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정부 대책 3년 전과 똑같다".."절망감 더 커"

CBS노컷뉴스 김연지 기자 입력 2016. 2. 12.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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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적 책임은 우리 정부".."최소한의 시간적 말미달라 읍소했는데 전혀 이행하지 않아"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지 않습니까? 3년 전에 본 것과 똑같습니다"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이 12일 오전 정부의 입주기업 지원대책을 듣고 난 뒤 힘겹게 운을 뗐다.

개성공단 입주기업 모임인 개성공단기업협회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긴급총회에서, 정부의 개성공단 입주기업 지원대책을 함께 들었다.

대출금 상환 유예, 지방세 납부 유예 등 10여분 간 진행된 정부의 대책을 듣고 난 입주기업 대표들의 표정은 침통했다. 곳곳에서는 낮은 한숨 소리가 들렸다.

정기섭 협회장은 긴급 총회 전 모두 발언에서 "입주기업 지원대책이 3년 전에 본 것과 똑같다"면서 "그나마 3년 전과 다른 것은 그때는 금융지원이라도 얼마를 한다고 했는데 이번에는 그것마저 빠졌다"며 자조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3년 전과 똑같이 중단됐지만 이번 사태가 더 중한 것은, 그때는 막연히 '재가동되겠지'하는 희망과 가능성이 있었지만 지금은 1,2년 내 재개는 불가능하지 않느냐는 판단이 든다는 것"이라며 "절망감이 더 크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 "분명이 짚어야할 것은 이번 개성공단 폐쇄는 우리 정부에서 갑작스레 공단에 전면 중단을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익일인 어제(11일)부터 출입을 통제한 것"이라면서 "1000명이 넘는 인원이 출경신청 다 돼있었는 어제 들어간 인원이 몇 명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할말을 하지 않으면 피해 보상은커녕 묵살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느낀다"며 "우리가 원·부자재를 못 갖고 온 손실이 큰 건 맞지만 1차적 책임은 우리 정부에 있다는 것은 싹 가리고 북한이 자산 동결을 해서 못 갖고 나왔다는 것만 보도되고 있다"며 분통함을 나타내기도 했다.

아울러, "통일부 장관 간담회때 개성공단중단의 전면 재고와, 만약 이것이 불가능하다면 입주기업들이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최소한의 시간적 말미를 주고 매일 최대한의 인원과 차량이 출경할 수 있게 해달라고 읍소했는데 전혀 이행이 되지 않았다"며 안타까워했다.

정 회장은 " 국가의 제 1의무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 있다"면서 "우리는 대한민국 국민 아니냐, 최대한 국민을 보호해줬어야함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태에 대한 보상이 돈 빌려준다, 세금 미뤄준다는 건 답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모두가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피해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받고 나아가 공단이 재가동 가능할 수 있도록 개성공단의 참가치를 알리는 데 힘써야 한다"면서 "개성공단이 지금까지 한반도 평화와 긴장완화, 남북관계 개선에 얼마나 기여했던 것인가를 알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개성공단기업협회가 12일 긴급총회를 열고 124개 입주사 대표들이 참여하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린다.

비대위는 남북경협보험을 비롯한 금융과 세제 혜택 등 개성공단 중단에 따른 후속 대책을 정부에 촉구할 계획이다. 공단 대체부지 확보 등에 대해서도 논의될 예정이다.

앞서 개성공단기업협회는 지난 11일 저녁 긴급 이사회를 열고, 이번 개성공단 폐쇄 사태는 우리 정부의 일방적인 결정에서 비룻됐다며, 정부가 현실적인 피해보상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법적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이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 안철수·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 등 여야 지도부를 만나 입주기업들의 상황을 설명하고 피해 보전 대책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CBS노컷뉴스 김연지 기자] anckyj@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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