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에 난개발..팔당호 수질 2년째 제자리

최인진 기자 2016. 2. 14.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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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연간 물 유입량 절반가량 감소…유속 같이 느려져
ㆍ주변 무허가 축산농가 7천여곳 분뇨 등 실태 조사

수도권 주민 식수원인 팔당상수원 수질이 2년째 나아지지 않고 있다. 수질 악화는 겨울 가뭄 탓도 있지만 정부의 규제 완화로 인한 무분별한 개발도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도는 지난해 팔당호의 연평균 생물 화학적 산소요구량(BOD)은 1.2㎎/ℓ로 조사됐다고 14일 밝혔다. 팔당호 연평균 BOD는 2011∼2013년 3년간 1.1㎎/ℓ였으나 2014년 1.2㎎/ℓ로 상승한 후 지난해부터 2년째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수치는 팔당호 수질을 대표하는 팔당댐 2지점(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의 댐 앞)의 BOD를 매월 조사해 평균을 낸 것이다.

경기도는 지난해부터 계속된 겨울 가뭄 영향으로 인해 이런 현상이 빚어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경기도수자원본부에 따르면 팔당호로 흘러들어 오는 물의 연간 유입량은 40억t을 넘는다. 그런데 2014년 20억t, 지난해 15억2000만t으로 2년 새 절반가량이나 줄었다. 담수 체류기간도 평균 6.5일인데 지난해의 경우 최대 16일에 달하고 있다. 현재 팔당호는 유입량 감소로 물 흐름도 현저히 느려졌다.

정부의 규제 완화로 인한 무분별한 개발도 원인이 되고 있다. 정부가 1993년 준농림지 제도를 도입한 뒤 환경 파괴가 이어졌다는 것이다. 현재 팔당호 주변에는 소규모로 산업폐수를 배출하는 업소가 1572곳으로, 전체 배출시설의 98.4%를 차지하고 있다.

신고나 허가 없이 운영 중인 축산농가도 1만1210곳 중 7349곳(66%)에 이른다. 이들 업소와 축산농가에서 배출되는 오·폐수와 가축 배설물 등이 상수원에 유입되면서 수질 오염을 가중시키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도는 가뭄 상태가 올 상반기까지 지속되면서 수질 오염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모니터링 및 오염원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는 19일까지 팔당호 유역 158.8㎢(남양주·양평 등 4개 시·군)에 대한 오·폐수 및 축산 분뇨 등 실태 조사를 벌이는 중이다. 이 결과를 토대로 수질오염 단속 및 상수원관리 업무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2014년 팔당호 BOD가 0.1㎎/ℓ 올라간 뒤 2년째 제자리걸음”이라면서 “겨울 가뭄이라는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지만 수질개선사업 확대와 함께 대상 지역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오염원 차단에도 힘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인진 기자 ijcho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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