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국 협회장 "협회 살림 늘리고 가수 권리 찾는데 힘쓸 것"

박미애 2016. 2. 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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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국 대한가수협회장(사진=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대한가수협회의 걸림돌이 아닌 디딤돌이 되고 싶다.”

김흥국 대한가수협회 회장의 말이다. 대한가수협회 사무실에 들어서면 시골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지게가 눈에 먼저 들어온다. 지게에는 협회의 살림을 짊어질 일꾼이 되겠다는 김흥국 회장의 의지가 담겨 있다.

김흥국 회장이 취임한지 석 달이 지났다. 협회 살펴보랴, 방송 활동하랴, 하루 24시간도 부족한 그를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에 위치한 대한가수협회 사무실에서 만났다. 김흥국 회장은 “협회 살림을 잘 꾸려서 대한가수협회가 대한민국의 문화융성에 기여하고 국민에게 사랑받는 단체가 될 수 있도록 임기 동안 열심히 일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취임한지 석 달이 됐다. 어떤가.

△(대한)가수협회는 부활한 지 10년이 됐다. 전임 회장들이 열심히 했는데도 여전히 협회 상황이 열악하다. 협회 살림이 좋으면 형편이 좋지 않은 가수들도 도울 수 있을 텐데 현재로선 쉽지 않다. 전에는 여유 있는 분들이 후원을 해서 협회를 운영해왔지만 제 바람은 회원들을 늘리고 회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해서 협회가 잘 굴러갈 수 있도록 하는 거다. 인기 또는 유명 가수뿐 아니라 원로 가수들, 전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무명 가수들까지 그런 분들이 가수가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도록 협회 살림을 잘 꾸려보고 싶다.

-취임 후에 느낀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가수들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 대중은 인기가수 또 한류가수를 먼저 떠올리겠지만 세대별로 장르별로 정말 다양한 가수들이 있다. 저마다 색깔이 다르고 개성도 강하다. 한 작품 안에서 여럿이 일하는 영화배우나 개그맨들과 달리 무대에서 혼자 노래하는 가수들을 하나로 모으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다. 이것이 임기 3년 동안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 대한가수협회가 중점을 두고 있는 계획은 무엇인가.

△가수들의 권리 찾기다. 그 중의 하나는 방송 출연료 현실화다. 일반적으로 방송 무대 출연료가 10만~30만원 선이다. 무대에 한 번 서기 위해 의상이며 헤어며 메이크업 등 코디비에 식대비 교통비 댄서비 등 많은 비용을 들이는데 지금의 출연료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게다가 방송 무대 자체가 적다. K팝이나 한류 가수들을 위한 무대는 많은데 성인가요 가수들은 KBS1 ‘가요무대’ 하나밖에 없다. 다른 지상파나 종합편성채널, 케이블채널에서도 성인가요 가수들을 위한 무대가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른 하나는 저작인접권자로서 가수의 권리를 찾는 일이다. 히트곡이 탄생하는데 가창을 한 가수의 기여나 역할이 적지 않은데 작곡가나 작사가 편곡가들에 비해 가수들은 제대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가령 노래방에서 발생하는 수익도 작곡가나 작사가 편곡가에게는 돌아가는데 가수들에게 돌아가는 몫은 없다. 이런 부분을 협회 고문 변호사들과 얘기해서 개선을 할 계획이다.

또 협회 차원에서 오디션을 열어서 가수가 되고 싶은 이들을 위해 음반을 내거나 홍보를 해주고 싶다. 저 역시 10년간 무명생활을 겪어봐서 그 설움을 잘 안다. 협회에서 그런 기회를 제공하다 보면 저처럼 또 ‘백세인생’의 이애란처럼 어떤 가수가 10년 만에 20년 만에 터질지 모르는 거다.

김흥국 협회장(사진=방인권 기자)
-근래 들어 전보다 더 방송 출연이 잦은 것 같다. 협회장이기 때문에 예능 방송 활동에 제약도 있을 것 같은데.

△음악 무대에 대한 욕심은 버린지 오래다. 저는 ‘호랑나비’ ‘59년 왕십리’로 충분히 활동했으니까 저보다 더 어려운 가수들을 위해 마음을 비웠다. 그러면서 예능 방송을 했는데 이제는 제 일이 됐고 협회 홍보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주변에서는 예능 방송도 줄이고 협회장으로서 무게 있게 행동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하지만 사람들이 저를 좋아해주는 이유가 이웃집 아저씨 같은 편안함, 유쾌함, 친근함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자세로 회원들에게 다가가야지 협회장이 됐다고 무게를 잡거나 행동이 달라지면 안 된다.

-협회장에 출마한다고 했을 때 아내는 뭐라고 하던가.

△하하. 하지 말라고 말렸다. 제가 올해로 기러기 아빠 13년째다. 아내가 ‘교육비, 생활비 보내기 빡빡한 사람이 월급도 없는데 맡아서 어떻게 할 거냐’고 ‘잘해도 욕먹고 잘 못하면 당신이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한다’고 걱정했다. 협회 일이 많고 힘들지만 보람이 있다. 제가 하는 일이 헛되지 않고 제 마음이 잘 전달돼서 도움이 된다면 그걸로 족하다. 아내는 지금도 걱정이 많다.

-기러기 아빠 힘들지 않나.

△왜 안 힘들겠나. 힘들다. 아이들이 적응을 못하면 그냥 돌아오면 되는데 미국에서 적응해서 잘 지내기 때문에 나 힘들다고 돌아오라고 이야기할 수가 없다.

-딸(둘째)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것 같다.

△이렇게 말하면 팔불출 같겠지만 딸이 보통이 아니다. 기가. 지금 하이스쿨에 다니는데 공부도 잘하고 재주가 많다.

-딸이 연예계 데뷔를 한다고 하면 지원해줄 생각인가.

△본인이 원하면 당연히. 집사람은 공부를 하기를 원하지만 저는 생각이 다르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딸이 이 길을 원한다면 누구보다 이 길을 잘 아니까 매니저가 돼 지원해줄 생각이다.

▲김흥국 협회장은...1959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라벌고를 졸업했다. 해병대를 전역하고 록밴드 오대장성을 결성, 드럼 연주를 맡아 밤무대 가수로 활동했다. 밴드 활동 후에는 1985년 ‘창백한 꽃잎’이라는 곡으로 솔로로 데뷔했고, 1989년 ‘호랑나비’라는 곡으로 인기를 얻었다. 1990년대부터는 예능 방송에 진출해 지금까지도 예능인으로 사랑을 받고 있으며 연예계 대표 축구마니아로도 알려져 있다. 1990년 결혼해 슬하에 1남1녀를 뒀다.

박미애 (oriald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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