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마지막 직원 "추방 순간, 가족들 얼굴이.."
- 밤 11시 다 돼서야 입경해
- 못 나가고 북에 갇히겠단 생각도
- 시간에 쫓겨 기계 봉인도 못하는 경우도
- 모든 피해 기업과 직원들이 다 떠안아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종호 (신한물산 이사)
북한이 개성공단 폐쇄를 선언한 건 어제 오후 5시경의 일입니다. 5시에 발표를 하면서 5시 30분까지 남측 인력은 모두 나가라. 전원 추방을 명령했습니다. 이 얘기는 아무것도 가지고 갈 생각 말라. 즉 자산동결을 의미하는 거죠. 동시에 개성공단을 군사통제구역으로 선포했고, 남북간의 연락 채널은 단 1개도 남기지 않고 끊었습니다. 하루 전에 우리 정부가 개성공단 중단 조치 내릴 때 북한의 반발 예상은 했었지만, 막상 당하는 입주업체들 입장에서는 참으로 청천벽력 같은 일일 텐데요. 오늘 첫 순서, 어제 북한의 추방 명령이 떨어졌을 때 개성공단 안에 있었던 직원 한 분을 직접 연결해 봅니다. 신한물산의 이종호 이사 연결이 돼 있습니다. 이사님, 나와 계시죠?
◆ 이종호> 네.
◇ 김현정> 지금은 공단에 단 한 명도 남아 있지 않은, 완전히 철수가 끝난 상태죠?
◆ 이종호> 맞습니다.
◇ 김현정> 이사님은 어제 몇 시쯤에 남측에 도착하셨어요?
◆ 이종호> 저희는 맨 마지막에 나왔고요. 거의 10시 반에서 40분 경에 입경을 했습니다.
◇ 김현정> 대기하라고 하고 검사하고 어쩌고 저쩌고 하는 시간이 오래 걸린 거군요.
◆ 이종호> 네.
◇ 김현정> 저는 이것저것 완제품 챙겨오고 이러시느라고 다들 늦게 오셨나 했는데, 그게 아니었습니까?
◆ 이종호> 어제는 마지막 4시 30분차까지는 제품을 갖고 나왔는데, 5시에 나오는 차부터는 자산동결에 걸려서 다 회차를 했습니다, 물건 싣고 나온 차들이. 여기 시간으로는 5시반이었죠.남쪽 시간으로는.
◇ 김현정> 그렇게 된 거군요.
◆ 이종호> 마지막 차부터는 회차가 됐습니다.
◇ 김현정> 5시에 얘기 들으면 5시 30분에 나가라. 그 말 들었을 때 어떠셨어요, 심정이?
◆ 이종호> 못 나가는 구나, 이렇게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시간이 너무 짧아서. 나가서 준비하는 시간이 너무 짧았거든요.
◇ 김현정> 너무 짧아서.
◇ 김현정> 이거 못 나가고 북한에 갇히는 거 아닌가.
◆ 이종호> 그런 생각을 좀 했었죠.
◇ 김현정> 이게 몸이 나가고 못 나가고 문제도 있지만. 거기에 모든 장비며 중요한 물건들을 다 놓고 나가야 되는 상황인 거잖아요. 그 심정이 우리 기업하시는 분들 입장에서 어땠을까 저는 상상이 잘 안 되네요.
◆ 이종호> 대표님들의 심정이야 이루 말할 수 없겠습니다마는, 거기서 일하고 있는 저희 종업원들도 일터를 잃은 셈이거든요. 거의 10년차 이상 되신 분들이 많으신데, 대체일터를 찾는다는 게 만만치가 않을 겁니다. 2013년도에도 많은 분들이 휴직을 하고 무보수로 일을 하거나 많았었거든요.
◇ 김현정> 잠깐 중단됐을 때 그때도.
◆ 이종호> 네, 이번에는 잠정이 아니고 완전 폐쇄된 거니까 문제가 상당히 클 거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가족들은 어떻게 해야 되나, 일자리는 어떻게 해야 되나. 우리 회사 문 닫는건가 그런 걱정.
◆ 이종호> 네. 그거 걱정 안 할 수는 없죠.
◇ 김현정> 기계 설치해 놓은 거, 다 놓고 가야 되는 거냐 이런 걱정도 돼셨을 거고.
◆ 이종호> 못 가지고 나가니까. 그런 생각을 했죠. 몸만 나간다는 생각. 시금 장치도 못 하고 나온 곳도 있을 거예요.
◇ 김현정> 봉인도 못 하고 나온 분들도 있어요.
◆ 이종호> 네, 시간에 쫓겨서
◇ 김현정> 너무 시간에 쫓겨서. 너무 쫓겨서. 사실은 봉인을 하고 습기 안 차게 장치를 씌워놓고 이렇게 하고 왔다고 하더라도, 이게 금강산처럼 영영 못 들어가는 상황이 돼버리면 참 봉인장치도 소용 없는 거 아닌가요.
◆ 이종호> 그렇게 되죠. 갑자기 나가라고 하니까. 모든 피해는 기업들이 다 떠안고 가는 겁니다.
◇ 김현정> 막막하시겠어요.
◆ 이종호> 거기에 딸려 있는 식구들도 생각하면 엄청난 수가 될 겁니다. 너무 아쉽습니다.
◇ 김현정> 이사님, 어려운 상황에서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이종호>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개성공단 입주업체 신한물산의 이종호 이사를 먼저 만나봤습니다.
[김현정의 뉴스쇼 프로그램 홈 바로가기]
[CBS 김현정의 뉴스쇼]
Copyright ©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벼랑 끝 개성공단..원칙 없는 안보정책이 부른 자충수"
- 정병국 "통일대박, 실패로 끝나"
- 개성공단 무용론 들고나온 與 "밑빠진 독에 물붓기"
- 개성공단 단전조치..개성시 수돗물 공급도 중단
- 北 개성공단 폐쇄..남측 투자 규모와 피해액은?
- [뒤끝작렬] 朴정부 경찰수장 수난시대…자업자득인가
- [뒤끝작렬] 스러진 DJ의 장남과 공허한 '좌파 독재'
- 문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에게 핵포기하고 경제 택해야 얘기했다"
- 가까스로 살아난 '패스트트랙'…향후 정국과 변수는?
- 폼페이오, “이란 밖 나가는 원유 없을 것"...한국 등 수입금지 예외 종료 선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