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실적에도 '웃지 못하는' 현대오일뱅크·엘리베이터
[머니투데이 홍정표 기자] [모회사 및 계열사 실적 악화로 고통 분담에 나서]
지난해 사상 최대 수익을 달성한 현대오일뱅크와 현대엘리베이터가 모회사 및 계열사 실적 악화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성과보상 보다는 고통 분담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293억원으로 전년대비 178.21%가 늘었고, 오는 3월 실적을 발표하는 현대엘리베이터도 8% 이상 증가한 1500억원 이상으로 추정돼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현대오일뱅크가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제품가격 인하로 전년과 견줘 28.75% 준 13조96억원이었지만, 현대엘리베이터는 8% 이상 늘어 1조4000여억원이 예상된다.
이 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는 현대중공업그룹의 경영이 정상화될 때까지 급여 전액을 반납하고, 임원들은 직급에 따라 최대 50%까지 받지 않는다. 불요불급한 모든 사내외 행사와 각종 연수프로그램도 흑자가 달성될 때까지 잠정 중단되고, 시설투자 역시 축소 또는 보류된다.
2014년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지난해 실적이 급반등한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가 기본급 대비 각각 수백 퍼센트 이상의 특별보너스를 임직원들에게 지급했지만, 현대오일뱅크는 계획이 없다.
현대오일뱅크 지분 91.13%를 보유한 현대중공업이 지난해 4분기에도 해양·육상플랜트 공사 손실 충당금 적립 등으로 연속 9분기 적자를 기록해서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손실이 1조 5401억원으로 나타났고, 매출액은 전년대비 12.1% 감소한 46조 2318억원으로 집계됐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총 연봉제 도입으로 목표 실적에 도달하면 책정된 연봉 총액이 지급될 수 있도록 노사가 합의했다"며 "회사 실적에 따른 특별 성과급 제도는 운영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올해도 최대주주(지분율 19.54%)로 있는 현대상선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1월 현대상선이 보유한 현대아산 지분을 약 374억원 매수했고, 현금 327억원을 대여했다. 지난해 11월에도 현대엘앤알 지분을 254여억원에 인수했고, 1392억원을 빌려줬다.
현대상선은 지난해에도 영업손실을 기록해 63.2%의 자본잠식이 발생했고, 매출과 영업손실은 각각 5조 7665억원과 2535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11.5% 줄었고, 적자폭은 7.9% 확대됐다.
재계 관계자는 “규모가 큰 주력 기업의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선 실적이 좋은 계열사 및 임직원들도 고통 분담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다"면서도 "계열사들이 독립 경영으로 운영되는 만큼 성과가 높은 곳은 최소한의 보상을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홍정표 기자 jphong@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