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량 줄이니 수익 급증..코카콜라 '미니캔'의 마법

진중언 기자 입력 2016. 2. 13. 14:52 수정 2016. 2. 13.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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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음료 수요 감소로 고민하던 코카콜라가 지난해 수익이 크게 늘었다. 비결은 ‘엉뚱하게도’ 캔 용량을 줄였기 때문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코카콜라는 작년 4분기 12억4000만 달러(1조50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했다고 9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주당 순이익도 28센트로 전년도 17센트를 크게 웃돌았다. 같은 기간 매출은 100억 달러로 1년 전보다 8.2% 감소했다. 지난해 연간 실적도 매출은 2014년보다 4% 줄었지만, 순이익은 3% 올랐다.

코카콜라의 순이익이 많이 늘어난 것에 대해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제품 용량을 줄여 판매하는 '소포장 마케팅'이 깜짝 실적의 바탕이 됐다”고 진단했다. 용량을 키워 소비자들이 ‘더 많은 양의 콜라를 마시도록’ 집중하던 마케팅에서 벗어나 소형 제품을 앞세우는 정반대의 전략이 실속을 챙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콜라병과 캔의 용량을 줄이면 일단 알루미늄이나 유리 등 용기 값을 크게 줄일 수 있는 탄산음료는 용기 만드는 비용이 제품 가격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존 제품과 소용량 제품의 가격을 비교하면 제조사가 얻을 수 있는 수익이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온라인쇼핑몰 ‘아마존’에서 코카콜라 12온스(355㎖) 캔은 12개가 4.99달러에, 7.5온스(222㎖) 미니 캔은 8개가 2.99달러에 각각 팔리고 있다. 1온스당 가격을 따지면 미니 캔 제품이 기존 용량보다 약 42%나 비싸다. 다시 말해 용량을 줄인 미니 캔 제품이 1온스당 가격은 더 비싼 데 재료비는 덜 들어가 더 많은 이익을 가져다준다는 얘기다.

WSJ는 또 “소형 제품은 또한 탄산음료 소비를 고민하는 '애매한 고객층'을 공략하기 쉽다”고 했다. 최근 많은 소비자가 탄산음료를 마실 때 의식적으로 섭취량을 조절하려는 성향이 강한데, 이 때문에 소용량 제품을 더 선호한다는 분석이다.

소용량 제품의 '마법'은 수익성이나 고객층 확대 차원을 넘어 판매량 자체를 늘리는 데까지 이른다. 작은 용량 제품이 궁극적으로 사람들이 탄산음료를 더 많이 소비하게 한다는 것이다.

코넬대에서 소비자들의 식품 선택을 연구하는 행동경제학자 데이비드 저스트 교수는 "같은 양이라도 '소용량'이라는 딱지가 붙으면 사람들은 더 많이 소비하게 된다"고 말했다. 비슷한 맥락에서 소용량 콜라를 마시는 소비자들은 '조금 모자라다'고 느끼기 쉬운데 이 경우 부담없이 두 번째 미니 캔을 딸 수 있다고 저스트 교수는 설명했다.

WSJ는 코카콜라뿐만 아니라 크래프트, 제너럴밀스, 캠벨 수프 등 다른 식품회사들도 이런 ‘소형화 전략’으로 수익성을 높이려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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