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도의 날' 다시 수면 위로

박미라 기자 2016. 2. 14.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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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옛 제주인들은 이어도를 ‘이상향’으로 생각했다. 바다로 나가 돌아오지 않는 어부들이 가는 전설의 섬이자 피안의 섬, 극락의 상징이었다. 해녀들은 척박한 섬 생활의 끝에 이상향인 이어도가 있다고 믿으며 거친 파도와 싸웠고 ‘이어도사나’와 같은 민요를 즐겨 불렀다.

제주에서 ‘이어도 문화의 날’ 조례를 제정하려는 논의가 다시 이어지고 있다. 제주도는 지역 여성단체인 제주여성리더십포럼이 서명운동을 벌여 제정을 청구한 ‘제주도 이어도 문화 보존 및 전승 조례안’을 제주도의회에 부의했다고 14일 밝혔다. 주민 발의로 이어도 문화의 날 조례제정이 추진되는 것은 처음이다.

2007년부터 두 차례에 걸쳐 이어도의 날 지정 조례안이 의회에 상정됐지만 중국과의 외교 마찰을 우려하는 제주도 등의 반대로 통과되지 않았다. 의회는 오는 25일 임시회에서 이 안건을 논의한다. 조례안은 1년 중 조수간만의 차가 가장 큰 음력 7월15일(백중사리)을 ‘이어도 문화의 날’로 지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어도와 관련된 문화행사, 학술연구 등을 할 수 있고 제주도는 이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이어도는 제주 서귀포시 마라도 남서쪽 149㎞에 위치한 암초로, 정부는 2003년 이곳에 종합해양과학기지를 완공했다. 문제는 중국과도 247㎞ 떨어져 있어서 한국과 중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이 중첩되는 곳이라는 점이다. 양국은 해양경계획정 회담을 진행하고 있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제주에서는 이어도를 하나의 문화로 보고 있다. 제주여성리더십포럼은 이번 조례안의 경우 이어도 문화를 전승하기 위한 것이고 지정학적 위치 등 민감한 부분은 제외한 만큼 외교 문제와는 상관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정부와 제주도는 외교적 마찰과 관광객 유치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조례 제정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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