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워서 못 뽑아" 기업들 채용계획 줄여

이성희 기자 2016. 2. 14.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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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상장사 822곳, 작년보다 6.2%P 감소한 401곳서만 “뽑겠다”
ㆍ정규직 채용인원 양극화…대기업 1% ↑ 중소기업 26% ↓

경기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고용 한파’가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채용 계획을 확정한 기업이 지난해보다 감소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는 최근 822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올해 채용 여부 및 규모를 조사한 결과, 채용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48.8%인 401개에 불과했다고 14일 밝혔다. 지난해(55.0%)보다 6.2%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계획하고 있는 전체 채용 인원도 지난해 2만1797명에서 올해는 2만1432명으로 1.7% 줄었다. 최근 7년간 기업의 채용 계획 인원 감소폭을 보면, 2010년 전년 대비 11.5%로 크게 줄었다가 이후 2013년까지 4~5%대 감소폭을 보였다. 2014년과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각각 1.7%, 0.3% 떨어지면서 감소폭이 줄었다. 그러다 올해 감소폭이 다시 커진 것이다.

기업 규모에 따라 편차도 컸다. 올해 채용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곳은 대기업 73.8%, 중견기업 48.66%, 중소기업 37.7%였다.

중소·중견기업의 채용 계획이 대기업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대기업은 올해 1만9059명으로 지난해 1만9051명보다 1.1% 증가했다.

반면 중견기업은 1496명, 중소기업은 876명으로 전년 대비 각각 14.8%, 26.0% 감소했다.

대기업 위주로 채용 계획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지만 이 중 상당수는 인턴이나 교육생 모집이 포함돼 있으며 어려운 경기 탓에 중소·중견기업들은 채용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인크루트는 설명했다.

업종별로도 명암이 엇갈렸다. 채용 계획 비율이 가장 높은 업종은 유통·물류·운송 분야(60.0%)였다. 이어 건설(59.6%), 전기·가스(59.4%) 순으로 채용 계획 비율이 높았다.

특히 건설 분야에서는 올해 채용 인원을 지난해보다 11.2% 늘릴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채용 인원을 대폭 줄였지만 지난해 부동산시장에 훈풍이 불면서 신규 채용을 정상화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유통·물류·운송, 전기·가스, 자동차 및 부품 분야는 지난해보다 각각 7.6%, 4.6%, 1.3% 채용을 늘릴 계획이다.

반면 업황이 좋지 않은 의류·잡화·기타 제조 분야는 올해 채용 인원을 지난해보다 31.5%나 줄였다. 음식·숙박·기타서비스(-15.4%), 방송·통신·IT(-10.3%), 식음료(-7.2%), 금융·보험(-5.1%) 등도 채용 계획 인원 감소폭이 컸다.

인크루트 관계자는 “올해 채용 인원이 대체로 이공계열에 몰려 있어 인문계 출신 취업준비생들의 ‘문송(문과라서 죄송합니다)’한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구직자들이 체감하는 취업난은 예년보다 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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