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현금 3000억원 어디에 쓸까?

배민욱 2016. 2. 14.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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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엔지니어링 유상증자 실권 발생치 않아
이 부회장의 청약 예비자금도 그대로 굳어
순환출자해소 위해 삼성물산 지분 매입할 듯

【서울=뉴시스】배민욱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엔지니어링 실권주 청약을 위해 마련한 자금 3000억원을 어디에 사용할 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최근 삼성SDS 보유 지분 2.05%를 시간외 매매로 처분했다. 삼성엔지니어링 유상증자 과정에서 실권주 발생시 일반공모 청약에 참여할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매각 주식수는 158만7000주다. 금액은 3800억원(세후 약 3000억원) 규모다.

이 부회장은 당초 삼성엔지니어링의 유상증자 과정에서 실권주가 발생하면 최대 3000억원까지 청약에 참여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삼성엔지니어링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추진한 1조2651억원(1억5600만주) 규모의 유상증자에 성공했다. 실권주는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11~12일 유상증자 청약 결과 99.93%의 청약률을 기록했다. 11일 우리사주조합이 100%(3120만주) 청약했다. 구주주 청약에서도 99.93%(1억2469만주)가 청약됐다.

실권주는 10만2972주(약 8억4000만원)가 발생했다. 실권주는 15∼16일 일반공모를 통해 청약이 이뤄진다.

이 부회장은 삼성엔지니어링의 유상증자 과정에서 실권주 발생 가능성을 전제로 3000억원의 현금을 마련했다. 하지만 3000억원의 자금은 고스란히 남아있게 됐다. 실권주 규모가 미미한 탓에 이 부회장의 증자 참여도 의미를 잃었다.

따라서 관심은 이 부회장이 3000억원의 현금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에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물산 순환출자 해소를 위한 지분 매입에 사용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말 제일모직과 옛 삼성물산의 합병으로 삼성그룹의 순환출자 고리가 강화됐다며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물산 주식 500만주(2.6%)를 처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시한은 합병 삼성물산 출범일인 지난해 9월1일 기준으로 6개월째인 3월1일까지다.

주주들의 반발과 시장의 충격을 줄이면서 500만주를 처분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의 지분 인수는 주주가치 극대화의 최적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물산의 최대주주는 이 부회장이다.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의 지분을 추가로 매입한다는 것은 삼성물산이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중심이라는 것을 재확인시켜주는 의미를 갖는다. 그룹과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도 강화할 수 있게 된다.

삼성엔지니어링에 별도의 방법으로 투자하는 방안도 점쳐지고 있다.

실제로 이 부회장은 이번에는 청약에 나서지 않는 대신 유상증자가 마무리된 뒤 적당한 시점에 삼성엔지니어링 지분을 일부 취득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럴 경우 위기에 빠진 삼성엔지니어링을 회생시키기 위한 책임경영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자신의 리더십을 강화할 수 있다. 이 경우 지난 2014년 무산됐던 삼성엔지니어링-삼성중공업의 합병도 다시 추진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mkba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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