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공감] '우리할매' 이이경, '금수저' 색안경 벗은 참모습

한예지 기자 2016. 2. 14.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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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할매 이이경

[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배우 이이경. 그저 연예계 '엄친아' 대열에 올라 있는 '금수저' 배우인 줄로만 알았던 그의 실체는 뜻밖이었다. 착한 예능 '우리할매'를 통해 비쳐진 그와 가족들의 이야기는 따뜻하고 진솔한 속내를 담고 있었다.

케이블TV tvN 2016 파일럿 예능 '우리 할매'가 13일 첫방송됐다. '우리 할매'는 연예인 3인이 외할머니 혹은 친할머니의 버킷 리스트 중 일부를 함께 이루는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출연자는 배우 이태임, 개그우먼 박나래, 배우 이이경 3인이다. 라인업만 보면 이이경 비중과 입지는 다소 적어보였다.

그도그럴것이 이태임은 지난해 한 예능프로그램 출연 당시 출연자와의 갈등으로 인한 욕설 사태로 세간의 폭발적 관심을 받은 아이콘이다. 당시 출연 중이던 드라마까지 하차하며 방송활동을 중단했던 그가 1년만에 리얼 예능 복귀를 알려 이목이 쏠렸다. 개그우먼 박나래 또한 자사 예능은 물론 지상파를 종횡무진하는 대세 아이콘이자, 개그본능이 투철해 웃음 포인트도 확실한 안정권 예능형 캐릭터다.

상대적으로 이이경을 부각시키는 건 대기업 부친이란 집안 배경이 컸지만, 이는 앞서 공개된 바 있어 새로운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날 이이경은 예상했던 '금수저 엄친아' 이미지완 정반대였다. 의외의 반전 묘미는 관전 포인트로 이어졌다.

노래 대회에 출전해 받은 상을 자랑하는 할머니와, 그런 할머니의 노래 실력에 흐뭇해하는 할아버지는 평범하고 소박했다. 이이경 또한 마찬가지다. 이날 그가 거주하는 작은 원룸이 방송을 통해 공개됐다. 이이경은 쓰던 청소기를 버리지 않고 갖다주러 집에 들른 어머니에 '새거 사주지'라고 투정을 하기도 하고, 개수대에 들어가지 않은 막걸리 잔에 커피를 타와 더럽다고 잔소리를 듣기도 했다. 지극히 흔한 '자취남' 그 자체였다. 하지만 어머니도 이이경도 막걸리 잔으로 건배하며 커피를 마시는 모습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할머니를 만나러 가기 전 아버지에 팁을 구하기 위해 먼저 전화를 걸었을 땐, 예능감 없는 FM적 아버지의 모습에 웃음을 터뜨린 모자까지 너무도 평범한 이들이었다.

이이경 아버지는 알려진대로 LG화학 사장 이웅범 씨다. 매출 6조4661억원, 영업이익 3140억원 등 한 해만에 영업이익을 2배 이상 성장시킨 공을 인정받는가 하면, 연봉이 5억원 가까이 오르는 엄청난 기업인이다. 그럼에도 너무나 평범한 소시민 가족의 모습이 오히려 의아할 따름이었다.

이에 대해 이이경은 "아버지는 흔히 말하는 자수성가 스타일이시다. 말단 사원으로 시작해 지금의 위치까지 오르신 것"이라고 밝혔다. 이이경 할머니 또한 아들 이웅범 씨에 대해 "어렸을 때 너무 가난해 책 한 권 못 사줬다. 그런데도 친구들 것을 빌려서 보던 아이다. 혼자 공부하며 컸다. 매번 승진을 했다"며 기특하고 대견한 아들에 미안함을 전하기도 했다.

이이경은 이날 아버지가 연예계 활동을 반대했었다며 "굉장히 엄격하고 무엇 하나 흐트러지는 걸 용납 못하신다. 벽이 쌓인건지 멀어진 것인지 모르겠지만 가까이 하기 어렵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아버지를 존경하면서도 속내를 표현 못해 다가가기 힘들어하는, 다수의 아들들이 공감할만한 현실적 고민이었다.

반면 할머니와 함께 할 땐 살갑기 그지 없는 애교 많은 손주였다. 낡은 가스렌지를 쓰는 할머니에 "내가 할머니한테 이것 하나 못 해주겠느냐"고 큰소리치기도 하고, 할머니와 시장에서 함께 장을 보면서도 집에 혼자 남은 할아버지를 걱정하는 여리고 착한 마음씨도 엿보였다. 세 사람이 나란히 아랫목에서 반주를 하고 노래를 좋아하는 흥 많은 할머니에 호응하는 등 싹싹하고 대견한 청년이었다.

무엇보다 인상깊은 건 할머니가 당신 아들의 사회적 위치 때문에 연예인 손주가 매사 더 조심스럽게 행동하고, 행여 아버지를 욕 보일까 더 힘들어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밝혔을 때다. 이이경은 할머니가 처음으로 전한 진심에 눈물을 터뜨렸다. 아버지와 조부모 모두 이이경의 연예인 활동을 반대했던 것은 그가 행복하고 평범하게 살길 바랐던 마음이었다.

이이경은 지난 2012년 데뷔해 오랫동안 무명 시절을 겪으면서도 연기에 대한 갈망과 열정을 포기하지 않았다. 자수성가 부친 덕분에 그 역시도 집안의 도움은 커녕 자신의 땀과 노력으로 조금씩 앞으로 나아갔다. 하지만 아버지 직업이 밝혀지며 능력자 아버지를 둔 스타로 먼저 부각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이이경은 이에 대한 아쉬움보단 자신이 아버지에 폐를 끼치는 건 아닐까 송구스러운 마음이 가득했던 것. 또한 그는 그 마음을 말하지 않아도 이미 알고 위로하는 할머니의 모습에 결국 눈물을 흘리며 "내가 우리 가족에 너무 속 썩이는 아들, 손자다"라고 감춰진 속내를 드러냈다. 울고 있는 손자와 할머니를 보며 자리를 피했다가 노래방 기계를 작동시키는 할아버지의 유쾌하고 따뜻한 센스까지 훈훈한 가족이었다.

'엄친아' '대기업 사장 부친' '금수저' 등의 호화로운 수식어들로 인한 선입견은 간혹 섣부른 결론과 그릇된 판단력을 갖게 했다. 하지만 '우리 할매'를 통해 보여진 배우 이이경의 가족을 배려하고 사랑하는 마음, 그리고 이제야 꺼내보인 진중한 속내는 그의 사람 됨됨이와 참모습을 알 수 있게 한 계기가 됐다. 이를 형성케한 따스하고 정직한 가족애까지 호감 갖지 않을 수 없었다.

[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news@tvdaily.co.kr/사진=tvN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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