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금요일' 증시 패닉] 저유가·中쇼크에 마이너스 금리까지.. '칵테일 리스크' 터졌다

파이낸셜뉴스 2016. 2. 12.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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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전조인가.. 곳곳에 도사린 악재유럽·日 마이너스 금리로 불안한 금융시장에 '기름'현상황 '리먼 사태'와 비슷.. 신흥국 디폴트 등 경고등

금융위기 전조인가.. 곳곳에 도사린 악재
유럽·日 마이너스 금리로 불안한 금융시장에 '기름'
현상황 '리먼 사태'와 비슷.. 신흥국 디폴트 등 경고등

자료 : KDB대우증권
'금융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베어마켓.' 조정이라기엔 너무 빠졌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불 마켓(강세장)'에서 나타나는 일시적 조정 현상이라는 견해가 있었지만 이제는 '금융위기의 전조'라는 데 힘이 실린다.

과거 세계 증시가 '베어마켓(약세장)'으로 진입했을 때는 전쟁이나 버블 붕괴 등 대형 악재가 주도했다. 하지만 지난해 5월부터 10개월여 지속되는 지금 상황은 유가 급락과 중국의 금융불안, 일부 시장의 정책실패 등 여러 요인이 섞인 '칵테일 위기'라는 분석이다. 특히 유럽과 일본에서 시행한 마이너스 금리에 대한 부작용이 시장 우려를 더 키우고 있다.

■마이너스 금리가 불러온 '빅쇼트'

지난 2014년 6월 유럽중앙은행(ECB)은 주요 중앙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했다.

중앙은행이 시중은행들에 '보관료'를 받아 시장에 돈이 공급되도록 한다는 취지에서다. 지난달 29일에는 일본중앙은행(BOJ)도 마이너스 금리 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금융시장의 불안은 오히려 증폭됐다. 유럽시장에서 큰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정책이 일본에서 시행된 뒤 그 부작용이 부각되면서 엔고 현상이 나타났다. 극단적인 정책을 시행하고서도 불투명한 경기전망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집중' 현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독일 최대은행인 도이체방크의 '지급 불능' 우려가 시장 불안감을 키웠다. 도이체방크가 2분기 연속 당기순손실을 나타내면서 조건부 후순위 전환사채(코코본드)의 이자를 지급하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다. 과거 발행한 수십억유로의 은행채를 다시 사들이는 '바이백'을 검토하면서 진화에 나섰지만 그 효과는 하루뿐이었다.

안정적이라고 평가받던 독일 외에도 그리스나 이탈리아 등 주변국가의 은행으로 확대될 여지가 있다는 점이 문제다. 이탈리아 대형은행의 부실채권 문제가 불거진다면 유로존의 새로운 '블랙스완'이 될 가능성도 있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투자전략팀장은 "유가하락과 중국불안 등 글로벌 경기 불안요소가 예상보다 커지면서 글로벌 자금이 상대적으로 큰 수익률을 기록한 시장에서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다"면서 "양적완화나 마이너스 금리 등 정책이 기존 부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면서 '정책효과'에 대한 의문도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증시 '칵테일 리스크'

과거 글로벌 증시 약세장의 이면에는 일부 지역에서 촉발된 대형 악재가 자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경기둔화, 유가급락, 정책 부작용 등 다양한 문제가 한꺼번에 밀려들면서 앞길이 더 캄캄해졌다.

지난 1990년 이후 세계 증시가 20% 이상 하락한 '베어마켓'은 총 다섯 차례 발생했다. 그중에서도 지금 상황은 시장이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와 비견된다. 은행의 신용경색 문제가 불거지면서 유럽 은행주 주가가 당시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LIG투자증권 윤영교 연구원은 "유럽 주요은행들의 주가는 지난 6개월간 최대 50%가량 하락했는데 이는 지난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직전 6개월간의 주가 추이와 비슷하다"면서 "유럽은행의 부실이 금융위기 재현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경기 둔화와 이에 따른 위안화 절하 가능성, 유가 급락으로 인한 산유국의 자산매각도 당분간 불안요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일본 마이너스 금리 이후의 엔화 강세는 그동안 시장을 지탱해왔던 '정책'이 이제는 신뢰를 잃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대신증권 박형중 연구원은 "중국 경기 둔화와 위안화 절하 위험은 다시 불거질 수 있고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면서 "전 세계가 당면한 거시적 위험이 단기간 내에 충분히 해소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국제금융센터 안남기 연구원은 "일부 신흥국과 산유국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 대형 에너지기업 등의 도산, 미국 경기 둔화, 중국발 금융불안 재확산 등 다양한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면서 "나라별로 경기침체, 대형악재 등이 발생하면서 본격적인 베어마켓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sane@fnnews.com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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