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환의 축구版] 맨유와 무리뉴, 우연하고도 절묘한 기술

풋볼리스트 2016. 2. 13.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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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김동환 기자=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차기 감독이 화제다. 루이스 판할 감독의 임기가 1년 이상 남아있지만, 불안한 성적 탓에 주제 무리뉴 감독이 강력한 차기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무리뉴 감독이 첼시의 지휘봉을 놓은 순간부터 맨유와 염문이 돌더니 급기야 구체적인 계약 기간과 조건까지 현지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사실 여부를 떠나 맨유와 무리뉴 감독 모두에게 행복한 순간이다.

무리뉴? 멘데스? 그 남자의 기술
영국 일간지 ‘미러’ 등 복수 매체들은 무리뉴 감독이 다음 시즌부터 3년 동안 1천5백만 파운드(약 260억원)에 맨유의 지휘봉을 잡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맨유와 무리뉴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다. 지금껏 축구계 거물들의 이동할 때 보편적으로 보여주는 패턴이다. 결국 소문은 진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양자의 공식 발표, 소위 ‘옷피셜’이 나오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확신할 수 없다.

소문에 기름을 붓는 것은 주변인이다. 맨유 출신 수비수 리오 퍼디난드는 “무리뉴 감독이 부임한다면 맨유의 철학과 다를 수 있지만, 우승은 시킬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첼시의 레전드 프랭크 램파드는 한술 더 거들었다. 무리뉴 감독의 맨유 부임 가능성에 대해 “가능성이 있다. 판할 감독이 떠난다면 무리뉴 감독에게 어울릴만한 자리다”고 했다. 공통적으로 이들은 “무리뉴 감독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했지만”이라는 단서를 달고 있다. 당사자가 아니라면 진실을 알 방법은 없다.

지금껏 나온 대부분의 소식들은 무리뉴 감독의 ‘측근’이 근원이다. 흔히 말하는 ‘정통한 관계자’인 셈이다. 보통 에이전트가 숨겨진 ‘측근’이 되어 소문을 흘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무리뉴 감독은 무직 상태에서 끊임없이 뉴스의 중심 역할을 하며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맨유와의 계약 성사 여부는 별개의 문제다. 첼시를 떠난 후 즉각 감독직 복귀를 원했던 무리뉴 감독이 현실적으로 다시 지휘봉을 잡을 수 있는 기회는 올 여름이다. 무리뉴 감독은 어느 팀이나 원하는 명장이고, 그를 잡기, 원하는 팀이라면 일찌감치 접촉해야 한다. 이미 많은 팀들이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맨유와의 계약이 사실이라면 이미 끝난 일이겠지만, 아직 계약서에 사인을 하지 않았다면 기회는 누구에게나 있다. 무리뉴 감독은 상황을 즐기면 된다. 끊임없는 소문을 통해 몸값을 높일 수 있다. 이왕 소문을 낼 것이라면 맨유와 같은 ‘빅 클럽’이 좋다. 무리뉴 감독의 배후에는 에이전트 호르헤 멘데스가 있다. ‘수퍼 에이전트’라는 별명을 가진 그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에이전트로 유명하다. 맨유는 물론 무리뉴 감독을 주 고객으로 두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맨유? 우드워드? 그들의 기술
맨유 팬들은 이미 판할 감독에게 등을 돌렸다. 최근 홈 경기에서 무리뉴 감독을 원한다는 내용의 피켓을 든 팬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이들의 논리는 단순 명료하다. 어차피 판할 감독이 다음 시즌을 끝으로 은퇴할 것이라면, 일찌감치 다른 감독을 데려와 팀을 최대한 빨리 안정화 시켜달라는 것이다. 팬들이 말하는 안정화는 우승권에서의 경쟁이고, 마침 무직자인 무리뉴 감독이 적임자라는 것이다. 맨유는 올해 초 에드 우드워드 부회장을 통해 대한 신뢰를 표명했다. 지난 해 12월 단 한 경기에서도 승리하지 못했지만 판할 감독의 입지는 적어도 올 시즌까지 탄탄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하지만 맨유가 달래야 할 대상이 팬들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뉴욕증시에 상장한 맨유는 성적에 대한 불안감 탓에 투자자들이 등을 돌리는 현상을 두려워하고 있다.

맨유는 지난 2일 2015/2016 시즌 2분기 실적 발표일을 11일로 공시했다. 이후 첼시와 경기를 가졌고, 1-1로 무승부를 거뒀다. 다 잡은 성적을 놓쳤다. 한 경기 결과가 주가에 영향이 얼마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8일 맨유는 2013년 이후 뉴욕증시에서 최저가인 13.79달러를 기록했다. 이어 10일에는 13.36달러로 다시 한 번 최저 기록을 갈아 치웠다.

그리고 무리뉴 감독과 맨유의 구체적인 계약 조건에 대한 소문이 퍼졌다. 무리뉴 감독의 ‘측근’은 그가새 시즌부터 3년 동안 1천5백만 파운드의 조건에 맨유의 지휘봉을 잡기로 합의했다고 했다. 공식 발표는 아니지만 유럽 주요 매체의 스포츠면을 장식했다. 그리고 맨유의 주가가 올랐다. 10일 13.36달러를 기록한 주가는 11일 장중 14.79달러까지 올랐다. 물론 소문이 상승 요인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쳤는지는 미지수다. 11일에는 실적 발표가 예상되어 있었고 기대 심리도 상당 부분 반영되었다.

11일 실적 발표는 기대를 배반하지 않았다. 2분기 실적은 1억3천3백만 파운드(약 2309억원)이다. 전시즌 대비 26% 증가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올 시즌 수입은 5억1천만파운드(약8855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실현된다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클럽 사상 최대 규모의 수입이다. 모든 수치는 맨유의 투자자들을 웃게 했다. 지난 3개월 간 전시즌 대비 영업 이익 상승은 무려 42.5%에 이른다. 컬럼비아스포츠, 20세기폭스 등과의 파트너십이 주효했다. 방송 중계권 수익 역시 지난 시즌 대비 31.3% 증가했다. 소문과 실제가 어우러져 주가의 상승, 가치의 상승은 현실로 이어졌다. 맨유는 웃었다.

맨유의 엄청난 수입에는 우드워드 부회장이 있다. 투자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우드워드 부회장은 5위라는 현재 순위를 이야기하지 않았다. 다만 현재의 성공과 더불어 한 가지를 강조했다. 그는 “탄탄한 재정이 바탕이 되어 유소년 정책에 큰 버팀목이 되고 있다. 궁극적인 목표는 경기장 밖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클럽의 가장 큰 목표인 경기장 안에서의 성공을 이루겠다”고 했다. 우드워드 부회장과 마주한 투자자들은 잔잔한 미소를 지었고, 판할 감독의 경질 혹은 무리뉴 감독의 부임, 새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 가능성 ‘따위’ 묻는 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 김동환은 박지성과 함께 세계 최고의 축구클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근무한 한국인이다. <김동환의 축구版>은 국내외를 넘나들며 위트있는 시각으로 축구를 바라본다. 현재 풋볼리스트 기자, SPOTV 해설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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