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터 시티, 통한의 역전패.. 퇴장이 운명을 바꾸다

김태석 2016. 2. 14.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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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터 시티, 통한의 역전패.. 퇴장이 운명을 바꾸다



(베스트 일레븐)

꿈을 현실로 만들어보겠다던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레스터 시티 감독의 말이 빈말이 아닌 듯했다. 11대11의 싸움에서 레스터 시티는 상당히 단단하고 위협적이었다. 하지만 한 명이 빠지니 힘의 무게추는 급격히 아스널 쪽으로 기울었다. 너무도 뼈아픈 퇴장이었다.

레스터 시티가 14일 밤 9시(한국시각)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5-2016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6라운드에서 아스널에 1-2로 역전패를 당했다. 레스터 시티는 전반 45분 제이미 바디의 선제골로 앞서 갔으나, 후반 25분 시오 월콧, 후반 종료 직전 대니 웰백에게 연거푸 실점을 내줘 역전패를 당했다.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선두권 싸움의 방향타를 결정할 중요한 매치업이었기에 양 팀 모두 사력을 다해 경기에 임했다. 인상적인 대목은 원정에 임한 레스터 시티의 경기력이었다. 레스터 시티는 최전방 공격수 바디부터 강력한 압박을 통해 아스널이 장기인 빌드업을 편하게 하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은골로 칸테를 중심으로 한 레스터 시티 미드필더들의 조직적 압박 전략을 의식한 아스널이 템포를 조절하며 상대의 공간을 탐색하려 했으나, 톱니바퀴같은 조직력과 엄청난 활동량을 무기로 내세운 레스터 시티의 플레이에 좀처럼 허점을 찾지 못했다. 아스널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찬스를 잡는다손 치더라도, 레스터 시티 수비수들이 온몸을 던지는 육탄방어를 펼치며 그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레스터 시티는 본인들이 잘하는 경기가 아닌, 상대가 못하게끔 하는 경기를 펼친 것이다. 단순히 수비 지향적 전술에 의한 소극적 경기 운영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레스터 시티의 경기력은 찬사가 아깝지 않았다. 전반 15분 마크 알브라이튼의 크로스를 받은 제이미 바디의 헤딩 슈팅, 전반 38분 칸테의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 등 역습 상황에서 도리어 아스널보다 더 위협적 장면을 만들어냈다. 결국 먼저 선제골을 만들어 낸 팀도 레스터 시티였다. 전반 45분 바디가 나초 몬레알에게서 페널티킥을 얻어낸 후 직접 해결했다. 다소 오심인 듯한 판정이긴 했어도 어쨌거나 먼저 득점에 성공한 만큼, 전반전은 소기의 목적 이상을 달성하고 마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시종일관 경기를 주도한 아스널 처지에서는 짜증이 날 수밖에 없는 경기였다고 할 수 있겠다. 이 때문에 아스널은 후반 시작과 함께 공격 템포를 끌어올려 레스터 시티 수비진을 더욱 거세게 몰아세웠다. 이에 레스터 시티는 카드를 불사하는 수비로 상대의 공세를 막으려 했는데 이것이 화근을 불렀다.

후반 9분 대니 심슨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한 것이다. 심슨의 도전은 다소 무모했다. 후반 4분 이미 경고 한 차례를 받았던 심슨은 지루에게 배후를 내주자 다급한 나머지 손으로 잡아채는 파울을 저질렀는데, 차라리 위험 지역이 아니었기에 동료와 협력 플레이를 통해 지연시키는 영리한 플레이를 펼쳤어야 했다. 어쨌든 심슨의 퇴장은 경기 흐름을 일순간에 뒤바꿔버렸다.

아스널의 패스 플레이를 압박과 활동량으로 짓눌렀던 레스터 시티의 체력 소모는 전반 초반부터 꽤나 심했었다. 그런데 10대11 상황이 됐으니 체력은 더욱 고갈될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뜨거운 에너지를 갖고 있는 레스터 시티라 할지라도, 한 명이 부족한 상황에서 똑같이 상대하는 건 무리였다. 결국 리아드 마레즈를 빼고 수비에 좀 더 힘을 불어넣을 수밖에 없었다. 이는 경기 흐름을 아스널의 공격 일변도로 흐르게 하는 결정적 이유였다.

결국 레스터 시티는 후반 25분 월콧에게 실점을 당했다. 우측면에서 넘어온 크로스를 지루가 머리로 방향을 바꾸자 교체 투입된 월콧이 페널티박스 안을 파고들며 오른발 슈팅으로 가볍게 밀어넣었다. 실점했다고 해서, 승리를 위해 공격적 승부수를 던질 수도 없었다. 레스터 시티는 20분이 넘는 시간동안 아스널의 세찬 공격을 버텨야만 했다. 결국 경기 종료 직전 외질의 프리킥을 이어받은 웰백의 헤딩 슈팅이 허망하게 역전패를 당했다.

레스터 시티 처지에서는 이길 수 있었던 경기가 패배로 둔갑했다. 선두 싸움에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굳힐 수 있었다. 그랬기에 이 패배는 레스터 시티에 있어 너무도 뼈아프다. 패배의 원인이 컨트롤할 수 있었던 경고 누적 퇴장이었다는 점이 라니에리 감독의 뇌리에 내내 남을 듯하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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