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활로 노래하면 막혔던 곳 풀렸죠"

류태형 2016. 2. 14. 18:3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클라라 주미 강을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공항 도착 직후라며 부은 얼굴을 걱정했다. 2015년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4위에 오른 지 반년 만이었다. 그녀는 콩쿠르에 나가길 잘 했다고 운을 뗐다. 안 나갔다면 지금만큼 연주가 들어오지 않았을 거라 했다.
20대를 마감하며 후회 없이 도전하고 싶었어요. 이미 인디애나폴리스 콩쿠르에서 우승하지 않았냐고 반대하는 분들도 많았죠. 조언을 잘 듣는 편인 제가 이번엔 저의 생각대로 했어요. 결국 게르기예프와 협연할 기회가 주어졌고, 기돈 크레머로부터도 좋은 연주가 들어왔죠.”결선 연주 영상을 보면 주미 강의 왼손에 보라색 멍 자국이 잡힌다. 많은 이들이 안타까워했다. 그런데 멍 자체는 보기만큼 심각한 게 아니라고 했다. 당시 주미 강은 근육에 심각한 무리가 왔다. 2차에서 리사이틀 끝나고 악기를 못 들었다. 진통제 다섯 알을 먹고 무대에 올라 모차르트 협주곡을 연주했다. 다음날 모스크바의 한방병원에 갔다.
의사는 몽골사람이었어요. 목부터 팔꿈치까지 침을 놨죠. 손에도 놨는데 피가 멈추지 않았어요. 안 좋은 피라고 했어요. 까만 피가 20분 가까이 흘렀죠. 멍이 커졌지만 상태는 전보다 좋아졌습니다. 그게 아니었다면 파이널 때 더 힘들었을 거라 생각해요.”“이제 콩쿠르는 졸업”이라고 선언한 주미 강은 15일 밤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베를린 바로크 졸리스텐과 협연한다. 비발디 ‘사계’ 중 4악장을 연주하고 바흐 이중협주곡을 오보이스트 조너선 켈리와, 바흐 두 대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다니엘 게데와 연주한다.

2011년 주미 강이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실내관현악단과 협연한 ‘사계’가 생각난다. 화려한 연주였다. 겨울바람을 일으키며 긋던 마지막 활에서 송진가루가 쏟아졌다.
그때와는 다를 거예요. 장식 없이 단순하고 순수한 연주를 지향하죠. 당대의 계절은 어땠을까도 상상해요. 요즘 저는 바흐 뿐 아니라 낭만주의 시대 작품을 연주할 때도 비브라토를 자제합니다."1996년 4월 30일 만 8세의 주미 강은 김민이 이끄는 서울바로크합주단과 모차르트 협주곡 5번을 연주하며 예술의전당에서 데뷔했다. 20년만인 올해 4월 30일에는 크리스토프 포펜이 이끄는 쾰른 체임버와 같은 무대에서 같은 곡을 연주한다.
주미 강은 뮌헨국립음대에서 포펜 교수에게 배웠다. 2년 전에 졸업했지만 요즘도 가끔씩 학교에 가 레슨을 받는다. 어떤 곡을 연습하더라도 스승의 말씀이 떠오른다 했다.
선생님은 노래하듯이 악기를 하셨어요. 활로 노래하라 하셨죠. 요즘도 제 연주에 확신이 안 들 때는 허밍으로 불러 봐요. 그러면 풀리지 않았던 것들이 눈앞에 그려지곤 하죠.”주미 강은 2월 말 평창 겨울음악제에서, 3월 서울시향과 생상스 협주곡 3번으로 국내 팬과 만난다. 3월에는 손열음과 새 앨범을 녹음한다 클라라 슈만의 로망스 3개, 슈만 소나타 1번, 로베르트 슈만의 로망스 3개, 브람스 소나타 3번을 연주하며 슈만 부부와 브람스를 조망한다.

4월에는 바딤 레핀의 초청으로 노보시비르스크 음악제에서 마이스키, 베레조프스키와 실내악을 연주한다. 올 한해 핀란드, 오스트리아, 영국, 프랑스 등 유럽 각지에서 공연이 예정돼 있다.
요즘 주미 강의 관심사는 20세기 이후 작곡가들이다. 시마노프스키 협주곡을 내년에 연주한다며 “동시대 작곡가들의 작품을 연주하는 데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글=류태형 음악칼럼니스트·객원기자 mozart@joongang.co.kr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박 대통령 이번주 국회 연설···북핵 관련 野와 회동도

한달 5만원···내달부터 말기암 환자 집에서 호스피스

이한구 "켕기는 사람이 유승민 내세워 자기 방어"

페북으로 뽑은 美 대선 1위, 의외의 인물이?

인피니티·BMW로 200㎞ 폭주하던 일행, 사고나자

동영상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