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 떠나는 FA 남의철, 코리안 불도저의 결함은?

스포츠 = 김종수 기자 2016. 2. 15.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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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스포츠 = 김종수 기자]
남의철에게 필리핀계 미국인 필립 노버전이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는다. UFC 화면 캡처

‘코리안 불도저' 남의철(34)이 UFC를 떠나게 됐다.

미국 종합격투기 매체 '셔독'은 최근 WEC 챔피언 출신 스콧 조건슨(34·미국), 정찬성을 KO로 잡아낸 선수로 유명한 조지 루프(33·미국) 등 계약 연장에 실패한 파이터들의 명단을 공개했다.

충분히 수긍이 가는 선수가 있는가하면 그렇지 않은 선수도 있다. 남의철은 후자다. 남의철이 뛰고 있는 UFC 페더급에는 '코리안 좀비' 정찬성(29·코리안좀비MMA), '슈퍼보이' 최두호(25·팀매드) 등 많은 코리안 파이터들이 뛰고 있다. 상품성 높은 코리안 파이터들이 둘이나 있다는 점도 남의철에게는 악재라면 악재다.

정찬성은 이름값만 높고 보면 UFC에 진출한 한국선수 중 최고 수준이고, 최두호는 최근 동 체급 신인 중 가장 핫하다. 상품성, 전적에서 가장 밀리는 남의철이 오래 살아남기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남의철이 계약 연장에 실패한 가장 큰 원인은 연패였다. 주최 측에서 좋지 않게 보더라도 지지 않으면 내보낼 명분이 없다. 하지만 남의철처럼 입지가 좁고 UFC에서 이름값이 높지 않은 파이터에게 연패란 곧바로 퇴출로 연결될 수 있다.

스피릿MC, 로드FC 70kg급 챔피언 등을 지냈던 남의철의 UFC 스타트는 좋았다. 남의철은 UFC 데뷔전이었던 마카오 대회에서 토쿠도메 카즈키(28·일본)를 꺾고 '파이트 오브 더 나이트' 보너스(상금 5만 달러)까지 받았다. 성난 황소처럼 달려들어 무자비하게 치고받는 화끈한 파이팅 스타일도 좋은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체급을 내려 페더급에서 활동하면서부터 악재가 끼었다. 필리핀계 미국인 필립 노버(32·미국)와의 경기는 두고두고 아쉽다. 남의철은 1라운드에서 노버에게 밀렸다. 그래플링에 능한 노버에게 포지션 싸움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라운드 내내 붙잡혔다.

1라운드는 빼앗겼지만 2-3라운드는 확실히 남의철이 우세했다. 그럼에도 판정단은 노버의 손을 들어줬다. “필리핀에서 대회가 열렸다는 점에서 필리핀계인 노버가 혜택을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UFC 데이나 화이트 회장까지 트위터를 통해 “심판이 경기를 망쳤다. 어떻게 그런 판정을 내릴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을 남겼을 정도다.

그런 점에서 지난 서울대회에서의 마이크 데 라 토레(30·미국)전 패배는 뼈아프다. 단지 결과만이 말해주는 상황이라 연패는 치명적이었다.

남의철은 언제나처럼 몸을 사리지 않고 불같은 투지로 명승부를 펼쳤지만 유효타에서 밀리며 고배를 마셨다. 기싸움에서는 밀리지 않았지만 지나치게 우직하게 들어가다 초반 점수를 너무 많이 빼앗긴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이 같은 남의철의 스타일은 문제가 많다. 남의철은 타격, 그래플링 등 전체적인 밸런스는 고르게 갖췄지만 정교함 보다는 투박한 쪽에 가깝다. 때문에 어떤 상대를 만나도 진흙탕 싸움을 벌이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한 과정에서 유효타를 많이 허용한다.

마이너단체 같으면 주도권을 잡고 압박해 이길 수 있지만, 기술적으로 뛰어난 선수가 많은 UFC에서는 독이 됐다는 지적이다. 자신의 입지를 생각했을 때 화끈한 경기운영도 좋지만 안정성 위주로 신중하게 접근하는 자세도 필요했다.

향후 남의철의 행보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지만 파이터 생활을 하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북미 2위 단체 ‘벨라토르(Bellator MMA)’ 등 타 무대로 둥지를 옮기는 것은 물론 고향과도 같은 로드FC로의 컴백도 점쳐지고 있다. 로드FC로 올 경우 현 라이트급 챔피언 권아솔(28·압구정짐)과의 라이벌 관계는 더욱 흥미로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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