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CJ헬로비전 M&A 쟁점 분석] 요금상한제·정액승인제 등 곳곳 규제.. 당장 요금인상은 쉽지않아
파이낸셜뉴스 2016. 2. 14. 19:10
[SKT-CJ헬로비전 M&A 관전 포인트.. (1)방송·통신요금 오를까
[SKT-CJ헬로비전 M&A 관전 포인트.. (1)방송·통신요금 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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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을 둘러싼 논란이 논리 없는 싸움으로 변질되고 있다. 이번 M&A는 국내 최대 이동통신 회사의 케이블TV 업계 1위 업체 인수라는 점에서 미디어 산업 지형변화의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다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또 세계적으로 방송과 통신기업의 결합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M&A가 소비자 후생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과 SK브로드밴드를 오는 4월 1일 합병한다는 일정을 정해 놨다. 합병이 45일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소비자 후생에 대한 영향과 산업적 의미를 예상해볼 수 있는 구체적인 분석은 아직 부족한 가운데 관련 업체들의 이해싸움만 팽팽한 게 현실이다. 파이낸셜뉴스는 정부의 국민 의견 수렴과 공청회를 앞두고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M&A를 깊이 있게 들여다볼 관전포인트를 짚어본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M&A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는 '내가 실제로 내는 방송.통신서비스의 요금이 늘어날까, 줄어들까'일 것이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M&A를 반대하는 KT와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시장 지배력이 방송과 초고속인터넷 시장으로 전이되면 장기적으로 요금이 오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SK텔레콤은 통신요금과 방송요금은 정부의 심사를 받기 때문에 요금이 오를 가능성은 없다고 맞서고 있다. 오히려 결합상품이 다양화되는 만큼 소비자 선택권이 넓어지고 결합할인에 따른 이용자 후생이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유료방송 경쟁 팽팽… 요금인상 갑론을박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M&A가 이뤄지면 요금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경제학 교수진에 용역을 의뢰했다.
LG유플러스가 발표한 용역보고서 'SKT-CJ헬로비전 기업결합의 경제적 효과분석'에 따르면 기업결합 시 가격인상 가능성을 나타내는 지수인 '가격인상압력지수(GUPPI)가 이번 M&A의 경우 30.4%에 달한다. LG유플러스는 "학계에서는 GUPPI가 10% 이상이면 요금인상 요인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동일 지역 내 A제과점과 B제과점이 있다고 가정할때 두 제과점 중 한곳이 빵 가격을 인상하면 소비자들은 가격을 올리지 않은 다른 제과점을 이용한다. 그 결과 상품가격을 올린 제과점은 요금인상에 따라 마진은 오르지만 소비자들이 다른 제과점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판매량이 줄어 전체 매출도 감소한다.
하지만 A제과점이 B제과점을 인수하면 A제과점이 빵 가격을 올려도 고객들이 B제과점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A제과점과 B제과점의 전체 매출이 올라간다는 것이다. 이런 가능성을 분석한 것이 GUPPI다.
LG유플러스는 인터넷TV(IPTV) 사업자가 사실상 동일 서비스인 케이블TV 사업자인 CJ헬로비전을 인수하기 때문에 다른 M&A보다 GUPPI가 높다고 지적한 것이다.
하지만 SK텔레콤은 LG유플러스가 분석한 GUPPI가 신빙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번 M&A의 GUPPI가 높아야 한다는 결과를 전제하고 연구를 수행했으며 GUPPI를 산정하기 위해 필요한 서비스의 마진율 등은 기업의 상세 재무지표 분석이 필요하지만 LG유플러스는 단순히 공시자료를 피상적으로 분석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도 LG유플러스의 GUPPI 분석에 오류가 많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시장에 사업자가 둘 뿐이라면 GUPPI가 높을 수밖에 없지만 유료방송 시장 1등 사업자인 KT를 비롯해 다양한 경쟁자들이 있어 수요 대체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또 우리나라의 경우 케이블TV는 요금상한제, IPTV는 정액승인제라는 정부의 요금규제를 받고 있기 때문에 특정 사업자가 임의적으로 요금을 인상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결합 심사를 하면서 GUPPI 지수를 분석하겠지만 LG유플러스의 용역보고서만큼 높은 수치가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우리나라는 요금에 대한 규제가 강력하기 때문에 지수가 높더라도 사업자가 실제로 당장 요금을 인상할 가능성은 0%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결합상품 혜택 vs. 장기적 경쟁 제한
이번 M&A가 승인되면 CJ헬로비전의 케이블TV 가입자가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상품을 함께 사용할 경우 요금을 할인받는 결합상품을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CJ헬로비전 케이블TV를 이용하면서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서비스를 이용하던 가입자들은 당장 일정부분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이번 M&A는 소비자들에게 이익이다. 이번 M&A를 찬성하는 측에서는 결합상품 다양화를 통해 소비자 후생이 증대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번 M&A를 반대하는 측에서는 당장의 요금할인 보다는 장기적으로 경쟁이 제한되는 점을 더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양대학교 이호영 교수는 "설령 일정부분 결합으로 인한 효율성 효과가 있더라도 이 효과가 경쟁을 제한하는 것을 압도할만큼 큰 효용인지를 따져봐야 한다"며 "효율성 증대효과가 경쟁제한의 폐해보다 크지 않다면 이번 M&A는 장기적으로 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이동통신 시장에서 지배력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되는 SK텔레콤이 초고속인터넷이나 유료방송시장에서까지 지배력을 활용해 가입자를 모으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사실 지배력 전이 논란은 이번 M&A 발표가 있기 전부터 방송통신시장의 '뜨거운 감자'였다.
특정시장의 지배력이 다른시장으로 전이되면 결국 경쟁이 축소될 수밖에 없고 경쟁이 축소되면 소비자들은 싼 요금으로 양질의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된다.
