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BM까지 北전역 미사일 기지화..美 패트리엇 맞대응 '긴장'

안두원,노승환 2016. 2. 14.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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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커드·노동·무수단이어 미사일 3단계 벨트 완성시험발사 없었지만 대기권 재진입 기술 확보한듯

◆ 한반도 긴장 고조 ◆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KN-08'을 초기 배치 단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북한의 미사일 기술 수준이 그동안 한·미가 공개한 수준을 능가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군은 14일 "북한이 아직 ICBM 기술은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북한이 고난도 기술인 재진입체(Re-entry Vehicle) 제작 능력을 습득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북한은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인 '무수단'을 수년 전부터 실전 배치한 것으로 군은 평가하고 있다. 북한은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올인'하고 있다는 점에서 KN-08 기술도 상당 수준 확보한 것으로 관측된다.

◆ 시험 발사 않고 미사일 배치 강행

북한이 수차례 장거리 로켓 발사 성공으로 습득한 탄도미사일 발사 기술이 무기체계로 구현되기 위해서는 재진입체 기술과 결합돼야 한다. 우주 공간까지 올라갔다가 지상 목표를 향해 내려오는 탄두가 대기권에 다시 들어올 때 섭씨 6000~7000도의 고열과 엄청난 압력을 견뎌야 하기 때문이다. 군 당국은 북한이 중·장거리 미사일은 시험발사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재진입체 제작 기술은 없는 것으로 평가해왔다. 그러나 시험발사가 재진입체 기술 습득에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시설에서 고온과 고압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낼 수도 있고 북한이 미사일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했던 이란으로부터 재진입체 제작에 필요한 자료를 입수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란은 북한의 노동 미사일을 수입해 샤하브3 미사일을 개발했고 이를 개량한 가드르(Ghadr) 미사일을 시험발사한 사례가 있다. 북한이 미·러 수준으로 완벽하지는 않지만 재진입체 기술을 나름대로 갖춘 것으로 평가되는 이유다. 미 정보당국이 'KN-08'이 초기 배치 단계라고 언급하고 미국에 실질적인 위협이라고 우려한 것도 북한의 재진입체 기술이 상당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KN-08을 공개한 것은 2012년 4월 15일 김일성 생일 기념 군사퍼레이드였다. 당시 화면을 통해 이를 접한 전문가들 사이에서 '종이를 덧대 만든 가짜'라는 의혹과 함께 이동식 발사대 차량의 바퀴 상태를 통해 진짜로 보인다는 의견이 맞섰다. 이후 2013년 7월 북한은 전승절 기념식에서 외형이 한층 업그레이드된 '화성 13호'(북한식 명칭)를 선보였다. 이때도 모크 업(mock up·모형)이라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북한이 ICBM 개발을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한·미 군당국은 평가했다. 세 번째 개량형이 공개된 것은 2015년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에서였다.

◆ 북, 사거리별 미사일 배치

북한이 KN-08을 초기 배치하는 단계에 이른 것은 북한 전역에 구축된 3개의 미사일 벨트가 완성되는 의미가 있다. 사거리가 짧은 것은 비무장지대(DMZ) 인접한 곳에, 사거리가 긴 것은 중앙지역과 후방지역에 배치해 놨다는 얘기다. 특히 후방에 무수단 중거리 미사일에 이어 KN-08까지 추가돼 북한이 창설한 전략로켓군의 전력이 더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DMZ에서 북쪽으로 50~90㎞ 떨어진 지역에 구축된 제1벨트는 스커드여단이 자리를 잡고 있다. 사거리가 300~700㎞로 짧아 남한 전역을 타격권에 두기 때문이다. DMZ 북방 90~120㎞에 구축된 제2벨트는 노동미사일여단이 맡고 있다. 제3벨트는 DMZ에서 175㎞ 북쪽으로 30~50여 기로 추정되는 무수단미사일이 배치돼 있다. KN-08까지 3벨트 지역에 배치되면 미국 본토까지 사거리에 들어간다.

◆ 미군 전력 한반도 잇단 투입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미군 전력이 잇달아 한국에 투입되고 있다. 미국이 한국에 패트리엇(PAC-3) 미사일 부대를 순환 배치했고 다음달 7일부터 4월 30일까지 진행하는 키리졸브(KR) 및 독수리연습(FE)에는 미 해군의 핵 항공모함 존 C 스테니스(CVN-74) 전단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미사일 방어부대 배치는 방어적 수단이지만 북한의 도발 이후 한반도와 동북아에 고조된 긴장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평가다. 또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을 계기로 국내 일각에서 불을 지피는 미국의 전술핵 배치나 우리 정부의 핵무장론을 불식하기 위한 미국 측의 포석이 깔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과 대화의 문이 모두 닫히면서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이나 DMZ에서 국지적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안두원 기자 / 노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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