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개성공단 중단, 용기 있는 결정" 러 "단독제재로 팀워크 훼손"

유지혜 2016. 2. 14.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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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 및 주요국가의 외교 수장들을 상대로 대북 압박 외교전을 펼친 독일 뮌헨에서 대북 제재에 대한 각국의 입장 차가 드러났다. 미국은 정부의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 결정을 지지했으나, 러시아는 단독 제재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윤 장관과 존 케리 미국무장관은 12일 오후(이하 현지시간) 만나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안보리 대응과 양자제재 추진 상황을 점검했다. 윤 장관은 “직전 유엔 방문에서 북한이 값비싼 대응을 치르도록 특단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데 안보리 이사국들과 인식을 같이 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전략적 셈법을 바꿀 정도의 강력하고 실효적인 ‘끝장 결의’를 채택해야 한다는 걸 강조했다”고 말했다.

이에 케리 장관은 “한국의 전방위적 외교 노력이 우리의 노력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화답했다. 윤 장관은 개성공단 중단을 결정한 배경을 설명하며 “이런 우리의 결정이 미 의회의 대북제재 법안, 일본의 독자 제재 및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조치와 상호 추동할 수 있도록 긴밀히 공조하자”고 했다. 안보리 제재와 각국의 단독 제재를 병행해 북한을 압박하겠단 정부 구상을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이다.

케리 장관은 “한국 정부의 개성공단 전면중단 결정은 매우 용기 있고 중요한 조치로서, 북한에게 핵·미사일 포기라는 전략적 결단을 내리는 것만이 살 길이란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며 “이를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 자리에서 북한이 고통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제재 분야에 대해서도 폭넓은 의견 교환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윤 장관은 13일 오전에는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와 회담했다. 모게리니 대표는 “안보리 결의 채택을 위한 협력은 물론이고, 기존의 EU 대북제재를 더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EU는 단독으로 북한에 금융·무역 제재를 취하고 있다.
모게리니 대표는 개성공단 중단에 관심을 표명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윤 장관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불가피하게 어려운 결단을 내렸다”고 하자 모게리니 대표는 충분한 이해를 표명했다고도 했다. 명확한 지지 의사는 표하지 않았다.

러시아의 입장은 달랐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12일 “북한 지도부의 무책임하고 용납될 수 없는 행동으로 인해 한반도 상황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러시아 관영언론 스푸트니크 인터내셔널이 보도했다. 그러나 라브로프 장관은 이어 “그러나 팀워크나 기존의 협상 틀을 훼손해가면서 평양을 벌주기 위해 유엔 안보리를 제치고 독자 제재에 의존하거나, 군사력을 증강하는 경향이 있다”고 비판했다. 이는 정부의 개성공단 중단과 미국 의회의 강력한 대북 제재 법안 처리, 일본의 독자 제재 등과 한·미의 연합군사력 강화 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읽힌다.

라브로프 장관은 같은 날 윤 장관과도 만났다. 외교부는 “북한의 국제법 위반행위에 대해서는 반드시 상응하는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며, 강력한 안보리 추가 제재 결의를 통해 북한으로 하여금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는 데 양 측이 인식을 같이 했다”고 소개했다. 또 라브로프 장관이 개성공단 관련 상황을 문의해 윤 장관이 배경과 기대효과를 설명했다고 한다.

러시아 외교부도 “양 측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보란 듯 무시하는 북한의 행동이 용납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러시아 측은 모든 관련국이 인내심을 유지하면서 동북아 지역의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행동들을 해선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는 러시아가 이전부터 고강도 대북 제재로 인한 긴장 국면을 우려하며 밝혀왔던 입장으로, 한국 측 발표엔 없는 내용이다.

한편 윤 장관은 뮌헨에서 12~13일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독일, 이집트 외교장관 및 EU 고위대표,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 사무총장과 회담한 뒤 14일 귀국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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