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플러스] 밀입국해 잠적한 외국인, 어디서 뭘 하나?

윤성철 김태윤 2016. 2. 14.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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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최근 제주도에 무비자로 입국한 뒤 잠적하는 외국인들이 사회적 문제가 됐는데요.

단기 관광비자를 받아 입국한 뒤 불법 체류하거나, 아예 밀입국을 하는 외국인들도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렇게 사라진 외국인들, 과연 어디서,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요?

먼저 윤성철 기자가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중국동포들이 많아 '옌볜거리'로 불리는 서울 가리봉동입니다.

노래방에 들어가자 남성 손님들로 북적입니다.

도우미 호출이 이어집니다.

[노래방 주인]
"아가씨 예쁜 애 하나 보내달라고 해."

이곳에서 만난 한 20대 여성, 그런데 우리 말을 못합니다.

중국인입니다.

[중국인 도우미]
"한국에 온 지 5일 됐대요. 한 달 (관광) 비자인데, 노래방 도우미는 비자 같은 거 안 보니까…."

관광비자로 입국한 뒤 이곳에 취업했습니다.

중국말이 통하고 돈벌이가 쉬운 곳을 찾다 보니 가리봉동에 오게 됐습니다.

8년 가까이 불법 체류를 하고 있는 한 중국인 여성을 만나 봤습니다.

이 여성은 지난 2008년 3개월짜리 관광비자로 입국해 지금도 농장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중국인 불법체류자]
"농촌 같은 데, 오이 따는 곳. 우리 있는 데는 (중국인이) 10명 정도 많이 있어."
(불법체류인데 신경 안 쓰던가요, 농장에서는?)
"그런 거 안 물어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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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지숍 간판이 붙은 한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어두컴컴한 통로 안에 불법 개조된 쪽방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습니다.

대부분 공사장에서 막노동일을 하는 불법 체류 중국인 남성들의 숙소입니다.

비좁은 방에 비상구도 없어 안전사고 우려가 높지만, 월세 10만 원이라는 저렴한 가격 때문에 찾는 사람은 끊이지 않습니다.

[불법 고시원 주인]
"중국인 사람들이 관광비자로 들어오든 단기비자로 들어오든 얼마나 많이 들어오는지 몰라요. 더 살면 여기에서 돈 벌고, 그런데 불법이라…."

관광 비자를 이용해 일단 입국만 하면 일자리와 숙소가 사실상 보장되기 때문에 불법 체류는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더구나 비자를 받은 기록만 있으면 체류기간에 상관없이 언제든 자진출국 형식으로 중국에 되돌아갈 수 있는 점도 문제입니다.

[직업소개소 관계자]
"처벌은 없고, 앞으로 (한국에) 못 온다는 것뿐이에요. 한국 정부에서 다 잡아가면 누가 일해, 농촌에 가서 돼지 누가 먹여. 농장 가면 가득 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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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문제는 비자 없이 국내로 들어오는 밀입국 외국인들입니다.

주로 비자 면제지역인 제주도를 통해 입국한 뒤 잠적하는 수법입니다.

이런 밀입국 뒤에는 베트남과 태국에서 활동 중인 브로커들이 있었습니다.

김 모 씨는 최근 베트남에 있는 밀입국 브로커 조직으로부터 '송출책' 역할을 제의받았습니다.

외국인을 한국으로 직접 데리고 들어가라는 요구였습니다.

[김 모 씨/밀입국 브로커 제의 경험자]
"태국으로 들어오게끔 티켓을 끊어줄 테니까 형도 한 번 해보라고…."

김 씨를 통해 현지 한국인 밀입국 브로커와 접촉해 봤습니다.

외국인 노동자가 필요하다고 하자, SNS로 20대 베트남 남성의 사진을 바로 보내줍니다.

[밀입국 브로커]
"그 사람은 똘망똘망하니까 더 주라고 해요, 월급. 여기 베트남 사람이든 태국 사람이든 진행해 드릴게요."

베트남과 태국에서 활동 중인 브로커들은 태국 공항을 경유해 밀입국시키는데, 현지 공항 직원들과 연계돼 있어 문제없다고 말합니다.

[밀입국 브로커]
"브로커들이 (연계된 공항) 당직 근무자가 근무하는 날 몇 월 며칠 날 몇 시 비행기 티케팅해라 하면 나가는 거죠."

밀입국자들로부터 받는 비용은 한 명당 1만 2천 달러, 우리 돈 1천4백만 원에 달합니다.

브로커들의 밀입국 창구는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제주공항이었습니다.

한국인 브로커가 외국인과 함께 제주공항으로 들어온 뒤 이들의 신원을 보증해주는데, 외국인이 도망가더라도 보증인에 대한 별다른 제재가 없다는 점을 노렸습니다.

[법무부 출입국심사과 관계자]
(외국인이 도주를 했을 때 별다른 제재는 없는 거네요?)
"네. 처벌이나 과태료나 그런 게 있는 것은 아니고요."

지난 한해 제주도로 입국했다 잠적한 외국인은 4천300여 명, 4년 전보다 15배나 증가했습니다.

MBC뉴스 김태윤입니다.

(윤성철 김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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