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마지막 직원 "추방 순간, 가족들 얼굴이.."

CBS 김현정의 뉴스쇼 2016. 2. 12.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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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 11시 다 돼서야 입경해
- 못 나가고 북에 갇히겠단 생각도
- 시간에 쫓겨 기계 봉인도 못하는 경우도
- 모든 피해 기업과 직원들이 다 떠안아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종호 (신한물산 이사)

북한이 개성공단 폐쇄를 선언한 건 어제 오후 5시경의 일입니다. 5시에 발표를 하면서 5시 30분까지 남측 인력은 모두 나가라. 전원 추방을 명령했습니다. 이 얘기는 아무것도 가지고 갈 생각 말라. 즉 자산동결을 의미하는 거죠. 동시에 개성공단을 군사통제구역으로 선포했고, 남북간의 연락 채널은 단 1개도 남기지 않고 끊었습니다. 하루 전에 우리 정부가 개성공단 중단 조치 내릴 때 북한의 반발 예상은 했었지만, 막상 당하는 입주업체들 입장에서는 참으로 청천벽력 같은 일일 텐데요. 오늘 첫 순서, 어제 북한의 추방 명령이 떨어졌을 때 개성공단 안에 있었던 직원 한 분을 직접 연결해 봅니다. 신한물산의 이종호 이사 연결이 돼 있습니다. 이사님, 나와 계시죠?

◆ 이종호> 네.

◇ 김현정> 지금은 공단에 단 한 명도 남아 있지 않은, 완전히 철수가 끝난 상태죠?

◆ 이종호> 맞습니다.

◇ 김현정> 이사님은 어제 몇 시쯤에 남측에 도착하셨어요?

◆ 이종호> 저희는 맨 마지막에 나왔고요. 거의 10시 반에서 40분 경에 입경을 했습니다.

◇ 김현정> 대기하라고 하고 검사하고 어쩌고 저쩌고 하는 시간이 오래 걸린 거군요.

◆ 이종호> 네.

◇ 김현정> 저는 이것저것 완제품 챙겨오고 이러시느라고 다들 늦게 오셨나 했는데, 그게 아니었습니까?

◆ 이종호> 어제는 마지막 4시 30분차까지는 제품을 갖고 나왔는데, 5시에 나오는 차부터는 자산동결에 걸려서 다 회차를 했습니다, 물건 싣고 나온 차들이. 여기 시간으로는 5시반이었죠.남쪽 시간으로는.

◇ 김현정> 그렇게 된 거군요.

◆ 이종호> 마지막 차부터는 회차가 됐습니다.

◇ 김현정> 5시에 얘기 들으면 5시 30분에 나가라. 그 말 들었을 때 어떠셨어요, 심정이?

◆ 이종호> 못 나가는 구나, 이렇게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시간이 너무 짧아서. 나가서 준비하는 시간이 너무 짧았거든요.

◇ 김현정> 너무 짧아서.

우리 정부의 개성공단 가동 전면중단 조치에 북한이 하루 만에 남측 인원 전원을 추방하고 자산을 전면 동결한 가운데 지난 11일 저녁 개성공단에 남았던 남측 인원들을 태운 차량이 남북출입국사무소를 지나 통일대교를 건너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 이종호> 네.

◇ 김현정> 이거 못 나가고 북한에 갇히는 거 아닌가.

◆ 이종호> 그런 생각을 좀 했었죠.

◇ 김현정> 이게 몸이 나가고 못 나가고 문제도 있지만. 거기에 모든 장비며 중요한 물건들을 다 놓고 나가야 되는 상황인 거잖아요. 그 심정이 우리 기업하시는 분들 입장에서 어땠을까 저는 상상이 잘 안 되네요.

◆ 이종호> 대표님들의 심정이야 이루 말할 수 없겠습니다마는, 거기서 일하고 있는 저희 종업원들도 일터를 잃은 셈이거든요. 거의 10년차 이상 되신 분들이 많으신데, 대체일터를 찾는다는 게 만만치가 않을 겁니다. 2013년도에도 많은 분들이 휴직을 하고 무보수로 일을 하거나 많았었거든요.

◇ 김현정> 잠깐 중단됐을 때 그때도.

◆ 이종호> 네, 이번에는 잠정이 아니고 완전 폐쇄된 거니까 문제가 상당히 클 거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가족들은 어떻게 해야 되나, 일자리는 어떻게 해야 되나. 우리 회사 문 닫는건가 그런 걱정.

◆ 이종호> 네. 그거 걱정 안 할 수는 없죠.

◇ 김현정> 기계 설치해 놓은 거, 다 놓고 가야 되는 거냐 이런 걱정도 돼셨을 거고.

◆ 이종호> 못 가지고 나가니까. 그런 생각을 했죠. 몸만 나간다는 생각. 시금 장치도 못 하고 나온 곳도 있을 거예요.

◇ 김현정> 봉인도 못 하고 나온 분들도 있어요.

◆ 이종호> 네, 시간에 쫓겨서

◇ 김현정> 너무 시간에 쫓겨서. 너무 쫓겨서. 사실은 봉인을 하고 습기 안 차게 장치를 씌워놓고 이렇게 하고 왔다고 하더라도, 이게 금강산처럼 영영 못 들어가는 상황이 돼버리면 참 봉인장치도 소용 없는 거 아닌가요.

◆ 이종호> 그렇게 되죠. 갑자기 나가라고 하니까. 모든 피해는 기업들이 다 떠안고 가는 겁니다.

◇ 김현정> 막막하시겠어요.

◆ 이종호> 거기에 딸려 있는 식구들도 생각하면 엄청난 수가 될 겁니다. 너무 아쉽습니다.

◇ 김현정> 이사님, 어려운 상황에서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이종호>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개성공단 입주업체 신한물산의 이종호 이사를 먼저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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