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션'도 시작은 웹소설이었다..웹소설 넘어 '비주얼노벨'로 향한다

박다해 기자 입력 2016. 2. 13.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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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웹소설 연재사이트 '조아라' 이수희 대표..""억대 연봉 작가도 수두룩..신예 발굴 중견으로 육성할 때

[머니투데이 박다해 기자] [국내 최초 웹소설 연재사이트 '조아라' 이수희 대표…""억대 연봉 작가도 수두룩…신예 발굴 중견으로 육성할 때]

이수희 조아라 대표는 "'누구나 소설을 쓸 수 있다'는 취지로 개설한 것"이라며 "검수를 거칠 필요없이 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사진제공=조아라

#영화 '마션'의 시작은 웹소설이다. 원작 작가 앤디 위어는 2009년 첫 장편소설 '마션'을 자신의 웹사이트에 연재했다. 그는 독자들과 소통하며 틀린 부분 등을 수정, 보완해나갔다. '마션'은 2011년 자비출판, 2014년 정식출판을 거쳐 마침내 지난해 리들리 스콧 감독의 영화로 빛을 발했다. 국내에서도 영화 흥행은 물론 원작 소설 역시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에서도 웹소설의 성장세가 무섭다. 무엇보다 출퇴근이나 등하굣길, 스마트폰으로 단 10분이면 1회를 볼 수 있는 편리함을 '강점'으로 삼아 이른바 '스낵컬처'(snack culture)의 필두가 됐다. '스낵컬처'는 부담없이 즐기는 과자처럼 짧은 시간 간편하게 즐기는 문화생활을 뜻한다. 여기에 판타지, 무협, 로맨스, SF(공상과학) 등 매니아층이 탄탄한 장르문학이 만나 성장의 기폭제 역할을 했다.

◇ '매출액 31억→125억' 웹소설 사이트 급성장…억대 연봉 작가도

국내 최초의 웹소설 연재사이트인 '조아라'(joara)도 버틴 보람이 있다. 2012년 31억원 규모였던 매출액은 44억원(2013년), 72억원(2014년)을 넘어 지난해 125억원을 기록했다. 4년새 4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웹소설 작가들의 대우도 마찬가지다. 이른바 '억대 연봉'을 받는 작가들도 수두룩하다. 2000년 '조아라'의 전신 '시리얼리스트'를 설립, 웹소설 플랫폼을 확장해 온 이수희 조아라 대표는 "일단 한 번 뜨기만 하면 5억~6억원을 벌고 신작 계약금으로 또 2억원을 버는 작가도 있다"며 "웹소설 플랫폼 한 곳에 10명씩은 억대연봉을 벌 것"이라고 말했다.

웹상에서 콘텐츠를 쉽게 즐길 수 있다 보니 책으로 출판된 뒤에도 인기가 이어진다. '조아라'에서 연재된 뒤 양장본으로 출판돼 완판을 기록한 소설 '삼국지'는 완결된 지 3년이 넘었지만 월 500만원 이상의 수익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 최초 웹소설 연재사이트인 '조아라'(joara). 2000년 처음 출범한 조아라의 현재 회원 수는 110만명에 이른다. / 사진=조아라 홈페이지

◇ "소설? 누구나 쓸 수 있다"…2000년 게시판 하나로 시작된 웹소설 플랫폼

'조아라'는 현재 회원수 110만명, 일평균 방문자 60만명의 대표적인 웹소설 연재사이트다. 그러나 시작은 게시판으로 구성된 단출한 웹사이트였다.

"'가나다라'를 써도 괜찮았어요. 검수를 거칠 필요 없이 누구나 무엇이든 쓸 수 있게 하자는 것이 처음 '조아라'의 설립 취지였죠"

이수희 대표의 애초 목표는 문학 사이트를 개설하는 것이었다. 누구에게나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풀어내고자 하는 '이야기 본능'이 있다고 생각했다. 이야기를 자유롭게 쓰고 나누는 장(場)을 만들고 싶었다.

