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 대출 절반도 못갚았는데.."

정순우,진영태,김규식 2016. 2. 1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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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상회 대리점도 피해 속출유일호 "거래 끊기지 않게 해달라"

◆ 한반도 긴장 고조 ◆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 서울 뉴국제호텔에서 열린 `개성공단 입주기업 지원을 위한 민관합동간담회`를 주재하면서 주요 경제단체에 입주 기업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이충우 기자]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3년 전 공단 가동 중단 당시 긴급하게 대출받은 '경영안정자금'도 제대로 상환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상황이 정상화되지도 않은 와중에 공단에서 쫓겨나다시피 철수했는데 이번에 내놓은 정부 지원책 역시 3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아 기업인들의 반발은 극에 달하고 있다.

14일 중소기업진흥공단에 따르면 2013년 개성공단 가동 중단과 관련해 61개 기업이 대출받은 긴급경영안정자금은 총 377억원이었으며 이 중 현재까지 남아있는 금액은 247억원으로 총액의 65.5%에 이른다. 2013년 4월 3일 만들어진 이 긴급자금은 123개 개성공단 가동기업의 모기업을 대상으로 기업당 연간 10억원 한도로 2% 금리에 제공됐다. 만기는 1년, 기업 요청에 따라 2년 6개월까지 연장 가능했으며 이후 3년간 분할상환하게 돼 있다.

중진공 측은 "절반 정도 기업은 1년 안에 조기상환했고 나머지 기업들은 만기를 연장해 천천히 갚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입주기업 관계자는 "아직 긴급자금을 상환하지 못한 기업은 주로 3년 전 공단 가동 중단으로 문 닫을 위기에 처했던 소규모 기업들"이라며 "아직 과거의 상처가 채 아물지도 않았는데 더 큰 상처가 생긴 셈"이라고 말했다.

개성공단 가동 중단으로 공단 제품을 유통하고자 만들어진 개성공단상회 대리점주들도 영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개성공단상회에 따르면 현재 경기 북한산성점, 서인천점, 경남 진주·창원점, 대전 둔산점 등 전국에서 5개의 대리점이 운영되고 있다. 대리점주는 매장을 열기 위해 초기 투자비로 1억~3억원가량을 투자했으나 대부분 대리점이 지난해 하반기에 문을 열어 실제 영업기간은 6개월도 채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누적 매출은 가장 많은 곳이 8000만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시점에서 제품 공급이 끊긴다면 매장 운영비는 물론, 투자 원금도 못 건지는 셈이다. 경협보험금 등으로 일부 피해라도 보상받을 수 있는 입주기업과 달리 대리점 피해에 대한 보상은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

입주기업에서 시작된 피해가 협력사, 대리점으로까지 확산되자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14일 오후 '개성공단 입주기업 지원을 위한 민관 합동 간담회'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임종룡 금융위원장, 주영섭 중소기업청장 등 경제부처 수장이 모두 참석했으며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 김인호 무역협회장,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장 등 주요 경제단체장도 모였다. 유 부총리는 "개성공단 입주기업과 거래하는 회원사들이 납품기한과 대금지급 기한을 연장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경제단체에 요청했다. 유 부총리는 또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대체생산지를 마련하고 경영을 정상화할 때까지 가급적 거래를 유지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정순우 기자 / 진영태 기자 / 김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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