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3500t 금보유 추정..글로벌 경제 불안 속 금융패권 차지하나

강덕우 2016. 2. 12.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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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이후 금 수입량 700% 증가, 세계 2위 금 보유국…"금을 지배하면 통화를 지배한다"
금 보유량·사용처 감추는 중국 정부…금융시장 영향력 확충 위한 은폐

【서울=뉴시스】강덕우 기자 = 대표 안전자산인 금에 전 세계 시장관심이 쏠리면서 2010년부터 대량의 금을 사들인 중국이 국제금융에 더욱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전망이다.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와 블룸버그 통신, CNN머니 등에 따르면 금 시세는 올해 들어서만 16%나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9% 상승한 투자대상으로서 금 수요는 올해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4월물 금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53.20달러(4.5%) 오른 온스당 1247.8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금으로 투자자금이 몰리고 있는 가운데 중국시장은 오는 14일까지 춘절 연휴로 장이 열리지 않아 조용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에만 1000t에 가까운 금을 수입해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양의 금을 보유한 중국이 이번 금값 폭등으로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CNN머니는 중국에서는 1950년부터 2004년까지 개인 금 소유가 법적으로 금지됐었지만, 금지령이 해제된 뒤로 금 수입량이 급증했다고 11일 보도했다.

중국정부는 정확한 금 보유량이나 수입량을 공개하지 않지만, 대부분의 금 수입분이 홍콩을 거쳐 중국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홍콩 거래소에서 유통되는 금으로 중국 금 보유량을 어느 정도 추산할 수 있다.

최근 홍콩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2010년 119t ▲2011년 428t ▲2012년 832t ▲2013년 1495t ▲2014년 1095t ▲2015년 992t의 금을 수입했다. 지난해 금 수입량은 2013년 정점을 찍었을 때와 비교하면 줄어들지만, 2010년에 비하면 700%에 달하는 수치다.

세계금협회(WGC)가 11일 발표한 보고서에서도 지난해 중국의 개인 부문용 금 소비량은 3% 줄어들었지만, 투자용 금은 안전자산을 추구하는 움직임에 따라 21%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는 각종 금 거래 지표를 분석한 결과 중국의 2015년 금 보유량은 3500t에 달한다고 발표 바 있다. 이는 세계 최대 금 보유국 미국(8000t)에는 못 미치지만, WGC 통계상 세계 2위인 독일(3384t)을 웃도는 수치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지난 1월 기준 금 보유량이 1788t이라고 발표해 금 보유량을 감추려고 한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특히 금 보유량이 세계 최대 규모 외환보유액(1월 기준 3조2300억달러)에 비해 지나치게 적다는 지적도 나왔다.

웰스파고의 존 라포지 원자재부문 대표는 "중국은 당국이 공개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적통화금융기관포럼(OMFF)의 데이비드 마시 대표도 "중국이 얼마나 많은 양의 금을 보유하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 방법이 없지만, 비전통적인 방법으로 대량의 금을 축적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중국의 연간 금 소비는 전 세계 생산량의 40%를 차지하고 있지만, 개인 수요만으로는 중국의 어마어마한 양의 금 수입량을 설명할 수는 없으며, 중국 정부의 대량 매수가 있다는 게 시장전문가들의 의견이다. WGC 역시 중국의 금 수입량은 개인 소비량을 "상당히 초월"한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중국이 대량으로 사들인 금을 어디에 사용하고 있는지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라포지 대표는 "중국 당국은 자신들이 금을 갖고 무엇을 하는지에 대해 시장이 알기를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금 반독점위원회(GATA) 크리스 파웰 위원장은 "금을 가장 많이 가진 자가 금 가치를 지배하며, 금의 가치를 지배하면 화폐의 가치 또한 지배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을 정도로 금과 국제금융은 밀착해 있다.

미국이 기초통화가 된 이유 중 하나도 세계 2차 전쟁 이후 전 세계 금의 70%를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가 금 보유량과 사용처 공개를 꺼리고 있지만, 금 보유량 증가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강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CNN머니는 "중국이 더욱 많은 금을 보유할수록 미국 달러의 그늘에서 벗어나고 외환보유고를 다변화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위안화 안정화에 큰 도움을 준다"고 밝혔다.

또 최근 중국시장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대량의 안전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은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통화전쟁'의 저자 제임스 리카즈는 2013년 중국의 금 수입량이 최대치를 기록했을 당시 경제전문지 포브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중국이 실제 금 보유량을 공개하면 금값이 오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국제금융시장에서 독점적 영향을 행사할 때까지는 이를 감출만 한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8000t의 금을 보유하고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1000t 정도의 금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금 보유량이 5000t을 넘어서면 '통화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탄약을 보유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금 수요가 정체됐음에도 대규모 금 수입을 지속해온 것으로 미뤄 중국이 5000t 이상의 금을 보유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시나리오다.

한편 최근 금값이 폭등하면서 중국이 방대한 양의 금을 시장에 매각해 최근 경제부진을 해소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행 관계자는 12일 뉴시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일반적으로 중앙은행은 금을 최후자산으로 보유하고 있으므로 단기적인 금값 변동으로 매도·매수 포지션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중국정부가 금 매도세에 더욱 힘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루고 있다.

WGC의 PR 소마순다람 대표는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전 세계 증시가 요동치고 있는 상황에서 금은 자산보존 도구로 활용됨에 따라 중국과 인도의 금 수입량이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badcomm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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