그는 이후 작가와 독자가 소통할 수 있도록 작가 개인 블로그 개념을 도입, 2001년 '유조아'라는 사이트를 다시 개설한다. 사이트를 만들기 위해 30여권의 프로그래밍 서적을 직접 독파하기도 한 이 대표는 "한 게시판에서 특정 작품을 검색하는 데 독자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작가 개인의 서재를 만들고 독자가 직접 댓글을 달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장르문학'을 목표로 한 것은 아니었다. 이 대표는 "소설, 수필, 시, 희곡, 평론 등으로 카테고리를 나눴는데 인터넷을 주로 이용하는 층이 중고생이다보니 판타지 위주로 몰리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드래곤 라자', '퇴마록' 등 판타지 소설의 열풍이 인 것도 한몫했다. ◇ "신진 작가 발굴 및 육성에 주력…웹소설 산업 뼈대 만들 것"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승승장구하지만은 않았다. 특히 최근 네이버, 다음카카오 등 대형 포털 사이트도 '스타 마케팅'을 앞세워 웹소설 분야에 뛰어들면서 조아라 출신 작가가 다른 사이트로 '스카웃'되는 경우가 잦아졌다.

이 대표는 "(조아라에서) 최초로 조회수 5000만을 돌파하고 나니 포털에서 바로 데려가더라"라며 "신인 작가의 90%는 조아라 출신일 것"고 밝혔다.

이 대표는 그럼에도 일단 웹소설 시장 자체가 커졌다는데 의의를 둔다. 그는 "한 사이트를 10년 넘게 끌고 오는데 시장이 커지지 않아 고민이 많았다"며 "2013년 당시 웹소설 콘텐츠를 준비하던 네이버와 논의할 때 '당신들은 시장을 키우는 역할을 해달라'고도 했다"고 전했다.

조아라는 대신 신진 작가를 키우고 이들이 중견작가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다"는 창립이념을 이어가는 것이다. '조아라'의 로고 'r'을 새싹 모양으로 디자인한 것도 이 같은 의미다.

이를 위해 작가 후원정책도 펼치고 있다. 대표적인 '120-100 프로젝트'는 매달 상위 120명의 작가에게 100만원의 수익을 보전해주는 정책이다. 월 70만원의 수익을 올린 작가가 있다면 30만원을 지급해주는 것이다. 지난해 처음 '100-100 프로젝트'를 진행한 뒤 작가들의 호응이 좋아 올해는 대상자를 100명에서 120명으로 확대했다.

이 대표는 "누군가는 이 (웹소설)시장을 받쳐줘야되지 않겠나"라며 "신진, 중견작가를 육성하면서 웹소설 산업의 뼈대를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웹소설에 이미지와 음악을 결합해 제작된 비주얼노벨 '메모라이즈' 장면. 독자가 스스로 대답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게임적 요소도 삽입됐다. /사진제공='메모라이즈' 비주얼노벨 캡처

◇ '비주얼노벨' 등 2차 저작물로 콘텐츠 확장 목표

'조아라'의 새로운 목표는 웹소설을 기반으로 다양한 2차 저작물을 제작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비주얼 노벨'이다. 비주얼 노벨은 소설에 이미지와 음악을 결합해 시각화한 형태로 소설과 애니메이션의 중간단계다.

이 대표는 "일본의 경우 비주얼 노벨 시장 규모가 6000억원 정도 된다. (등장인물의 대화에) '선택지'를 도입하거나 '아이템'을 얻을 수 있게 하는 등 게임같은 요소를 도입해 인기를 얻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국내 시장은 10억원 규모에도 채 못미친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현재 판타지 분야 베스트셀러 '메모라이즈'를 토대로 비주얼 노벨을 제작하고 있는데 국내 시장은 아직 작다"면서도 "제작비가 1-2억원 정도로 수십억원에 가까운 애니메이션 제작비보다 저렴한만큼 (비주얼노벨) 시장도 충분히 형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이 대표의 또다른 꿈은 바로 전세계 이야기 콘텐츠가 한 곳에 모일 수 있는 '이야기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이다.

"'조아라'와 같은 플랫폼을 해외 각 나라로 확대하고 싶어요. 전 세계인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교류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거죠. 각각의 언어를 어떻게 번역하게 할 지는 아직 고민이지만요."

박다해 기자 doal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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