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 손에 넘어간 개성공단 "방사포 부대 배치 가능성"

서재준 입력 2016. 2. 13. 01:57 수정 2016. 2. 13.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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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공 전 2개 사단, 포병연대 주둔지북 군부 "전략 요충지 양보" 큰 불만설비·자재 신의주특구로 옮기거나대외 선전 위해 방치할 가능성도

남북 간 극한 대립으로 개성공단이 폐쇄되면서 향후 공단의 운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북한이 폐쇄조치와 함께 군사통제구역으로 지정해 공단의 앞날은 일단 북측의 손에 넘어갔다.

전문가들은 개성공단에 대해 크게 세 가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군사기지로 회귀 ▶시설 유지하며 방치 ▶신의주로 설비 이전 등이다.

 남북 간의 긴장 상황을 감안할 때 북한이 개성공단을 다시 군사기지로 변신시킬 가능성이 크다. 남측이 접근할 수 없는 곳으로 탈바꿈시킴으로써 이번 사태에 정면으로 맞서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서다.

또 개성과 서울 간 직선거리가 채 60㎞도 되지 않아 전략적으로도 꼭 필요한 곳이기 때문이다. 군사통제구역으로 지정돼 통제권이 군부로 넘어간 것도 공단의 군사기지화 시나리오를 뒷받침한다.

실제 2003년 6월 개성공단 착공 수개월 전까지만 해도 공단 일대는 군사기지였다. 행정구역상으론 개성시 판문군에 속했으며, 북한군 2군단 산하의 6사단과 64사단, 62포병여단이 주둔했었다.

특히 개성공단 이남 쪽은 상대적으로 평평한 지형이어서 서울을 향한 ‘속도전’도 가능해 대규모 병력이 집중됐었다. 62포병여단이 보유한 170㎜ 자주포와 240㎜ 방사포(사거리 54~65㎞)도 서울을 직접 타격권 안에 두고 있었다.

하지만 개성공단 건설로 군 시설과 병력은 15~20㎞가량 후방으로 재배치됐다. 이 때문에 당시 공단 건설에 대한 군부의 반발이 심했다고 한다.

군부에선 “남측과 전면 대결전을 벌이고 있는데 분계선을 통해 남측 기업인들의 차량과 물자가 오가는 게 말이 되느냐”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터뜨렸다고 한다.

 국방부 당국자는 “북한군이 개성공단에 방사포 부대를 재배치하고 후방으로 이동했던 부대들도 원위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럴 경우 15㎞ 이상 물러나 있어 활용도가 떨어졌던 방사포를 전방으로 끌어내고, 북한군 6사단 예하의 4개 대대 병력 모두가 과거 위치로 복귀하게 된다. 현재 개성공단 조성 이후 4개 대대 중 2개 대대는 후방으로 이동한 상태다.

 또 다른 시나리오는 북한이 개성공단의 경제적 효과를 깎아내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공단을 현 상태로 방치한다는 것이다. 개성공단이 북한 정권의 ‘돈줄’이라는 국제사회의 비난을 의식한 조치다.

현재로선 기대하기 어렵지만 일각에선 향후 남북관계 개선을 염두에 두고 공단에 손을 대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어떤 이유에서든 개성공단이 장기간 방치될 경우 남북 모두는 적지 않은 피해를 보게 됐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개성공단이 금강산 관광지구처럼 방치될 수도 있다”며 “남북관계 경색이 장기화할 경우 개성공단이 갖고 있던 정치·경제학적인 역할이 약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으론 북한이 공단 내 설비·원자재·완제품 등 모든 자산의 재활용 계획을 이미 세웠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이 공단 설비와 자재가 노후화돼 완전히 못 쓰게 되기 전에 이를 활용할 것이라는 얘기다.

대북 소식통은 “북한은 개성공단의 폐쇄가 장기화될 경우에 대비해 설비 등을 신의주 국제경제지대(특구)로 옮길 계획을 세웠을 것”이라며 “북한이 2013년 개성공단 잠정 중단 사태 때도 이를 검토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서재준 기자 suh.jaej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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