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S] 티켓 전쟁 | ① EPL 티켓 값이 미쳐가는 이유

풋볼리스트 2016. 2. 13.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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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축구는 365일, 1주일 내내, 24시간 돌아간다. 축구공이 구르는데 요일이며 계절이 무슨 상관이랴. 그리하여 풋볼리스트는 주말에도 독자들에게 기획기사를 보내기로 했다. Saturday와 Sunday에도 축구로 거듭나시기를. 그게 바로 ‘풋볼리스트S’의 모토다. <편집자 주>

유럽 축구 리그가 전쟁터로 변했다. 클럽 대항전 경쟁이 극심해진 게 아니다. 높아지는 티켓 가격을 두고 팬과 구단간의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고, 과연 축구란 무엇인가라는 물음까지 나오고 있다. 과연 이 ‘티켓 전쟁’은 왜 일어났을까?

최근 유럽 축구는 입장권 가격으로 홍역을 앓고 있다. 문제는 잉글랜드와 독일을 중심으로 번지고 있다. 지난해 10월엔 바이에른뮌헨 팬들이 ‘2015/2016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아스널전을 앞두고 상대 팀 구단이 책정한 비싼 원정 티켓에 불만을 표출했다. 이들은 ‘팬이 없는 축구는 1페니(10원)의 가치도 없다’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가장 최근엔 도르트문트 원정 팬들이 독일 자국 컵 대회인 ‘DFB 포칼’ 8강전에서 축구가 귀족 스포츠가 아닌 서민 스포츠여야 한다는 의미를 담아 그라운드를 향해 테니스공을 투척했다.

지난 2월 7일엔 리버풀 팬들이 홈구장 안필드에서 열린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선덜랜드와의 경기 후반 32분에 퇴장하는 결단을 내리기도 했다. 이는 리버풀 구단이 다음 시즌 티켓 가격을 최저 59파운드(약 10만 원)에서 77파운드(약 13만 원)로 올리겠다는 조치에서 일어난 팬들의 집단행동이다. 이후 리버풀이 티켓 값을 동결키로 하면서 급한 대로 상황은 정리됐으나, 여전히 뿔난 EPL 서포터즈는 향후 각 팀을 대상으로 인상 반대에 관한 회의를 준비 중이다.

더욱 면밀하게 상황을 짚어볼 필요가 있었다. 이번 티켓값 논란의 중심인 잉글랜드와 독일을 자세히 관찰하고, 그 외 유럽과 아시아 리그의 티켓 값을 확인했다. 처음으로 살펴볼 곳은 축구 종가 잉글랜드다. EPL 티켓 값은 왜 미쳐가는 걸까?

$ 지나친 상업화

축구계 상업화 현상은 거를 수 없는 시대적 변화다. 축구 시장이 일반 기업 논리로 풀이되고, 돈만이 돈을 부르는 순환 체계가 성립됐다. 여기에 거대 기업들이 EPL 구단을 사들이면서 ‘성공=수익’론은 한층 부각된다. 이런 여파로 각 클럽들은 경쟁적으로 입장권 가격을 인상하면서, 더 많은 수익을 내 성공하길 원하고 있다. 돈을 모으는 수단에 방송 중계권료, 스폰서 유치, 머천다이징 상품 판매 외에 입장권 수익까지 큰 비중을 차지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런 변화는 최근 일어난 인상 반대 운동과 같은 부정적 현상을 초래한다. 중산층 이상의 소비계층만이 축구를 즐길 수 있는 축구 고급화도 같은 맥락이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2007년 당시 “EPL이 지나치게 상업화되면서 팬들의 권리를 빼앗고 있다. 해가 바뀌면서 점차 청소년들을 경기장에서 보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각 클럽들이 직접적으로 경제 활동을 벌이는 성인만 기준해 생각하고 있다”며 티켓 가격 인상에 따른 부정적 결과를 지적한 바 있다.

오늘날 EPL 평균 입장료는 최저가 기준으로 5만 4천 원이다. 이는 현지서 약 7.7개의 맥도날드 빅맥(3.8 파운드, 약 7,000원)을 사먹을 수 있는 가격이다. 축구가 문화콘텐츠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경기 시간인 2시간의 재미를 위해 지출하기엔 부담스런 금액이다. 팬들은 “EPL의 지나친 상업화가 축구의 본질을 잃게 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한다.

$ 몸값은 ‘선수 몫’, 부담은 ‘팬 몫’
결과의 불확실성은 스포츠의 또 다른 재미 요소다. 그러나 오늘날의 EPL에선 충분히 예측 가능한 결과가 연출되고 있다. 2005/2006시즌부터 2014/2015시즌까지 최근 열 시즌의 기록만 모아놓고 봐도 예측이 가능하다. 리그 우승은 맨유(5회), 첼시(3회), 맨체스터시티(2회) 세 팀이 나워 가졌다. 사실상 결과가 불확실하다고 이야기하기 어렵다.

우승에 익숙한 팀들 뒤엔 부호 기업이 버티고 있다는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이들은 더 많은 돈을 써, 더 좋은 선수들을 영입하길 원한다. 매 시즌 천문학적 이적료를 지불하고, 보다 훌륭한 선수를 영입해 전력을 끌어올린다. 물론 선수들의 고액 주급은 구단이 감당해야 한다.

문제는 그 부담이 팬들에게까지 전가된다는 데 있다. EPL이 세계화에 성공하면서 중계권료가 대폭 상승했고, 그밖에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배당금과 해외 투어와 같은 수익금이 늘고 있음에도 선수들의 억 소리 나는 ‘몸값’을 충당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지난 1월 말 발표된 EPL 주급순위는 이렇다. 순위와 이들의 주급을 보면, 왜 구단이 더 많은 돈이 필요한지 알 수 있다.

1. 웨인 루니(맨유, 약 4억 5천만 원), 2. 세르히오 아구에로(맨시티, 약 4억 2천만 원), 2. 야야 투레(맨시티, 약 4억 2천만 원), 4. 에덴 아자르(첼시, 약 3억 8천만 원), 4. 다비드 실바(맨시티, 약 3억 8천만 원), 6. 메수트 외질(아스널, 약 3억 3천만 원), 7. 라힘 스털링(맨시티, 약 3억 1천만 원), 8. 세스크 파브레가스(첼시, 약 2억 9천만 원), 8. 케빈 더 브라위너(맨시티, 약 2억 9천만 원), 10. 존 테리(첼시, 약 2억 8천만 원)

$ EPL 티켓 vs OOO in 런던
아스널 매치티켓 B등급 경기(크리스털 팰리스전) 남쪽 스탠드: £52.50(약 9만 2천 원)
vs 뮤지컬 라이언킹 £36.75(약 6만 4천 원)
영화 레버넌트 £16.74(약 2만 9천 원)
빅맥 £3.89(약 7000 원)

글= 문슬기 기자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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