 의원은 “동교동계는 야권 통합을 위해 탈당한 만큼 정 전 의원이 함께하지 않는다면 국민의당에 입당할 수 없다”며 “‘안풍’이 영호남 경계인 소백산맥은커녕 호남과 충청의 경계인 노령산맥도 넘지 못할 것 같아 걱정”이라고 했다. 게다가 정 전 의원이 전북 지역을 중심으로 독자세력화하면 ‘안풍’은 전북에조차 도달하지 못하고 사그라질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인식이다.

안철수 공동대표 측은 그동안 정 전 의원 영입에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았다. ‘진보’ 색깔을 강화해 온 정 전 의원이 중도 노선을 추구하는 당의 정체성과 맞지 않는 데다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꼭 필요한 현역 의원도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 전 의원이 독자적으로 ‘무소속 연대’를 만들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뒤늦게 비상이 걸린 형국이다.

최근 국민의당에 합류한 장세환 전 의원은 14일 성명을 내고 “만약 정 전 의원이 무소속 연대라도 결성한다면 최소한 전북에서만큼은 상당한 바람을 일으킬 것이 자명하다”며 “국민의당에는 끔찍한 재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안 대표가 정 전 의원 영입에 직접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에 안 대표도 이날 “지금은 정치의 판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 전 의원의 영입 가능성을 열어놨다.

반면 신기남 의원의 합류에 대해선 당 내부 기류가 엇갈리고 있다. 신 의원은 이날 “소위 신진 인사들은 선배 국회의원들을 기득권으로 매도하며 점령군처럼 행세하고 있다”며 더민주당을 탈당했다. 하지만 안 대표는 “(신 의원 합류에 대해) 당내에서 우려와 반대가 많다”며 신 의원 합류에 선을 그었다. 교섭단체 구성에 대해서도 “함께한 의원들이 (교섭단체가 되기 위해) 노력한 것이지, 정당보조금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고 했다. 천정배 대표도 “제일 가까운 동지가 탈당한 것은 마음이 아프다”면서도 “(입당) 얘길 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김한길 상임선거대책위원장 측은 “신 의원의 해명을 들어보면 억울한 측면이 없지 않다”며 교섭단체 구성 등을 위해 신 의원의 합류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다. 신 의원 합류 문제가 또 다른 당내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길진균 leon@donga.com·황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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