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비이공계보다 더 공부하지만 임금수준은 낮아"
장혜원·김혜원 박사, 이공계 기피원인 분석 논문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이공계 전문직 양성에 투자되는 시간과 비용에 비해 임금 수준이 비(非)이공계에 비해 크게 못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공계 진학이나 취업을 기피하는 현상이 기회비용과 상대적 임금 수준을 고려한 '합리적 선택'이라는 지적이다.
14일 장혜원 박사(하버드대 박사후연구원)와 김혜원 한국교원대 교수의 '이공계 전문가 직종에게 요구되는 숙련 수준과 수익 연구'에 따르면 숙련도와 교육기간 등 모든 숙련변수를 통제했을 때 이공계 전문가 직종은 일반 직종보다 평균 8.9% 낮은 임금을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공계 전문직은 비슷한 수준의 높은 자료처리 능력이 요구되는 다른 전문직종에 비해서는 임금이 5.9%가량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월 급여만 단순비교했을 때에는 이공계 전문가 직종은 비이공계 전문가직종의 83.4% 수준으로 차이는 더 컸다.
그러나 단순히 월 급여만 비교하는 것은 그 직종에 진입하기까지 투입해야 하는 기회비용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므로 큰 의미는 없다고 논문은 지적했다.
엔지니어나 과학연구직 등 이공계 전문가는 한 명의 직업인을 양성하는 데 걸리는 시간과 비용이 타 분야보다 훨씬 큰 데도 임금 수준이 그에 크게 못 미쳐 이공계 기피 현상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 논문의 핵심이다.
저자들이 한국고용정보원의 직업사전과 고용형태별 근로실태 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 명의 직업인을 양성하는 데 필요한 교육·숙련기간은 이공계 전문가가 23.22년으로 비이공계 전문가(22.04년)보다 1.22년이 더 길었다.
이공계 전문가 직종에 진입하기 위해 더 많은 교육과 숙련이 필요하므로 많은 기회비용이 든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일반적으로 이공계 전문가 직종은 타 직종보다 복잡한 계산과 자료처리 능력 등이 요구된다.
교육수준과 숙련기한 등의 변수만 통제했을 때는 급여 격차는 더욱 벌어져 일반 직종과 비교하면 이공계 전문가 직종은 18% 낮은 임금을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현실에서도 이공계 전문직종을 선택하는 경우는 더 많은 수익을 가져다주는 의·약학 계열을 지원하기 위한 징검다리이거나 지원자가 이공계 분야에 흥미와 적성이 매우 높은 경우에 한정된다는 것이 저자들의 분석이다.
저자들은 "이공계 전문가직종은 자료, 사람, 사물에 대한 높은 기능을 요구할 뿐만 아니라 교육·숙련기간도 길어 많은 기회비용을 초래한다"며 "이공계를 선택하지 않는 것은 더욱 적은 기회비용과 높은 투자수익을 선택하는 합리적인 결정임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저자들은 또 "이공계 기피 현상 해결을 위해서는 비슷한 수준의 숙련을 요구하는 직종 간의 수익 비교를 고려하는 유인정책이 설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논문은 한국직업능력개발연구원의 '고용직업능력개발연구' 최신호에 게재됐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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