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배치 거론 경북 칠곡 왜관읍 가보니.. "안보 위해 필요하지만.. 전자파는 불안"
한국·미국 양국이 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후보지로 경북 칠곡군 왜관읍 미군기지 캠프캐럴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자 주민들 사이에 불안감과 함께 지역 발전 저해를 우려하며 반발하는 기류도 형성되고 있다.
지난 11일 오후 캠프캐럴 인근에서 만난 이모(42) 씨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안보환경 조성은 당연하다”면서도 “이 부대에 사드를 배치할 경우 왜관은 북한의 주요 타격 대상이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그는 또 “지난 2006년 광주공항의 패트리엇 미사일 부대가 이곳으로 전환 배치될 당시에도 주민들은 국가 안보를 위해 손해를 감수했다”며 “사드마저 들어오면 왜관읍 일대 땅값 하락 등 경제 이슈도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김모(50) 씨는 “캠프캐럴 주변에 10여 개의 학교를 비롯해 관공서, 아파트 등이 밀집해 있다”며 “5.5㎞에 걸쳐 강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사드 레이더의 고출력 전자파로 주민 건강도 크게 위협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캠프캐럴은 1960년 주한미군 보급기지로 주둔했으며 4600여 명의 미군과 미군 군무원 등이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부대 주둔 이후 왜관읍은 아무 인센티브도 얻지 못한 채 갈수록 낙후되고 있다는 게 칠곡군의 설명이다. 한 공무원은 “만에 하나 사드를 배치한다 해도 상응하는 교부세를 책정하는 등 정부의 지원방안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칠곡군은 이날 오후 통합방위협의회를 긴급 소집하고 “국방부는 지역 단위 민·관·군 등과 충분한 협의와 주민 여론을 수렴한 뒤 사드 배치지역을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편 전술지대지미사일(ATACMS), 신형미사일발사대(ATM) 등 화력을 보유한 경기 동두천 미 2사단 210포병여단은 지난 10일 전력 강화를 위해 지난해 배치한 다연장로켓포(MRLS) 1개 대대를 미 본토의 대대와 권한 이양식을 하고 앞으로 9개월 동안 대북억지를 위한 훈련을 수행할 예정이다.
칠곡=박천학·동두천=오명근 기자 kobbl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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