전문가들은 지배력 전이에 대한 정부의 판단이 이번 M&A 승인의 키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정부가 인가조건으로 CJ헬로비전이 아닌 다른 케이블TV 사업자도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상품과 결합상품을 내놓을 수 있도록 해 지배력 전이를 막을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방송통신 시장에서 이용자 후생을 높이고 요금부담을 줄이기 위해 경쟁을 촉진하는 정책기조를 유지해왔다"며 "이번 기회에 결합상품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세우고 통신시장 지배력이 유료방송시장으로 전이되지 않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준 기자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M&A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는 '내가 실제로 내는 방송.통신서비스의 요금이 늘어날까, 줄어들까'일 것이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M&A를 반대하는 KT와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시장 지배력이 방송과 초고속인터넷 시장으로 전이되면 장기적으로 요금이 오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SK텔레콤은 통신요금과 방송요금은 정부의 심사를 받기 때문에 요금이 오를 가능성은 없다고 맞서고 있다. 오히려 결합상품이 다양화되는 만큼 소비자 선택권이 넓어지고 결합할인에 따른 이용자 후생이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유료방송 경쟁 팽팽… 요금인상 갑론을박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M&A가 이뤄지면 요금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경제학 교수진에 용역을 의뢰했다.
LG유플러스가 발표한 용역보고서 'SKT-CJ헬로비전 기업결합의 경제적 효과분석'에 따르면 기업결합 시 가격인상 가능성을 나타내는 지수인 '가격인상압력지수(GUPPI)가 이번 M&A의 경우 30.4%에 달한다. LG유플러스는 "학계에서는 GUPPI가 10% 이상이면 요금인상 요인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동일 지역 내 A제과점과 B제과점이 있다고 가정할때 두 제과점 중 한곳이 빵 가격을 인상하면 소비자들은 가격을 올리지 않은 다른 제과점을 이용한다. 그 결과 상품가격을 올린 제과점은 요금인상에 따라 마진은 오르지만 소비자들이 다른 제과점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판매량이 줄어 전체 매출도 감소한다.
하지만 A제과점이 B제과점을 인수하면 A제과점이 빵 가격을 올려도 고객들이 B제과점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A제과점과 B제과점의 전체 매출이 올라간다는 것이다. 이런 가능성을 분석한 것이 GUPPI다.
LG유플러스는 인터넷TV(IPTV) 사업자가 사실상 동일 서비스인 케이블TV 사업자인 CJ헬로비전을 인수하기 때문에 다른 M&A보다 GUPPI가 높다고 지적한 것이다.
하지만 SK텔레콤은 LG유플러스가 분석한 GUPPI가 신빙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번 M&A의 GUPPI가 높아야 한다는 결과를 전제하고 연구를 수행했으며 GUPPI를 산정하기 위해 필요한 서비스의 마진율 등은 기업의 상세 재무지표 분석이 필요하지만 LG유플러스는 단순히 공시자료를 피상적으로 분석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도 LG유플러스의 GUPPI 분석에 오류가 많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시장에 사업자가 둘 뿐이라면 GUPPI가 높을 수밖에 없지만 유료방송 시장 1등 사업자인 KT를 비롯해 다양한 경쟁자들이 있어 수요 대체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또 우리나라의 경우 케이블TV는 요금상한제, IPTV는 정액승인제라는 정부의 요금규제를 받고 있기 때문에 특정 사업자가 임의적으로 요금을 인상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결합 심사를 하면서 GUPPI 지수를 분석하겠지만 LG유플러스의 용역보고서만큼 높은 수치가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우리나라는 요금에 대한 규제가 강력하기 때문에 지수가 높더라도 사업자가 실제로 당장 요금을 인상할 가능성은 0%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결합상품 혜택 vs. 장기적 경쟁 제한
이번 M&A가 승인되면 CJ헬로비전의 케이블TV 가입자가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상품을 함께 사용할 경우 요금을 할인받는 결합상품을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CJ헬로비전 케이블TV를 이용하면서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서비스를 이용하던 가입자들은 당장 일정부분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이번 M&A는 소비자들에게 이익이다. 이번 M&A를 찬성하는 측에서는 결합상품 다양화를 통해 소비자 후생이 증대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번 M&A를 반대하는 측에서는 당장의 요금할인 보다는 장기적으로 경쟁이 제한되는 점을 더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양대학교 이호영 교수는 "설령 일정부분 결합으로 인한 효율성 효과가 있더라도 이 효과가 경쟁을 제한하는 것을 압도할만큼 큰 효용인지를 따져봐야 한다"며 "효율성 증대효과가 경쟁제한의 폐해보다 크지 않다면 이번 M&A는 장기적으로 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이동통신 시장에서 지배력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되는 SK텔레콤이 초고속인터넷이나 유료방송시장에서까지 지배력을 활용해 가입자를 모으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사실 지배력 전이 논란은 이번 M&A 발표가 있기 전부터 방송통신시장의 '뜨거운 감자'였다.
특정시장의 지배력이 다른시장으로 전이되면 결국 경쟁이 축소될 수밖에 없고 경쟁이 축소되면 소비자들은 싼 요금으로 양질의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된다.
전문가들은 지배력 전이에 대한 정부의 판단이 이번 M&A 승인의 키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정부가 인가조건으로 CJ헬로비전이 아닌 다른 케이블TV 사업자도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상품과 결합상품을 내놓을 수 있도록 해 지배력 전이를 막을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방송통신 시장에서 이용자 후생을 높이고 요금부담을 줄이기 위해 경쟁을 촉진하는 정책기조를 유지해왔다"며 "이번 기회에 결합상품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세우고 통신시장 지배력이 유료방송시장으로 전이되지 않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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