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엽의 눈] 티켓 가격 인상에 불편해진 클럽과 홈팬들

김진엽 2016. 2. 12.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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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김진엽 기자= 최근 유럽축구계는 티켓 가격으로 인해 구단과 팬들의 마찰 때문에 꽤나 시끄럽다. 신뢰를 바탕이 되어야 할 둘 사이에 어색한 분위기만 풍길 뿐이다.

시발점은 잉글랜드였다.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간) 리버풀 안필드서 열린 2015/2016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5라운드 리버풀과 선덜랜드의 경기에서 리버풀 팬들이 후반 32분 집단 퇴장하며 시작됐다.

그리고 며칠 뒤, 독일에서도 이와 유사한 일이 벌어졌다. 이번에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팬들이 주인공이었다. 도르트문트는 10일 슈트트가르트 메르세데스 벤츠 아레나서 열린 2015/2016 독일 DFB 포칼 8강전에서 슈트트가르트에 3-1 완승을 거뒀다.

하지만 도르트문트 팬들은 기쁜 마음으로 응원가를 부르지 않고, 오히려 응원을 거부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반 24분 경기에는 경기장 안으로 수백 개의 테니스공을 던지며 자신들의 분노를 표출했다.

이에 경기가 잠시 중단됐고, 경기장 안 선수들이 공을 밖으로 던지는 희귀한 장면이 연출됐다.

왜 유럽 곳곳에서 이 같은 일이 벌어질까. 이유는 간단하다. 구단이 일방적으로 홈경기 티켓 가격을 인상했기 때문이다.

리버풀은 새 시즌 한 경기 티켓 최고가를 59파운드(약 10만원)에서 77파운드(약 13만원)로 올리는 등의 가격 인상안을 발표했다. 이 소식을 들은 리버풀 팬들은 경기 시작 77분이 되던 후반 32분 한꺼번에 경기장을 떠나며, 77파운드가 되는 홈구장 티켓 가격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토로했다.

도르트문트 팬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비싼 원정석 티켓 가격 때문에 응원을 거부했고, 테니스공을 던진 것이었다. ‘팬 중심’을 지향하는 분데스리가에서 최근 구단들이 상업화가 진행되는 모습에 도르트문트 팬들이 뿔이 난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리버풀 구단주는 11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팬들에게 공개적인 사과의 메시지를 전했다. 리버풀은 더 상황이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향후 두 시즌동안 홈구장 티켓 가격을 동결하겠다고 밝혔다.

도르트문트는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지 않지만, 그들 역시 성난 팬들을 잠재우기 위해 조만간 공식 성명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는 임시방편이다. 리버풀의 공식 발표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구단과 팬의 휴전은 단 두 시즌뿐이다. 동결을 약속한 두 시즌 뒤에 또다시 이런 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이런 상황은 비단 리버풀과 도르트문트에만 국한되는 상황이 아니다.

9일 영국 ‘텔레그레프’는 프리미어리그 구단들의 홈경기 티켓 가격을 공개했다. 조사 결과 아스널이 경기당 97파운드(약 16만원)로 가장 높은 가격을 책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싼 티켓으로 조사된 본머스도 32파운드(약 5만원)다. 이에 시즌 개막 당시에도 일부 팬들은 현수막을 제작해, 비싼 홈티켓 가격에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프로팀은 수익을 내야 한다. 홈경기 티켓은 최고의 수익처다. 하지만 고객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하지 않는 무리한 가격 인상은 공생해야 할 두 집단의 마찰만 더욱 키울 뿐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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