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기 재사용' 공익신고 접수..양심선언 이어질까

2016. 2. 14.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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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의원 구조상 신고자 신분 금방 드러나 고발자 낙인찍힐까 신고 어려워

동네의원 구조상 신고자 신분 금방 드러나 고발자 낙인찍힐까 신고 어려워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에 따른 집단 감염 우려가 증폭되자 보건당국이 공익신고제를 활성화하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공익신고를 통해 의심 의료기관은 즉시 조사하는 등 대응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공익신고가 얼마나 들어올지 그 실효성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의료기관 내부 종사자 또는 환자 등을 대상으로 일회용 주사기 등 의료기기 재사용이 의심되는 의료기관에 대한 공익신고를 받는다고 14일 밝혔다.

보건당국은 복지부와 보건소,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 등에서 공익신고를 받고 의심기관은 즉각 현장점검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수십 명의 C형간염 감염자를 낳은 서울 다나의원에 이어 원주, 제천에서도 의원급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주사기 재사용 문제가 불거지면서 대처에 나선 것이다.

일회용 주사기 등의 재사용 여부는 실시간 감시가 어려운 만큼 병의원의 내밀한 사정을 잘 아는 전·현직 종사자의 양심선언에 기대려는 취지다.

그러나 이런 보건당국의 기대에도 실제 신고건수는 미미할 것이란 지적이 많다.

원장 1명에 간호사 또는 간호조무사 2~3명이 일하는 동네의원의 특성상 내부 신고자의 신분이 금방 드러날 수 있어 신고 자체가 어려운데다 '고발자'라는 낙인까지 찍힐 수 있기 때문이다.

간호사로 근무하는 A(29·여)씨는 "주사기 재사용은 대형병원보다 의원급에서 일어나는 경우가 많지만, 구조상 내부 종사자의 고발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부는 '공익신고자 보호법'의 포상금 지급제도를 활용해 공익신고를 활성화하겠다지만 관련 신고가 늘어날지 미지수다.

공익신고를 했다고 무조건 포상금이나 보상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안기종 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내부제보가 아니면 알 수 없는 불법 의료행위는 공익신고 포상금 제도가 유효하겠지만, 포상금 및 보상금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국민권익위원회 관계자는 "주사기 재사용 문제는 내부자의 신고가 효과적일 것"이라면서도 "실제 위반행위를 조사해 처분하고 보상금을 받기까지는 시차가 있다"고 말했다.

'공익신고자 보호법'에 근거한 공익 침해 행위를 신고해 피신고자가 형사처벌 또는 행정처분을 받게 되면 신고자는 보상금이나 포상금을 받을 수 있다.

보상금은 공익신고로 벌금, 과징금, 과태료 등 금전적 처분이 내려지면 해당 금액의 최대 20%까지 받을 수 있지만, 대상이 내부 신고자로 한정돼 있다.

포상금은 내부인이 아닌 일반인의 신고로 행정처분 등의 제재를 받은 때에도 받을 수 있다. 그렇지만, 공익 증진에 현저히 이바지한 때에만 일정 금액을 지급할 뿐이다. 2016년 기준으로 포상금과 보상금을 합친 예산은 총 10억원에 불과하다.

공익신고의 창구를 다양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안기종 대표는 "일반 국민이 의료기관의 주사기 재사용 문제 등을 신고할 수 있도록 질병관리본부에 핫라인을 개설하는 등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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