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신경 질환 연구 효율 대폭 높이는 '미니 뇌' 개발

김민수 기자 2016. 2. 14.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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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뇌 질환을 보다 효율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미니 뇌’가 개발됐다. / 위키미디어 제공.

알츠하이머 치매나 뇌졸중 등 뇌신경 질환 연구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미니 뇌’가 미국 존스홉킨스대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그동안 설치류 같은 동물을 대상으로 한 치료용 약물 임상시험을 사람의 뇌세포로 배양한 ‘미니 뇌’로 대체할 수 있어 연구의 정확도를 대폭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내 블룸버그 공중보건스쿨 연구진이 개발한 ‘미니 뇌’는 지난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미국과학진흥협회(AAAS) 콘퍼런스 2016’에서 공개됐다.

연구진은 미니 뇌를 만들기 위해 유도만능줄기세포(iPS) 기술을 이용했다. iPS는 완전히 자란 체세포에 세포 분화 관련 유전자를 집어넣어 마치 배아줄기세포처럼 어떤 세포로도 분화해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수많은 세포로 분화를 유도할 수 있다는 이유로 ‘유도만능’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 기술을 개발한 일본 교토대 야마나카 신야 교수는 201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미니 뇌는 지름이 350마이크로미터(1마이크로미터는 100만분의 1미터)로 집파리의 눈만한 크기다. iPS 기술을 이용해 다 자란 인간의 뇌세포를 줄기세포로 만들어 배양했다. 2개월 정도 배양하자 4종류의 뉴런과 2종류의 세포가 분화돼 나왔다.

이 때 만들어진 세포는 중추신경계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성상세포와 희돌기교세포다. 연구진은 희돌기교세포가 수초(미엘린)라는 신경세포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지켜봤다. 수초는 뇌의 신경섬유를 둘러싼 지방 성분으로 신경세포 흥분을 전달하는 축삭돌기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진은 또 이렇게 배양한 미니 뇌가 인간 뇌와 마찬가지로 흥분 신호를 전달하는지 확인하는 과정도 거쳤다. 수초가 성장해 축삭돌기를 보호했고 저절로 전기신호를 전달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인간 뇌와 유사한 구조와 기능을 가진 미니 뇌로 배양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연구를 이끈 토마스 하르퉁 박사(사진)는 “신경과학 분야 연구에 미국에서만 수십 만 마리의 설치류가 활용된다”며 “이번에 공개한 미니 뇌를 활용하면 이를 대체해 새로운 약물의 효능과 안전성을 더욱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뇌 질환의 경우 동물 실험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던 약물의 95%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에 들어가면 실패한다”며 “특히 알츠하이머나 파킨슨병 같은 질환이 있는 사람들의 세포를 이용해 배양한 미니 뇌를 활용하면 다양한 치료 약물의 효능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미니 뇌 배양 기술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2016년부터 약물 테스트용 미니 뇌를 상용화할 계획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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