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을 탔는데도 왜 '100% 주스'라고 할까

2016. 2. 12.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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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궁금증 ‘톡’

원재료 농도 100% 땐 표시 가능
희석량은 업체·과일별로 달라

시중에서 판매되는 과일주스 가운데 ‘오렌지 100%’처럼 ‘과즙 100%’로 표기된 제품이 많다. 그러나 대부분의 ‘과즙 100%’는 실제로 과일을 그대로 짜내 만든 것이 아니라, 과즙에 물을 섞어 만든 것이다. 물을 탔는데도 ‘100% 주스’라고 하는데 과장이 아닐까?

비밀은 주스 제조 방식에 있다. 주스는 제조 방식에 따라 환원주스와 착즙주스로 나뉜다. 소비자들이 보통 쉽게 접하는 주스는 환원주스다. 과즙을 고온에 끓여 졸인 ‘과즙 농축액’을 정제수에 희석한 뒤 식품첨가물을 더해 만든다. ‘식품 세부 표시 기준’을 보면, 100%의 표시는 원재료를 제외하고는 어떠한 물질도 첨가하지 않은 경우에 할 수 있다. 다만, 농축액을 희석한 뒤 원상태로 환원해 사용한 제품은 원재료의 농도가 100% 이상이면 100%를 표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과일을 짜내 만든 과즙 5ℓ를 농축해 1ℓ의 농축액이 됐다면, 여기에 물 4ℓ를 넣어도 ‘100% 주스’라는 것이다.

실제로는 과즙 5ℓ를 농축해 1ℓ의 농축액을 얻었다고 하더라도, 물 4ℓ를 섞지 않는다. 농축 과정에서 달아난 맛과 향을 되살리기 위해 첨가하는 구연산과 액상과당 등의 양을 고려해 4ℓ보다 적게 섞는다. 주스 제조사들의 제조 기법이나 과일에 따라 물의 양은 달라진다.

반면 착즙주스는 과일을 그대로 짜서 만든다. 고열로 끓이는 과정이 없기 때문에, 과일 본연의 향과 맛이 훨씬 더 살아난다. 그런데도 지난해 시장 규모는 환원주스(상온 환원주스 기준)가 6500억원으로 착즙주스의 230억원보다 30배 가까이 크다. 상온 환원주스가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유는, 페트병에 주스를 담기 전에 고온으로 살균작업이 이뤄져 유통기간이 길기 때문이다. 상온 환원주스의 유통기간은 보통 9개월~1년이지만 착즙주스는 2~4주가량이다. 착즙주스는 살균작업을 거치지 않거나 저온에서 살균하기 때문에 냉장 유통을 해야 한다. 때문에 유통 비용이 늘어 상온 환원주스보다 가격이 2배 넘게 비싸다.

최근 주스업체들은 착즙주스의 단점을 보완한 무균(어셉틱) 착즙주스 시장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무균 착즙주스는 과즙 추출부터 제품 주입까지 무균 상태의 공장라인에서 원스톱으로 제조하는 방식이다. 착즙주스의 신선함과 유통기간이 긴 상온 환원주스의 장점을 모두 갖췄다. 주스업계 1위인 롯데칠성은 다음달부터 무균 착즙주스를 생산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안성공장에 500억여원을 투자해 생산설비를 갖췄다. 앞서 웅진식품은 무균 착즙주스 제품인 ‘자연은 지중해 햇살’(사진)을 2014년부터 생산하고 있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아직 착즙주스가 전체 주스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작지만 점차 규모가 커지고 있다. 주스 시장이 전체적으로 침체하고 있는 가운데, 어셉틱 착즙주스가 새로운 가능성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욱 기자 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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